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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조선시기 여성이 감내해야 했던 비운을 담아내다
이 시는 자결한 젊은 여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중세기 여성의 비극적 운명을 보여준 것이다.
주인공 여자는 지체 높은 가문에서 태어나 역시 양반집으로 출가하였다. 그런데 그의 남편이 멀리 벼슬을 살러 간 부친을 뵈러 갔다가 중도에서 객사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꽃다운 나이의 여자가 죽어야 하는가? 거기에 당시 여성 일반이 벗어날 수 없는 엄중한 질곡이 있었던 것이다.
여성에게는 자주적 삶이 주어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불경이부(不更二夫, 두 명의 남편을 바꾸지 않는다)’라는 윤리 규정 때문에 한번 배우자를 정했으면 어쨌거나 개가를 용인하지 않았다. 오히려 양반 가정일수록 여성에게 가해진 윤리적 굴레는 더욱 완고했다.
작품은 주제 사상을 낭만적ㆍ정감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먼길 떠나는 서방님과의 작별을 아쉬워하는 대목에서 뒷날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게 되며, 기다려도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서방님을 그리워하는 사연이 곡진하고도 처연하게 엮인다. 그래서 여자의 한스러운 최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마지막에서 “만고 천추에 언제나 끝남이 있을런가[千秋萬古何終極].”라고 하여 여성의 비극적 상황은 항구적ㆍ보편적임을 깨닫게 한다.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 2권, 창비, 2020년, 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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