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타기 노래
추천곡(鞦韆曲)
임제(林悌)
白苧衣裳茜裙帶 相携女伴競鞦韆
堤邊白馬誰家子 橫駐金鞭故不前
粉汗微生雙臉紅 數聲嬌笑落煙空
指柔易著䲶鴦索 腰細不堪楊柳風
誤落雲鬟金鳳釵 游郞拾取笑相誇
含羞暗問郞居住 綠柳珠簾第幾家 『林白湖集』卷之二
해석
白苧衣裳茜裙帶 백저의상천군대 | 흰 모시 적삼에 진홍띠 두른 아가씨가 |
相携女伴競鞦韆 상휴녀반경추천 | 동무 서로 이끌고 그네타기 시합하네. |
堤邊白馬誰家子 제변백마수가자 | 둑 근처 백마 탄 이는 누구 집 아들인고, |
橫駐金鞭故不前 횡주금편고불전 | 황금채찍 들고 선 채 일부러 나아가지 않네. |
粉汗微生雙臉紅 분한미생쌍검홍 | 송골송골 땀【분한(粉汗): 여자들 얼굴에 분이 많아서 여인의 땀을 의미함】 조금 나니 처녀 두 뺨이 붉어져 |
數聲嬌笑落煙空 수성교소낙연공 | 여러 번 예쁜 웃음소리 공중【연공(煙空): 높은 하늘】에서 떨어진다네. |
指柔易著䲶鴦索 지유이저원앙삭 | 부드러운 손가락은 고운 그넷줄 쉽게 붙잡지만 |
腰細不堪楊柳風 요세불감양류풍 | 가는 허리는 버들 바람 견디질 못하는 듯. |
誤落雲鬟金鳳釵 오락운환금봉채 | 구름 쪽진 머리에서 금 봉황 비녀가 실수로 떨어져 |
游郞拾取笑相誇 유낭습취소상과 | 나들이 하던 낭군이 주워 들고 웃으며 서로 자랑하네. |
含羞暗問郞居住 함수암문낭거주 | 부끄러움 머금고 조용히 낭군의 거처를 물으니, |
綠柳珠簾第幾家 록류주렴제기가 | “푸른 버들 구슬발 쳐진 집, 거기가 내 집이오.”라고 대답하네.『林白湖集』卷之二 |
해설
이 시는 그네를 타는 곳에서 일어나는 남녀의 상봉 장면을 재기발랄하게 형상화하고 있다.
첫 번째 수에서는 곱게 차려입고 그네를 타는 여인을 보고 발길을 채근(採根)하지 못하는 남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고,
두 번째 수에서는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여인의 뺨, 웃음소리, 손가락, 허리에 대해 세밀히 묘사하고 있다.
마지막 수에서는 그네를 타다가 떨어진 비녀를 매개로 하여 남녀 간의 상봉 장면을 대화체를 사용하여 발랄하게 형상화하고 있다.
이 외에도 허균(許筠)의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는 임제의 시에 대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자순(子順) 임제(林悌)는 시명이 있었는데, 우리 두 형은 늘 그를 추켜 받들고 인정해 주면서, ‘그의 삭설은 변방 길에 휘몰아치네.’라는 시 한 편은 성당(盛唐)의 시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하다고 했다. 일찍이 그의 말을 들으면 어느 절에 가니 승축(僧軸)에, ‘동화에서 밥을 빌던 옛날의 학관이라, 분산이 좋아 노닐 만하다지만, 십 년이나 그리던 꿈 비로봉을 감도니, 베갯머리 솔바람 밤마다 서늘하네.’라 했는데, 어사(語詞)가 심히 탐쇄(脫洒)하나 그 이름이 빠져서 누가 지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고 했다. 세상에 참으로 버려진 인재가 있어도 사람들은 그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林子順有詩名 吾二兄嘗推許之 其朔雪龍荒道一章 可肩盛唐云 嘗言往一寺有僧軸 題詩曰 竊食東華舊學官 盆山雖好可盤桓 十年夢繞毗盧頂 一枕松風夜夜寒 詞甚脫洒 沒其名號 不知爲何人作也 固有遺才 而人未識者].”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하, 이담, 2010년, 80~81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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