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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1. 교사 연수를 기대하며 연수가 기대됐던 건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다. 그저 KTX를 탄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기대가 되었다. KTX를 타면 어떤 기분일까? 10시 기차였기에 9시 30분에 모이기로 했다. 시간을 맞춰서 서울역에 도착했는데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일행을 만나기까지 한참 헤매야 했다. 승태쌤과 송쌤을 만났다. 승태쌤은 어제 스마트폰으로 바꾸셨다며 스마트폰의 신세계에 빠져 연신 카카오톡만 하고 계시더라. KTX를 타며, 가짜 경험에 대해 깨닫다 10시 정도가 되어 기차에 올라탔다. 겉에서 본 KTX는 잘 빠진 라인이 예술이었고, 예전에 SM5를 보며 감탄했을 때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그러나 막상 올라타자 보이는 실내의 모습은 여느 기차 안의 모습과 별로 다르지 않아 실망스러웠다. ..
29. ③강: 칭송받지 못하는 교사가 되자 ‘사후적 지성’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되었다면, ‘지금 왜 칭송받지 못하는 교사가 필요한가?’라는 제목도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이 제목은 어찌 보면 ‘책임감 강한 사람이 조직에 있어야 한다’, ‘사명감이 높은 사람이 국회의원에 뽑혀야 한다’처럼 너무도 판에 박혀 비판조차 할 수 없는 말을 비틀어, 여태껏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을 다시금 생각하도록 도와주니 말이다. 칭송받지 못하는 교사를 통해 교직사회의 획일화를 비판했다? 올 초에 동섭쌤이 경인교대에서 강의를 할 때 위의 제목을 처음으로 말했다. 이 제목을 들었을 때는 ‘칭송받는 교사만 있는 교육계는 크게 문제가 있다는 얘기인가 보다’라고 지레짐작했다. 어느 단체든 칭송받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
15. ②강: 장량과 신발, 그리고 배움 숨 가쁘게 2강의 다섯 번째 후기까지 달려왔다. 이번 후기에선 2강의 제목인 ‘신발 떨어뜨리는 사람과 줍는 사람’에 대한 얘기를 하게 되며, 이 얘기를 통해 어떨 때 사람은 배우게 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 보통은 PPT 자료를 보며 진행되는데, 이날은 인쇄물을 보면서 진행되었다. 오해야말로 배움의 기본이다 배우기 위해서는 당연히 무언가를 가르쳐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무엇을 가르쳐 줄까? 그건 바로 ‘아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그러니 교사가 되기 위해서 4년간 사범대, 교대에서 자신의 전공을 열심히 공부하여, 임용시험을 통해 ‘교사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국가로부터 승인받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아이들과 만나 가르칠 수 있고 아..
10. 13년 차 교사의 노하우가 가득 담긴 참여형 수업으로 배우는 인권 이은진쌤은 시작하자마자 숫자를 보여준다. ‘36, 13, 2’라는 숫자들을 하나하나 보여준다. 그건 곧 자신을 나타내는 숫자였는데, 숫자퀴즈를 통해 강연자와 청중과의 거리를 좁히고자 하는 마음이 보였다. 13년 차 교사의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강의 우리가 보통 알던 일방적으로 전달해주는 강의와는 다르게 진행됐다. 물론 일방적으로 전달해주는 강의는 깊은 주제를 다룰 때, 그리고 전혀 모르는 내용을 전할 때 무척 유용하다. 하지만 그러려면 그 쪽 분야에 있어서 다방면의 지식을 꿰뚫고 있어야 그 흐름을 놓치지 않고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다. 그에 반해 은진쌤은 초등학교 교사로서 쌓인 수업경력을 십분 발휘했다. 모둠학습, 역할놀이를 ..
목차 1. 전통이란 이름의 폭력 영화가 소설보다 못하다? 전통이 올가미가 되다 2. 영화 속 학교, 현실 속 학교 학교라는 이름의 감옥, 학교라는 이름의 획일화 기구 학교라는 감옥에서 탈출하는 법 3. 학생들에게 처음으로 준 선택권: 호칭 정하기 너는 나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학생들에게 호칭을 선택할 자유를 주다 4. 카르페디엠Carpe Diem 체험, 박물관 현장 미래가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살라 5. 교사의 교육관과 수업 이벤트적인 수업 & 판에 박힌 수업, 그 사이의 줄타기 교육관이란 이상이 수업을 통해 현실이 된다 6. 불가능한 꿈을 꾸는 리얼리스트가 되라 키팅,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다 ‘자유로운 사색가와 예술가’라는 인식의 차이 키팅과 학생들이 빚어낸 이야기의 장으로 7. 교과서..
