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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와 21세기, 69장 - 본문

고전/노자

노자와 21세기, 69장 -

건방진방랑자 2021. 5. 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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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유가의 성행을 의식하며 나온 천지불인(天地不仁)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천지불인(天地不仁)’은 노자의 사상을 대변하는, 노자사상의 개념적 구성의 하나의 결정적 모우먼트(moment)를 제공하는 중요한 구문으로 논의되어 왔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불인(不仁)’이라는 표현이다. 다시 말해서 ()’이라는 표현이 어디까지나 유가에서 특히 ()-()계열에서 중심개념으로 썼던 말이고, 불인(不仁)’이라는 말이 그것에 상대적으로, 즉 인()의 사상을 부정하는 대립적 논리의 맥락에서 쓴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한다면, 이 천지불인(天地不仁)의 사상은 유가의 인()의 사상이 세상에서 기세를 떨치고 있던 시절이 아니면 생겨나기 어렵다는 뜻이다. 전국초기만 해도, 아니 중기까지만 해도, 공자(孔子)는 당시에 크게 알려져 있었던 인물이 아니었다. 유가라 하는 것은 나라를 중심으로 한 소수학통의 사람들에게 한정된 사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노자의 초기사상의 형성이 반드시 유가의 성행(盛行)을 의식해서 그 안티테제(Antithese)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천지불인(天地不仁)’의 프래그먼트(fragment)가 유가사상이 천하(天下)에 풍미하게 된 이후에 그를 의식해서 후대에 첨가된 노자텍스트의 부분일 수 있다고 우리는 추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바로 곽점죽간의 출현은 이러한 우리의 추론을 정당케 한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추론과 무관하게, 우리는 현행 왕본(王本)텍스트를 있는 그대로 온전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죽간의 출현이 반드시 왕본(王本)텍스트의 첨가된 부분이 죽간 당대에 부재(不在)했었다는 사실을 확정짓는 것은 아니며(새 자료가 나오면 또 高明를 범할 수도 있다), 이미 백서(帛書)에 천지불인(天地不仁)의 부분이 온전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한다면 이미 그것은 노자사상의 정체적(整體的) 구조 속에서 료해(了解)되지 않으면 아니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천지불인(天地不仁)’이란 무엇인가? 내가 대학교 시절, 이 구절을 처음 읽었을 때 받은 충격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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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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