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도올선생 중용강의, 16장 - 6. 신유학의 틀로 본 귀신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16장 - 6. 신유학의 틀로 본 귀신

건방진방랑자 2021. 9. 18. 15:08
728x90
반응형

166. 신유학의 틀로 본 귀신

 

 

子曰: “鬼神之爲德, 其盛矣乎!”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귀신의 덕 됨이 성대하구나!”
 
程子: “鬼神, 天地之功用, 而造化之迹也.”
정자가 귀신은 천지의 공용(功用)이고 조화의 자취다.”라고 말했다.
 
張子: “鬼神者, 二氣之良能也.”
장자가 귀신은 음양 두 기운의 훌륭한 기능이다.”라고 말했다.
 
愚謂以二氣言, 則鬼者陰之靈也, 神者陽之靈也.
내가 생각하기로 두 기운으로 말한다면 귀()라는 것은 음()의 신령함이고 신()이라는 것은 양()의 신령함이다.
 
以一氣言, 則至而伸者爲神, 反而歸者爲鬼, 其實一物而已. 爲德, 猶言性情功效.
하나의 기운으로 말하면 지극하며 펴진 것을 신()이라 하고 거두어 되돌아가는 것을 귀()라 하니, 실제론 하나의 사물일 뿐이다. 위덕(爲德)이란 성정(性情)이나 공효(功效)라는 말과 같다.

 

귀신이라는 것은 분명한 존재입니다. 여기서 귀신이라는 것은 주자가 말하는 단순한 리법(理法)적인 존재는 아닙니다.

 

 

 

視之而弗見, 聽之而弗聞, 體物而不可遺.
보려 해도 보이지 않고,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지만, 모든 사물에 깃들어 있어 빠뜨리지 않는다.
 
鬼神, 無形與聲. 然物之終始, 莫非陰陽合散之所爲, 是其爲物之體, 而物之所不能遺也.
귀신은 형태와 소리가 없다. 그러나 물건의 처음과 끝에 음양과 모이고 흩어짐에 행하게 하는 힘이 아님이 없으니, 물건의 본체가 된다는 것으로 물건에 빠뜨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其言體物, 所謂幹事.’
물건에 깃들어 있다는 말은 주역에서 말한 사물의 근간이 된다라는 말과 같다.

 

귀신은 하나도 빠뜨림이 없습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부뚜막에도 있고 여러분들 머리카락 하나에도 있고 다 있습니다. 삶의 모든 것, 만물에 어디든지 빠뜨리지 않고 있다는 거예요.

 

체물이불가유(體物而不可遺)’ 임바디드(embodied, 육체화되어) 되어서 빠짐이 없이 모든 것에 있다. 어디에든지 귀신은 구현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 내가 매사에, 걸음걸이 하나 청소하는 것 하나부터 제대로 하라고 하는 것은 사물에 구현되어 있는 귀신에 대한 대접입니다.

 

 

 

使天下之人齊明盛服, 以承祭祀. 洋洋乎! 如在其上, 如在其左右.
천하의 사람으로 하여금 재계하여 깨끗이 하고 제사의 복장을 성대히 한다. 귀신은 넘실넘실하도다! 위에 있는 듯하고 좌우에 있는 듯하다.
 
齊之爲言齊也, 所以齊不齊而致其齋也. , 猶潔也. 洋洋, 流動充滿之意. 能使人畏敬奉承, 而發見昭著如此, 乃其體物而不可遺之驗也.
()라는 말은 가지런히 한다는 것으로, 가지런하지 않는 것을 가지런히 하여 재계를 극진히 한다는 것이다. ()은 깨끗하다와 같다. 양양(洋洋)은 흘러 이동하여 충만하단 뜻이다.
 
孔子: “其氣發揚于上爲昭明, 焄蒿悽愴. 此百物之精也, 神之著也.” 正謂此爾.
공자가 기가 위로 발양되어 밝게 빛남이 이와 같으니 향풀을 태워 귀신이 이르면 서글퍼지는 것은 온갖 물건의 정기 때문이고 신이 드러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것이 바로 이것을 말한 것이다.