3. 학생들에게 처음으로 준 선택권: 호칭 정하기 교실이란 공간에서 교사와 학생의 첫 만남은 긴장이 넘친다. 물론 단재학교는 작은 학교이기에 이렇진 않지만, 일반학교는 그렇다는 얘기다. 이상적으론 교사가 교실에 들어서면 학생들이 환호를 하며 맞이해줄 거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학생들은 교사의 등장과 전혀 상관없이 원래 하던 대로 떠들고, 교사를 전혀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학생들은 그런 과정을 통해 교단에 선 교사가 어떤 사람인지, 어디까지 자기들의 뜻대로 할 수 있는지 떠보려는 것이다. 그런 상황을 알기 때문에 교사도 교실에 들어갈 땐 잔뜩 긴장할 수밖에 없고, 그만큼 표정은 굳어질 수밖에 없다. 이때 기선을 제압하지 않으면 1년 내내 힘들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더 표정은..
목차 1. 교사와 학교를 의심하라 가르침에 묶인 자 가르침에서 놓인 자, 그 사람이 교사다! 2. 현 교육이 유포한 거짓말 넘어서기 귀족주의와 민주주의의 진실 선생이라는 존재를 의심하라 흐릿함을 바라는 사회에 분명함으로 인용 작품
준규쌤은 2009년에 단재학교를 열어 4년 동안 중고생들과 생활하다가 2013년에 단재학교를 떠나 지지학교를 개교하면서 초등생들과 생활하고 있다. 공교육 교사로 19년을 근무하고 대안학교 교사로 6년을 근무한 것이다. ▲ 지지학교는 1월 24일에 발표회를 마치고 3주 간에 방학에 들어갔다. 그 덕에 이 날엔 편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한 학생을 오롯이 지켜볼 수 있다는 장점 여기서 만나는 아이들은 공교육에서 나온 아이들이기에 획일성을 거부하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아이들이라 할 만하다. 그 아이들 중 몇 명은 발작적인 증상을 보이기도 한단다. 화가 나서 격렬하게 화를 내며 위협적인 행동을 하거나, 어떤 것을 하기 싫으면 눈이 뒤집어져 생떼를 쓰거나 학교에 나오지 않고 버틴다거나 한다는 것이다. 공교육에..
목차 1. 수업의 재건을 말하는 교사들 니가 번개팅의 묘미를 알아? 제대로 된 교육은 교사의 열정에 의지하는 게 아니라 잘 돌아가는 시스템에 의지한다 너를 만나 나는 사라졌다 2. 수업의 해체라는 말이 던진 고민들 제3의 길을 모색하다 수업의 재건이냐, 수업의 해체냐? 오해가 관계를 더 돈독히 한다 인용 눈덩이 프로젝트 만남
열띤 이야기들이 두서없이 흐르고 있다. 민쌤이 이야기를 주도하고, 그에 따라 섬쌤이 자기의 견해를 덧붙이며 이쌤이 궁금한 것들을 물으며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제3의 길을 모색하다 섬쌤은 지금 교원대에서 교육사회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이제 논문을 써야 한단다. 학자적인 기풍이 강하게 느껴졌고 학문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이쌤이 “연구하고 싶은 게 있어서 교원대 석사 과정에 들어간 거예요? 아니면 어떤 이유 때문에 석사 과정에 들어간 거예요?”라고 물었다. 저번 8월 모임 때 묻고 싶었던 질문이었는데, 그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얘기를 하느라 하지 못했던 질문이다. 이에 섬쌤은 “처음엔 교직에서 꿈틀거리는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긴 했는데, 그러면 더 시간만 지..
땡볕이 작렬하던 한 여름에 눈덩이를 굴리겠다는 발칙한 제안으로 시작된 ‘눈덩이 프로젝트’는 8월에 갑자기 시작되었고, 그 달 26일에 밑도 끝도 없는 모임제안으로 8명(초등교사 5명, 대안학교교사 2명, 학부모 1명)이 모이게 되었다. 이 모든 게 새로운 이야기장을 만들고 싶던 섬쌤의 주도로 일어난 우연한 사건이었다. ▲ 작은 눈덩이는 목적의식 없이 그냥 구른다. 그러나 그 작은 움직임이 커진다. 니가 번개팅의 묘미를 알아? 그러고 나서 어느덧 5개월이 지나며 2016년의 새해가 밝았고 흥에 겨워 있던 그때 모이자는 제안이 온 것이다. 시기적으로 보면 저번에는 여름방학의 끝 무렵이었고, 이번에는 겨울방학의 끝 무렵이다. 이렇게 두 번의 경우가 어떤 일정한 패턴을 가질 경우, 호사가들은 ‘섬쌤은 방학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