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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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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장구서 11. 황연대오의 순간 熹自蚤歲, 卽嘗受讀而竊疑之. 沈潛反復, 蓋亦有年. 一旦恍然, 似有得其要領者. 나 희는 어릴 적부터 그 책을 받아 읽으면서 차분히 홀로 다소곳이 그 내용을 생각하곤 했다. 침잠하고 반복하기를 여러 해 계속했다. 어느 날 새벽이었다. 홀연히 아! 하고 그 요령을 터득함이 있는 듯하였다. 조세(蚤歲)는 ‘소시(少時)’, 조(蚤)는 조(早)와 통하는 글자입니다. 절(竊)은 ‘가만히 몰래’ 의(疑)는 꼭 ‘의심한다’라기보다 영어의 ‘doubt’처럼 ‘~라고 생각한다’는 뜻이고 유년(有年)은 나이를 먹고 연륜이 쌓이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일단황연(一旦恍然)은 중국 사람들이 잘 쓰는 황연대오(恍然大悟, 후앙르안따우)【『대학(大學)』에선 ‘하루아침에 천지만물의 이치를 꿰뚫게 된다[一旦..
4. 주희가 왜곡한 『대학』을 바로잡다 말을 전해줄 대상이 명확해지고 나면 지금껏 고수해왔던 해석에도 변화가 생긴다. 그러니 우리가 알게 모르게 정설로 받아들였던 주희의 해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 대학의 큰 줄기다. 하지만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내용이 된다. 주희가 해석한 삼강령 주희는 ‘명명덕明明德ㆍ신민新民ㆍ지어지선止於至善’이란 대학의 삼강령을 제시했다. 그는 ‘친민親民’이라 쓰여 있는 원문의 내용을 정이천의 주장을 수용하여 ‘親⇒新’으로 바꾸자고 한 것이다(程子曰親當作新). 우리도 1900년대 초반엔 ‘브나로드 운동’과 같은 농촌계몽운동이 있었듯이 ‘明明德’을 통해 선한 본성을 획득한 사대부들이 아직도 구습에 쪄든 백성들에게 가서 계몽해줘야 한다는 의식을 담고 있었다(新..
3. 사대부를 위한 책과 통치자를 위한 책 도올 선생은 『예기』 속의 「대학」이 전국시대 말기에 쓰인 책이라고 여러 고전을 인용하며 밝혔다. 그런데 이렇게 집필시기를 상정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이며, 『대학』이란 책의 내용이 그로 인해 어떻게 달라진다는 것일까? ▲ 책들에 쌓여 살 수 있다는 축복이다. 공부의 맛, 아는 재미. 사대부들을 위한 책, 『大學章句』 시기를 상정할 수 있다는 건, 저자를 상정할 수 있다는 건 그 책에 무슨 내용이 담기려 했는지 알 수 있는 단서가 된다. 당연하지만 어느 책이든 그 시대가 지닌 문제의식이나 사상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그건 지금의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기 때문에 ‘돈이 최고’라는 생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과 매한가지다. 그리고 이런 생각..
2. 주희가 사대부 통치국가를 꿈꾸며 변형시킨 『대학』 도올 선생은 주희가 편집한 『대학집주』는 문제가 많다며, 원래 『예기』 속에 들어있던 「대학」의 원래의 모습을 찾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래서 이 책은 『예기』 속에 들어있는 대학판본을 기준으로 번역을 하고 있다. 그리고 왜 그래야 하는지 앞에서 쭉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 EBS에서 중용 강의를 하고 있는 도올 선생님. 주희의 문화변혁 운동 그렇다면 주희가 편집하여 자기의 사상체계에 따라 수정을 가한 『대학집주』엔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그걸 알기 위해선 주희가 왜 四子書라는 걸 만들었으며, 그 속에 자신의 어떤 생각을 투영하려 했느냐 하는 것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 四子書 주요 저자 서명 孔子 論語 曾子 大學 ..
한문공부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2018년 3월 15일에 임고반에 입성했고 오늘은 5월 8일이니 어느덧 두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난 셈이다. 두 달 사이에 참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기에 오늘은 그 변화과정을 기록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혀보도록 하겠다. ▲ 임고반에 입성하던 날 하늘에선 축하의 비가 내렸다. 헤맸고 심적 부담으로 맘만 무겁던 3월 한 달째가 되었던 4월 17일엔 “그러니 막상 다시 공부를 하겠다고 앉아 있으니 좀이 쑤시고, 임용을 관둔 이후 한문문장을 진득하게 본 일이 없으니 이해되지 않는 것투성이로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역시나 현실의 중압감, 미래의 불투명함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가 않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뭐 이 글엔 ‘한문문장’을 운운했지만 실제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