 

제명성복(齊明盛服)’이란 목욕재계를 해서 깨끗이 하란 것입니다. 여러분 이런 목욕재계란 말도 잘 모르지요? 옛날에는 오늘날 같이 뜨거운 물에 나체로 들어가서 목욕하는 그런 목욕탕 같은 것이 없었어요. 한사(寒邪)를 뺀다고 풍덩들어가서 다리 쭉 뻗고 늘어져 있을 수 있는 그런 목욕탕 같은 것이 없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목욕이라고 하는 것을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하고 살았거든요. 그러니 옛날 여자들이 오죽 더러웠겠어요? 그래서 맨날 뒷물 따로 하고 그랬던 겁니다. 머리와 몸을 같이 씻는 것은 있을 수가 없어요. 단오절에는 머리만 씻는 겁니다. 몸은 안 씻고, 아니 못 씻는 거지요. 머리만 씻는 것을 뭐라고 하지요? 그것을 수()에 목(), 즉 목()이라고 하고, 몸을 씻는 것을 욕()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옛날에 목()과 욕()은 전혀 다른 것이예요.

 

옛날에는 목욕을 한다는 건(머리와 사지·몸통을 모두 함께 씻는 것) 특별한 경우에만 가능했던 일입니다. 아주 특별한 것이예요. 그렇기 때문에 일 년에 한 두 번씩 목욕하는데, 특히 제사지낼 때는 제사지내는 제주(祭主)들이 목욕을 다 함으로써 자기 몸을 깨끗이 하고 성화(聖化)해서 제사에 임한다, 이것이죠. 옛날 영화 같은 것을 보면, 옛날 여자들 아름답게 보이지만, 사실은 때가 덕지덕지 끼었을 겁니다.

 

반면에 요새 여자들은 너무 몸을 씻어서 몸을 버려요. 여러분들, 자꾸 비누 같은 것을 마구 쓰지 말고, 특히 샴푸 같은 것을 가지고 머리감지 마세요! 나는 우리 아이들한테 절대 샴푸 못쓰게 해요. 우리 마누라도 평생 샴푸 안 써봤어요. 그냥 비누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더 이상 불필요한 짓 하지 마세요. 특히, 여자 분들은 자꾸만 밑구멍을 씻으면 안 됩니다. 그건 좋지 않아요. 거기 균들이 있어야 사천왕들이 사는데! 그걸 자꾸만 씻어내 버리면 사천왕들이 없어져서 외사(外邪)를 막을 기능이 없어진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뒷물 같은 것을 과도하게 하지 말고 어쩌다 불편하면 몇 달에 한 번씩 씻되 꼬리꼬리한 냄새나는 그대로 두어라 이거예요. 그래야만 건강하다는 겁니다. 아시겠죠?

 

제명(齊明)’은 목욕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고, 그 다음 성복(盛服)’이라고 하는 것은 복장을 아주 성대하게 입고, ‘이승제사(以承祭祀)’제사를 받든다는 거지요. 뒤에도 또 나오지만 제사라고 하는 것은 상례(喪禮)와는 다른 겁니다. (상례(喪禮)는 사람이 바로 죽었을 때 하는 것이고, 제사라고 하는 것은 이것과 달라요. ‘관혼상제라고 할 때, ()20세에 성인식하는 것인데 지금은 없어졌지요, ()은 혼례, ()은 죽었을 때 하는 것이고, ()라고 하는 것은 완전히 죽은 조상에 대한 제사입니다. ()는 상()보다 훨씬 후의 사건이예요. 제사라고 하는 것은 오래된 조상숭배 의식(儀式)이죠.

 

동양인이고 서양인이고 마찬가지로 이런 종교형태는 전부 제사입니다. 마태복음1장을 보면, 아브라함은 누구를 낳고 누구를 낳고 누구를 낳고 낳고 해서 예수까지 왔다는 이런 것들이 다 전부 조상숭배의식, 즉 제사를 반영하는 글입니다. 유대인들의 제사에서 다 나온 거예요. 그러니 이건 동서고금이 다 똑같습니다.

 

양양호(洋洋乎)” 의기양양이란 말 알지요? 동해바다에 가보면 바다가 넘실넘실 하듯이 여러분들 의기가 양양하다 이거지요. 그런 것과 같이 귀신은 어디든지 양양하게 있습니다. 야마(野馬, 아지랑이)처럼 사방에 촥 깔려있는 것이 귀신입니다. ‘양양하다그것은 저 위에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좌우의 어디에나 다 있습니다. 미생물처럼 바이러스처럼 귀신은 어디에나 있어요.

 

 

 

詩曰: “神之格思, 不可度思, 矧可射思!”
시경(詩經)귀신의 오는 것을 헤아릴 수 없는데, 하물며 싫어할 수 있으랴.’라고 말했다.
 
