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속언을 변증 재료로 활용하다
이규경(李圭景)은 조부인 이덕무에서부터 부친 이광규로 이어져 온 박학과 실용의 학문 성향을 계승하여 명물도수(名物度數)와 박물학(博物學)을 중시하였다. 그의 학술의 집대성으로 평가되는 『오주연문장전산고』의 완성에는 사물의 시말을 밝히려는 벽(癖)이라고 부를 정도의 열정적인 학문 자세와 박학다식을 열망하며 사소한 기록조차 소중히 간직하는 기록정신, 차기(箚記)와 변증(辨證)의 서술방식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 한 예가 충주 지역의 형세를 변증하기 위한 재료로 속언을 활용한 것이다.
속언에 전하기를, “충주에는 삼다(三多)가 있으니 석다(石多)ㆍ인다(人多)ㆍ언다(言多)이다.”라고 하였다. 대개 충주는 고을에 돌무더기가 많고, 고을이 많아서 사람들이 모여들어 다른 고을에 비해 대단히 번성하다. 사람들이 많은 까닭에 허무맹랑한 말들이 만들어져 구설의 고장이 되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니 속언이 근거 없이 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俗諺相傳曰, 忠邑有三多, 石多人多言多. 蓋邑中多磊磧, 村多人聚, 比他邑殷盛, 人多, 故作謊誕之說, 爲口舌場. 至今尙然, 則俗諺非誣傳矣. -李圭景, 『五洲衍文長箋散稿』, 天地篇, 地理類, 州郡 忠州形勝辨證說.
이규경은 ‘충주에는 삼다(三多)가 있다’는 속언을 이용하여 충주의 지리적 특성과 행정규모에 따른 인구의 다소를 차례로 짚어 가며 지세를 변증하였다. 이와 같은 속언 이용 방식은 다른 문인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운, 박물고증을 추구하는 이규경의 학문 특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이해된다.
인용
1. 문제의 제기
3. 속언 활용의 제양상
2. 문학 창작의 재료로 활용
2) 한시의 소재로 활용
3) 해학과 조롱의 수단
4) 변증 재료에의 활용
4.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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