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용강의 노래
용강사(龍江詞)
백광훈(白光勳)
妾家住在龍江頭 | 첩의 집은 용강 1 어귀에 있어 |
日日門前江水流 | 날마다 문 앞에 강물이 흐르죠. |
江水東流不曾歇 | 강물이 동쪽으로 흘러 일찍이 쉬질 않으니, |
妾心憶君何日休 | 첩은 내심 그대 생각을 어느 때나 그칠까요? |
江邊九月霜露寒 | 강가 9월이라 서리와 이슬은 차가워 |
岸葦花白楓葉丹 | 강의 갈대꽃 희고 단풍잎은 붉어졌어요. |
行行新雁自北來 | 줄지어 새로운 기러기 북쪽에서 오지만 |
君在京河書未廻 | 그대 한양에 있음에도 편지 보내오질 않네요. |
秦樓望月幾苦顔 | 그대는 한양 누각 2에서 달 바라보며 얼마나 얼굴 찡그리셨을까요? |
使妾長登江上山 | 첩은 늘 강가 산에 오른답니다 3. |
去時在腹兒未生 | 떠난 때 배에 있던 아이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었는데 |
卽今解語騎竹行 | 지금은 말을 하고 대나무 말 타고 다녀요. |
便從人兒學呼爺 | 문득 다른 아이 따르더니 아빠라는 말 배워왔지만 |
汝爺萬里那聞聲 | “너의 아빠 만 리 떨어져 있으니 어찌 이 소릴 듣겠니?”라고 했죠 |
人生窮達各在天 | 사람의 궁달은 각각 하늘에 달려 있어서 |
可惜辛勤虛度年 | 슬프게도 괴롭게 헛되이 세월 보내지만 |
機中織帛寒可衣 | 베틀 속 짠 비단으론 겨울옷 지을 만하고 |
江上仍收數頃田 | 강가 몇 이랑의 밭에선 수확하죠. |
在家相對貧亦喜 | 집에서 서로 마주할 땐 가난해도 기뻤으니 |
銀黃繞身不足貴 | 은인(銀印)과 금인(金印) 4 몸에 두른 데도 귀할 게 없죠. |
朝來鵲噪庭前樹 | 아침 까마귀 5가 뜰 앞 나무에서 까악까악 울기에 |
出門頻望江西路 | 문을 나가 자주 강 저편 길 바라보았답니다. |
不向傍人道心事 | 곁에 있는 사람에게 속내 말하지 못하다가 |
腸斷煙波日又暮 | 안개 낀 물결에 애끓다가 날이 또 저무네요. |
紅羈金絡何處郞 | 붉은 굴레 금빛 고삐 말을 탄 어느 집의 사내는 |
馬嘶却入西家去 | 말이 울자 도리어 서쪽 집으로 들어 가버렸답니다. 『玉峯詩集』下 |
인용
- 용강(龍江): 용호(龍湖), 예양강(汭陽江)으로 불리는 전라도 장흥 땅을 흐르는 탐진강의 지류. 실제 백광훈의 고향집 앞을 흘러가던 강물이다. [본문으로]
- 진루(秦樓): 춘추 시대 진(秦)의 봉대(鳳台)를 지칭한다. 진목공(秦穆公)의 딸 농옥(弄玉)이 피리의 명인 소사(蕭史)에게 시집을 가서 열심히 배운 결과 「봉명곡(鳳鳴曲)」을 지어 부르게 되자, 목공이 그들을 위해 봉대(鳳臺)를 지어 주고 거하게 하였는데, 뒤에 부부가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는 고사가 전해 온다. -『後漢書』 「矯愼傳」 注 [본문으로]
- 이 구절의 해석에서 임형택은 "다락마루 올라서 둥근 달 바라보며 얼굴 찌푸리기 몇몇 번이었던고? 이내 몸 언제까지 강가 산마루 올라가야 하나요?", 박영민은 "다락마루에서 달을 바라모며 몇 번이나 얼굴을 일그러뜨렸던가? 첩으로 하여금 길이 강가 산에 오르게 할 건가요"로 옮겼다. '多苦顔'의 주체를 아내로 본 것이다. 하지만 이 구절은 이백 '關山月'의 '戍客望邊色 思歸多苦顔'에서 따왔다. '秦樓望月'의 주체는 서울의 남편이다. 남편의 '幾苦顔'을 떠올려 그녀는 자꾸만 그 달을 보려고 '江上山'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이렇게 보아야 호응이 오전해지고, 무엇보다 '使妾'의 '使'의 의미가 명확해진다. -정민, '奇內詩의 맥락에서 본 백광훈의 龍江詞' [본문으로]
- 은황(銀黃): 은인(銀印)과 금인(金印). 모두 고관들이 차는 것이다. [본문으로]
- 작조(鵲噪): 까마귀소리. 속칭 길한 조짐이라고도 한다[鵲鳴聲. 俗謂喜兆]. [본문으로]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한시놀이터 > 서사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천곡(鞦韆曲) - 해설. 그네터는 조선의 헌팅포차? (0) | 2021.08.17 |
---|---|
용강사(龍江詞) - 해설. 출세하러 떠난 남편을 무작정 기다리는 아낙의 이야기 (0) | 2021.08.17 |
이소부사(李少婦詞) - 해설. 조선시기 여성이 감내해야 했던 비운을 담아내다 (0) | 2021.08.17 |
최경창 - 이소부사(李少婦詞) (0) | 2021.08.17 |
황현 - 이충무공귀선가(李忠武公龜船歌) (0) | 2021.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