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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의 문학사적 위상 - 3.4.2 남염부주지란 사상서로 현실을 비판하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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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의 문학사적 위상 - 3.4.2 남염부주지란 사상서로 현실을 비판하다

건방진방랑자 2022. 10. 24.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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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남염부주지란 사상서로 현실을 비판하다

 

 

염라의 자기부정

 

여기서 염라왕(閻羅王)은 세간의 상식이 용인하는 염라왕(閻羅王)이 아니다. 박생(朴生)의 지론에 동조하여 인간을 심판하는 염라국을 오히려 부정하고, 백성을 그릇 인도하는 왕의 횡포를 비판하고 세상과 다른 생각을 가진 박생(朴生)을 옹호하고, 끝내는 그 박생(朴生)이 마음에 들어 염라국왕의 자리까지 물려주는데 이른다.

 

작자의 의도는 박생(朴生)과 염라왕(閻羅王)의 대화를 통하여, 오히려 염라왕(閻羅王)이나 저승의 존재를 부인하고, 거부하는 패러독스를 이용함으로써 현실적 행위와 사상을 더 강하게 부인해 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매월당(梅月堂)은 염라왕(閻羅王)이라는 가상 인물을 통하여 작가가 처한 시대의 이념적 모순과 정치 사회의 모순과 정치 사회의 모순을 극복해 보려는 의도를 이 작품(作品)을 통해 실현하려 하고 있다趙東一, 韓國小說理論, p.236..

 

 

우리 염주땅은 실로 야만의 나라이다. 옛 하우(夏禹)의 발자취 이르지 못하였고 주목왕(周穆王) 발자취도 미친 적이 없다. 붉은 구름 햇빛을 덮고 독한 안개 공중을 막아 목마를 때 녹은 구리 마시며 주리면 뜨거운 쇳조각을 먹고 야차(夜叉)ㆍ나찰(羅刹) 아니면 발붙일 곳 없고 도깨비패 아니면 기운도 펼 수 없다. 화성 천리요 철산 만첩이라 민속이 한악하니 정작 없으면 간사함을 판단할 수 없고 신성한 위엄 없으면 조화를 베풀 수 없다.

이제 동국의 박모는 사람됨이 정직하여 사리사욕에 치우치지 않으며 굳세고 씩씩하여 결단성이 있고 재질이 유달라 모든 백성의 기대에 어김이 없으리니 경은 마땅히 도덕과 예법으로 인민을 지도할 것이며 온 누리를 태평하게 하여 주오.

炎洲之域, 實是瘴厲之鄕, 禹跡之所不至, 穆駿之所未窮. 彤雲蔽日, 毒霧障天, 渴飮赫赫之洋銅, 飢餐烘烘之融鐵, 非夜叉羅刹, 無以措其足, 魑魅魍魎, 莫能肆其氣. 火城千里, 鐵嶽萬重, 民俗强悍, 非正直無以辨其姦, 地勢凹隆, 非神威不可施其化.

! 爾東國某, 正直無私, 剛毅有斷, 著含章之質, 有發蒙之才, 顯榮雖蔑於身前, 綱紀實在於身後, 兆民永賴, 非子而誰? 宜導德齊禮, 冀納民於至善, 躬行心得, 庶躋世於雍熙.

 

 

인용문은 염라왕(閻羅王)이 박생(朴生)에게 내린 선위문(禪位文)이다. 박생(朴生)의 재질이 빼어나며 정직하여 사리사욕에 치우치지 않고 도덕과 예법으로 백성을 다스릴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 말은 역으로 현실에 정직이 통용되지 않으며 도덕과 예법이 통용되지 않는 불의가 지배하는 세상이란 뜻도 된다. 이는 초두의 意氣高邁, 見勢不屈이라 하여 뜻이 매우 고매하고 시세에 아부하지 않았다는 박생(朴生)의 서술과도 일치한다.

 

결말 부분의 旣出門 挽車者 蹉跌覆轍 生伏地驚起而覺 乃一夢也에서 보면 문을 나서 수레 끌던 사람이 헛디뎌 수레바퀴가 넘어지자 그 바람에 박생(朴生)도 엎어졌는데 놀라 깨달으니 한바탕 꿈이었다고 하였다. 입몽(入夢)의 과정은 박생(朴生)이 거실에서 밤에 등불을 돋우고 글을 읽다가 베개에 기대어 옷을 입은 채 잠이 들었는데 문득 한 나라에 이르니 바다 속의 한 섬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입몽(入夢)에서 보면 洋海中一島嶼로 설정된 염부주(閻浮洲)가 각몽(覺夢)에서는 수레를 타고 나오다 깨는 차질복철(蹉跌覆轍)’로 되어 있다. 각몽(覺夢) 후 서책이 책상 위에 흩어져 있고 등잔불이 가물거리는 상황은 몽중세계를 현실과 자연스레 연결하는 기법으로, 박생(朴生)은 장차 죽을 일을 염두에 두고 집안일을 미리 정리한 후 세상을 떠나 이웃집 사람의 꿈을 통해 박생(朴生)이 염라왕(閻羅王)이 되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박생(朴生)과 염왕(閻王)은 매월당(梅月堂)의 분신이라고 볼 수 있다. 박생(朴生)이 현실이라면 염왕(閻王)은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박생(朴生)은 이미 해답을 가지고 현실의 제반문제를 제기하고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염왕(閻王)의 입을 통하여 추구해 나간다. 박생(朴生)이 염라왕(閻羅王)의 후계자가 되었으니 결국 염라왕(閻羅王)의 해답은 박생(朴生) 자신의 해답이다. 매월당(梅月堂)은 귀신관(鬼神觀)ㆍ유불관(儒彿觀)ㆍ이상관(理想觀)ㆍ치국관(治國觀) 등 평소 자신의 생각과 현실의 갈등 관계를 박생(朴生)과 염라왕(閻羅王)의 대화를 통해 문제 삼고 있으며, 저승을 부정하는 염라왕(閻羅王)의 역설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 정당하며 우위에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이 작품(作品)은 결국 김시습(金時習) 당대의 현실 비판을 의도한 작품(作品)으로, 염라왕(閻羅王)은 성리학적 현군(賢君)으로 설정하고 그를 통해 지옥(地獄)ㆍ윤회(輪廻) 등 불설의 타당성을 부정케 함은 시군(時君)에 대한 묵시적 비판이며 이는 불교(佛敎)로써 불교(佛敎)를 비판하는 역설적 수법이기도 하다김명호, 김시습(金時習)文學과 성리학사상, 韓國학보 35, 1984..

 

 

 

 

 

 

인용

목차

한문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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