, 大雅抑之篇. , 來也. , 況也. , 厭也, 言厭怠而不敬也. , 語辭.
시는 대아억의 편이다. ()은 이른다는 뜻이다. ()은 하물며란 뜻이다. ()는 싫어한다는 뜻이니 싫어하고 업신여겨 공경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는 어조사다.

 

시경(詩經)에 말하기를 신의 이르심이여!” 여기서 사()는 무의미한 조사입니다. ()는 해석하지 마세요.

 

시경(詩經)은 특이하므로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한문 실력을 가지고 시경(詩經)을 해석하면 안 됩니다. 그것은 전혀 다른 약속체계에 의해서 다시 봐야 합니다. ()온다라는 것이죠? ()헤아릴 탁자입니다. “신의 이르심이여, ! 헤아릴 수가 없도다!” 이것은 기독교에서 이야기하는 여호와 하느님에 대한 이야기와 똑같지 않습니까? 다 비슷한 것이예요.

()하물며란 뜻입니다.

 

여기의 사()싫어할 역으로 읽습니다. 염세(厭世)한다고 할 때의 염()자와 의미가 같지요. “신의 이르심이여! 헤아릴 수가 없네, 어찌 우리 인간으로서 신을 싫어할 수가 있으랴!” 하는 이야기입니다. 황가염호(況可厭乎)! 이런 식이죠. “어찌 우리가 이것을 싫어할 수가 있으랴!”

 

 

 

夫微之顯, 誠之不可揜如此夫!”
은미하지만 명확히 드러나니, ()이란 가릴 수 없음이 이와 같다.”
 
誠者, 眞實無妄之謂. 陰陽合散, 無非實者. 故其發見之不可揜如此.
()이란 진실하여 망령됨이 없음을 말한다. 음과 양, 그리고 모여듦과 흩어짐이 실제가 아님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발현되어 가릴 수 없음이 이와 같다.
 
右第十六章. 不見不聞, 隱也. 體物如在, 則亦費矣.
여기까지 16장이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은()이다. 물건에 깃들어 여기에 있는 듯하다는 것은 또한 비().

 

미지현(微之顯)’ 이거 또 나왔지요? 1에 있던 주제죠? “미세한 것의 드러남, 미세한 것일수록 더욱더 드러나고란 뜻입니다. 신의 세계는 아까 시지이불견 청지이불문(視之而不見 聽之而不聞)’이라고 했는데, 이건 보이지 않는 세계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미세할수록 더욱더 명백하게 드러나는 세계이죠. “아아, 그것의 진실함!”

 

()이라고 하는 것은 원래 천지의 성실함이예요. 이 천지의 운행이라든가 모든 만물의 운행이란 것이 아주 성실하다는 것, 천지의 성실함이란 신의 세계, 신의 기능이지요. ‘성지불가엄 여차부(誠之不可揜 如此夫)’. 여기 엄()가리다라는 말인데, “신의 공능인 성실함을 가릴 수 없음이 이와 같도다!”는 말입니다. 양양하니까 가릴 수가 있습니까? 체물(體物)불가유(不可遺)’하니 그것은 어디든지 있어요. ‘여재기상(如在其上)’하고 여재기좌우(如在其左右)’거든요. “신의 옴이여 그것을 헤아릴 수가 없도다, 어찌 우리가 그 신을 싫어할 수 있으랴! 아아, 신의 세계는 미세할수록 더욱 드러나는 것, 그 성실함이야말로 인간이 그것을 가릴 수가 없도다. 거역할 수 없는 엄연한 세계이니, 그 가릴 수 없음이 이와 같도다!”

 

중용(中庸)16, 이 귀신장은 유명한 장입니다. 계속 문제가 되어 왔지만, 아직 귀신장에 대한 명료한 해석이 없었습니다. 내가 오늘 해석한 것은 신유학의 틀을 상당히 포용하면서도 내가 말하는 한의학적 세계관과 관련지어서 포괄적 해석을 시도한 겁니다. 여러분들이 앞으로 어떤 해석을 만나더라도, 아마 이 중용(中庸) 귀신장은 내가 해석한 이것의 스케일을 더 벗어나진 않을 거예요. 그러나 이 귀신장을 놓고 유교의 합리주의자들과 초월주의자들의 논쟁이 분분한 장이라는 것을 기억을 해 두시도록. 이것으로 오늘 강의는 마치겠습니다. 그리고 목요일날은 황병기 선생님이 오셔서 국악에 대한 포괄적인 소개를 해주실 것입니다.

 

 

 

 

 

 

 

인용

목차

전문

본문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