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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하권 80. 1년 동안 함께 한 스터디, 그리고 변화 본문

연재/한문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하권 80. 1년 동안 함께 한 스터디, 그리고 변화

건방진방랑자 2021. 10. 2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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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함께 한 스터디, 그리고 변화

 

 

소화시평권하 80은 오랜만에 발표하게 된 내용이다. 작년 4월 초에 소화시평 스터디에 합류하게 됐고, 운 좋게도 바로 그 다음 주에 발표를 맡게 되어 권상 39을 발표하게 됐다. 여기서 운 좋게라고 표현한 이유는 반어법이 아니라 사실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그 당시 나는 오랜만에 임용공부를 하는지라 공부의 방향도 잡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고 밀려오던 불안감에 과거 낙방 때의 씁쓸함을 그대로 느끼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발표를 계기로 한문공부의 맛을 오랜만에 맛볼 수 있었고 공부의 방향도 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 권상 39번을 시작으로, 권상 47, 권상 62, 권상 75, 권상 92까지 총 다섯 편을 맡게 됐고 그걸 준비하고 발표하는 과정을 통해 한문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조금씩 알게 됐다.

 

그런데 이쯤 되면 의아해할 것이다. 왜 권상에선 그렇게 맡게 된 부분들이 많았는데 권하에선 왜 권하 80번에 와서야 발표를 하게 됐을까 하는 점이다. 그건 올 1월에 소화시평 스터디가 완전히 달라져 현역 4학년들이 대거 참석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나는 준비 대상자에서 빠지게 되었다. 하긴 교수님 입장에선 그 당시 계획을 짤 때 올해 합격을 해서 나갈 수도 있기 때문에, 그리고 불합격한다 해도 다시 공부할지는 미지수였기 때문에 섣불리 명단에 넣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 연유로 명단에서 빠지게 됐지만, 1월엔 권상 85 글부터 시작하게 됐고 한 달 사이에 스터디는 맹렬히 진행되어 권하 49까지 소화시평 선독 분량 중 1/3 가량을 나갔다는 점이다. 그러다 3월부터 재개되며 그제야 발표자 명단에 포함되었고 나도 가까스로 발표자 명단에 올라가게 되었기에 이번 글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더보기

소화시평 20191월 강독

강독일 강독 자료 발표준비 비고
1.8 권상 85 민예진  
권상 87 김문영
권상 88 서의정
권상 89 김여경
권상 90 김은성
권상 92 윤한림
1.10 권상 94 김태현  
권상 96 강나온
권상 97 이지윤
권상 98 민예진
권상 99 김문영
권상 100 서의정
1.14
()
권상 101 김여경  
권상 102 김은성
권상 106 윤한림
권상 107 김태현
권상 108 강나온
권상 109 이지윤
1.17 권하 3 민예진  
4 김문영
6 서의정
9, 13 김여경
14, 15 김은성
17 윤한림
1.22 18 김태현  
19 강나온
21 이지윤
22, 25 이진명
26, 28 민예진
33 김문영
1.24 36 서의정  
41 김여경
42, 43 김은성
44, 45 윤한림
47, 48 김태현
49 강나온
1.29 50 이지윤  
51 이진명
52 민예진
54 김문영
61 서의정
62 김여경
1.31 63 김은성  
72 윤한림
75 김태현
76 강나온
77 이지윤
79 이진명

 

1월엔 정말 맹렬히 진행됐다. 발표는 없었지만 치열하게 보냈다.

 

 

그런데 이렇게 발표자가 되기까지의 복잡다단한 일 만큼이나 이번에 수업을 하기까지의 우여곡절도 있었다는 사실이 재밌다. 원랜 314일에 전격적으로 스터디가 바로 시작된 만큼 쉬지 않고 4편씩 진행하여 4월 중엔 끝마치실 생각이셨다. 그래서 나도 80번을 시기에 맞춰 준비했고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글쎄 올해부턴 전주대 사범대에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불어 닥친 것이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땐 국립대는 4월에 교생실습을 나가고 사립대는 5월에 교생실습을 나갔다. 그래서 중간고사가 끝나고 한 템포 쉬어가는 5월에 고창 신림중으로 교생실습을 나가서 재밌게 수업도 하고 아이들과 이런 저런 추억을 쌓기도 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 달라졌는지는 몰라도 전주대도 4월에 교생실습을 나가게 된 것이다. 지금 소화시평을 스터디를 하는 멤버 중에 4학년이 절대적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4월 스터디는 진행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재밌는 부분은 바로 80번을 발표해야 하는 시점에 교생실습이 절정에 오르는 시기였고 그에 따라 2주 간을 어쩔 수 없이 휴강해야 했다는 부분이다. 그로 인해 두 번이나 스터디를 하지 못하게 됐고 급기야 415일 저녁에 교수님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스터디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미안하다는 전화를 주시기도 했고 416일엔 공부를 하고 내려올 때 교수님과 로비에서 마주쳐 스터디가 딜레이되는 상황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솔직하게 맘을 전했다. 제때 스터디가 진행되어 진도를 나가고 이런 식으로 정리해나가는 것도 좋지만, 한 번씩 휴지기가 주어져 한 번 쭉 훑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이다. 작년 4월 초에 소화시평 스터디에 합류하며 점차 공부방법이 자리를 잡아갔고 그런 식으로 블로그를 활용한 공부를 한 지 이제 1년이 되어 가고 있다. 공부를 안 하던 사람이 1년을 보낸 것이니 무에 그리 실력이 늘었겠냐만은 그 기간의 좌충우돌로 예전에 임용을 준비할 땐 하지 않던 짓을 하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1년은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안 하던 짓을 하면 죽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에 대해 민들레 모임에 갔을 때 별나들이님은 지금까지의 나였다면 절대 하지 않을 짓을 어느 순간에 하게 됐다는 얘기다.”라는 매우 참신한 해석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니 안 하던 짓을 하면 할수록 살아온 관성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내가 되어갈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한 것이다. 소화시평 스터디를 하며 좌충우돌한 과정들은 모두 안 하던 짓을 하던 순간들이었고, 또 올 한 해의 남겨진 시간들도 충분히 안 하던 짓을 맘껏 할 수 있는 순간들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교수님에겐 이 스터디를 계속 해나가며 변해갈 상황들에 대해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는 맘을 전해줬던 것이다.

 

이제 소화시평 스터디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3번 정도가 진행되면 소화시평 선독은 마무리 짓게 될 것이고, 그 후엔 전혀 다른 자료로 스터디를 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의 공부법에도 어떤 변화가 생길지, 그리고 한문에 대해 어떤 감상들이 어릴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1월의 스터디를 함께 했던 아이들. 방학이고 추운 겨울인데도 열심히 하던 모습이 선하다. 

 

 

인용

목차

상권 목차

하권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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