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위기에서 빛난 리더십과 한계
▲ 10월 6일(화) 상주시 → 문경새재 / 62.04KM
밥을 먹고 나서 못 찾았다고 속였던 캠코더를 갑자기 들이밀며, 한바탕 깜짝쇼를 했다. 자전거도 잘 고쳐졌겠다, 캠코더도 고장 난 데 없겠다 산뜻한 기분이 절로 든다. 이제 겨우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지 이틀이 지나 삼일 째가 되었을 뿐인데, 벌써부터 시즌 2를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 그건 아무래도 어제 저녁을 계기로 맘도 한결 여유로워졌기 때문이리라.
▲ 둘째날 리더로 우리팀을 이끈 민석이
리더 김민석이의 리더십, 긍정론
어제의 리더는 김민석이었다. 영화팀 막내로 시작하여 조금씩 리더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자전거 여행 중엔 처음으로 리더 역할을 하는 것이기에, 어떻게 하는지 유심히 지켜봤다. 더욱이 어제 같은 경우는 준영이와 다투기도 했고, 저녁엔 온갖 어려운 일들이 몰려들기도 했으니 리더의 역량을 판단하기에 최적의 날이었다.
어제 하루 동안 리더를 하며 도드라진 민석이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긍정적인 마인드’였다. 연속해서 펑크가 터지고 심지어는 캠코더도 잃어버렸으며, 추위에 온갖 비극이 몰려오는 그 순간에도 “쌤요, 완전 재밌다요”라는 말을 하며 활기를 북돋워졌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그 위기의 상황에서도 먼저 나서서 고치는 것을 도와주고 캠코더로 그 장면을 촬영하며 “이런 건 남겨야 해!”라는 투철한 리더 의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어제는 남한강 도보여행 때나, 지리산 여행에 비하면 달라진 민석이의 모습을 충분히 볼 수 있던 하루였다.
▲ 긍정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도 함께 평가한다. 힘든 순간이었지만, 함께 해준 민석이에 대해.
리더 김민석의 리더십, 각자의 갈등은 각자가
하지만 어제 준영이와 다투고 보인 반응은 함께 여행을 하는 우리들에게 악영향을 끼쳤다. 다툰 후에 서로 한 마디 말조차 섞지 않았으며, 그 후 준영이가 먼저 달려 대열이 흐트러졌음에도 더 이상의 분란을 만들긴 싫었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민석이의 리더십에 대해 평가를 할 때 가장 박하게 점수를 주게 된 이유도 바로 이것이었다. 거기엔 아마 ‘리더란 모든 팀원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이 기본에 깔려 있기 때문이리라.
다투게 되는 일은 여행 중엔 당연히 발생하는 일이기에, 그걸 어떻게 해결하려 하는 가가 가장 중요하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시간이 약인 경우도 있어, 개인의 판단에 따라 방법을 마련하면 된다. 하지만 민석이는 어떤 방법도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그래서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될지 모른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라고 할까. 그렇다고 개입하여 상황을 바꿔놓을 순 없기에, 그저 민석이에게 맡기고 기다리며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 그런데 다투고 난 후에 미처 신경 써주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한결 같이 비판을 가했다.
인용
'연재 > 여행 속에 답이 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평 도마천 여행 - 1. 갑작스럽게 떠난 가평여행, 그리고 우리네 사는 이야기(15.07.20.월) (0) | 2019.10.06 |
---|---|
‘위안부’ 문제와 수요집회 - 목차 (0) | 2019.08.22 |
‘위안부’ 문제와 수요집회 - 3. 우리 모두의 문제인, ‘위안부’ 문제 (0) | 2019.08.22 |
‘위안부’ 문제와 수요집회 - 2. 1038회 수요집회에 참가하다 (0) | 2019.08.22 |
‘위안부’ 문제와 수요집회 - 1. 애써 기억해야만 하는 것들 (0) | 2019.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