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장 11. 사서독서법과 노트필기에 대해
역시 이 중용(中庸)이라는 책은 정말 읽으면 읽을수록 무궁무진하게 해석이 되고 또한 그에 따라서 생각할 것이 많은, 참으로 위대한 고전인 것 같습니다. 사서(四書)는 중용(中庸)에서 거의 완벽하게 뜻이 정리되고 완결됩니다.
사서(四書)의 독서법
주자(朱子)는 ‘사서운동(四書運動)’을 전개하면서, 사서(四書)를 『대학(大學)』 ⇒ 『논어(論語)』 ⇒ 『맹자(孟子)』 ⇒ 『중용(中庸)』 의 순으로 읽어 나가는 독서법을 권유했습니다.
이 순서도 상당히 일리가 있어요. 이 순서는 『대학(大學)』에서 먼저 학문의 방향(outline)을 세우고, 즉 읽을 방향의 대강을 세우고, 『논어(論語)』를 거치면서 그것을 심화시키고, 『맹자(孟子)』에서 조금 더 그것을 부연해서 논변(argument)을 배우고, 이것을 다시 『중용(中庸)』에서 최종적으로 정리하라는 의미에서 짜여 진 것입니다.
주희 권장 사서 독서법 |
『대학(大學)』 | 학문의 방향 세움 |
『논어(論語)』 | 학문의 방향 심화 | |
『맹자(孟子)』 | 학문의 방향을 부연해서 논변 배움 | |
『중용(中庸)』 | 학문의 방향을 최종적으로 정리 |
그러나 시대 상황이 달라졌으므로, 나는 『맹자(孟子)』를 먼저 읽고 『논어(論語)』 ⇒ 『대학(大學)』 ⇒ 『중용(中庸)』의 순으로 사서(四書)를 읽을 것을 권장합니다. 고전에 소양이 없고 여러 가지 논문에 익숙한 현대인들은, 어떤 의미에서 논변이 있는 유일한 고전인 『맹자(孟子)』를 통해 문장이나 논쟁을 처음 접함으로써 일차적으로 고전의 맛을 배우고, 『논어(論語)』를 통해 그것들을 다시 깊이 있게 느낀 다음, 『대학(大學)』에 와서 아우트라인을 잡아, 『중용(中庸)』에서 철학적 근거를 완성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용(中庸)』이 마지막에 온다는 것은 주자(朱子)나 이 김용옥이나 동일합니다. 우리 도올 서원 학생들은 이러한 순서로 읽었고 이것은 나의 독서법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도올 권장 사서 독서법 |
『맹자(孟子)』 | 익숙한 논쟁을 통해 고전 배움 |
『논어(論語)』 | 고전의 맛을 깊이 있게 느낌 | |
『대학(大學)』 | 고전의 방향을 잡음 | |
『중용(中庸)』 | 철학적 근거를 완성함 |
노트 필기에 대해
강의를 들어가기 전에 여러분의 노트 습관에 대하여 한마디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노트를 보면 선생님 말씀 중에서 핵심적인 부분만을 기록하곤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습관입니다. 그러한 노트에는 생기가 없어요. 선생님이 하시는 말들은 잡담이던 뭐건 다 연결되어 있는 것이므로 전부 기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노트만 보고서도 강의의 진행을 하나의 기록영화처럼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 수 있을 때만, 선생님이 하시는 말들을 깊이 있게 느낄 수 있고, 강의 시간에 배운 지식들이 현실적인 것이 될 수 있어요. 그런 필기를 해야 완벽한 필기인 것입니다. 핵심만 적은 노트로는 전체 분위기를 재현해낼 수 없습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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