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안학교란 무엇인가?
대안학교에 대한 막연한 생각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 해도 진정 학생 개개인을 위한 교육을 하는 곳이라 생각한다던지, 일반학교의 문제아들만 모아놓은 곳이라 생각한다던지, 공부가 하기 싫은 학생들만 모인 곳이라 생각한다던지, 강압적으로 국가‧사회 이념에 의해 짜인 촘촘하지만 삶과 괴리된 죽은 앎뿐인 커리큘럼을 넘어서 진정 한 개인의 성장에 맞추어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는 곳이라 생각한다던지 하는 것들 말이다.
그건 대안교육이 제도교육의 한계에서 탄생한 것이기에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할 만하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얘기하고 싶은 것은, 그런 선입견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선입견은 있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런 선입견이 문제는 없는지, 사실과 다른 점은 무언지 면밀히 살펴보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 깊은 산골에 있는 정겨운 학교, 어서 오세요~
‘대안학교’라는 큰 틀에 묶기엔 수많은 스펙트럼을 지닌 대안학교
다름이 축복이다. 다양한 색채가 수많은 가치를 만들어 내고 색다름을 창조해 낼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르면서 같음을 강요하거나, 어느 한 위상에 권력이 집중될 때 문제가 생긴다. 맹목적으로 한 가치만을 추구하며 닮아가려 하기 때문이다.
대안학교 중에서도 그러한 곳이 꽤 많다. 극단적인 엘리트 교육, 영어 중심 교육을 하며 제도교육보다 더 극악한 형태의 교육을 하는 곳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교육의 형태도 워낙 다양하며 교육철학도 그만큼 다채로우니, ‘대안학교’라는 명칭만 보고선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여러 대안학교를 탐방하며 자신의 철학이 어떤지 생각해보려 할 게 아니라, 자신의 교육철학을 세운 상태에서 자신의 철학과 비슷한 대안학교를 둘러보며 마름질하는 게 좋을 듯하다. 바로 이러한 컨셉으로 찾아간 곳이 ‘슈타이너 학교’다.
어떤 의문
준규쌤은 루돌프 슈타이너에 대해 이야기 해줬다. 발도르프라는 담배공장 사장이 슈타이너에게 직원들의 교육을 맡겼다고 한다. 슈타이너가 교사양성을 하며 교육의 기초를 세웠기 때문에 ‘슈타이너학교’ 또는 ‘발도르프학교’라고 한다는 것이다.
준규쌤은 슈타이너 학교가 지닌 ‘장애인도 이 학교에 다니면 정상인처럼 될 수 있다’는 말에 의문을 갖고 찾아가는 것이라고 하셨다. 그건 구렁이가 사람으로 ‘뿅!’하고 변하길 기대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의문을 던지셨다. “오이리트미나 수공예, 예술활동을 하건 선생님이 꼭 전문가여야만 하는가?” 그런 질문은 ‘어떤 완벽한 해답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이끄는 것’이란 기존의 교육관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는 차원에서 던진 질문이리라. 하지만 그런 교육관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어떤 결과점(어른이 정해놓은)에 빨리 이르게 하기 위한 것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개인의 목표점과 길은 다를 진데, 그런 것들은 무시되는 것이다. 이런 의문들이 샘솟는 가운데 슈타이너 학교를 찾아갔다.
▲ 슈타이너 학교로 들어가는 단재학교 선생님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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