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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문공부의 방향잡기 『소화시평』 권상39번엔 한신이 빨래터 아낙에게 밥을 빌어먹은 이야기를 주제로 발표를 했었는데, 이번에도 권상47번에선 우연하게 유방과 전횡에 대한 이야기를 맡게 됐다. 초한쟁패 시기의 이야기로 우연하게 두 번이나 맡게 된 셈이다. 어찌 되었든 나에겐 축복이라 생각했다. 지금의 내 공부 패턴은 무언가를 진득하게 잡고 가는 방법이기보다 이것 하다가 저게 보고 싶으면, 저걸 보고, 그러다 또 다른 게 보고 싶으면 그것으로 건너 뛰어가는 이름하야 ‘메뚜기식 공부법’,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공부법’으로 하고 있다. 바로 이 공부법은 4월 11일에 첫 스터디를 했고 바로 그 다음 주에 발표를 맡게 되면서 고민 끝에 결정된 것이다. 솔직히 말해 4월 11일만 해도 머릿속은 새하얀 상황이었고 무식..
목차 1. 역사를 찾아 떠나는 이유 사람의 이야기가 담길 때, 공간의 의미는 달라진다 똑같다고? 그럼 역사를 배워봐 옛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나의 이야기 2. 군산선엔 근대화의 비극이 담겨있다 식민지 근대화론 군산역과 도깨비 시장 3. 째보선창과 군산세관 째보선창과 군장대교 초라하고 작기만 한 걸 군산세관, 아는 만큼 보인다 군산세관과 제2롯데월드 4. 장미동에 역사가 남게 된 아이러니 장미동엔 장미가 없다? 장기18은행과 조선은행 군산지점의 흥망성쇠 쇠락한 융성 인용 여행기
4. 장미동에 역사가 남게 된 아이러니 구 군산세관에서 군산역사박물관쪽으로 길을 따라 걸어가면 연거푸 근대 건축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야말로 일제 강점기에 우리의 물자들이 일본으로 쏙쏙 빠져나가며 호황을 이루였던 곳이다. ▲ 군산은 걸어다니며 볼 수 있을 정도로 다 보여 있어 좋다. 장미동엔 장미가 없다? 그런데 하필 이곳의 이름이 ‘장미동’이다. 어랏? 일본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 있는 곳 이름이 하필 ‘사쿠라동’이나 ‘벚꽃동’이 아닌 ‘장미동’이라니 깜짝 놀랄 일이었다. 그래서 ‘일본과 관련된 곳이란 이미지를 지우려 이름을 바꿨나 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장미’라는 꽃 이름을 붙인 이유가 궁금했다. 예전엔 이 주변에서 장미를 집단적으로 키워냈던 곳이었을까? 서울의 잠실蠶室이 조선시대만 해도 ..
3. 째보선창과 군산세관 터미널에서 내려 30분 정도 걸어 째보선창에 도착했다.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둘러보고 있다. ▲ 그 때의 아픔이 스민 뜬다리와, 지금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뜬다리. 째보선창과 군장대교 『아리랑』을 보면 하대치가 피땀 흘려가며 째보선창을 간척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부잔교는 해수면의 높이에 따라 다리가 오르락내리락하도록 만든 장치인데, 아무래도 수심에 상관없이 쌀을 실어 나르기 편하도록 만든 것이다. 조수간만의 차와는 상관없이 수탈하기 편하도록 만든 시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원랜 4기가 건설되었다던데 지금은 3기만 남아 있다. 해변을 따라 걷는다. 바다 건너편은 충남 장항읍이 보인다. 군산과 장항을 동시에 묶어 ‘군장국가산업단지’를 만들었다. 장항과 군산은 ..
2. 군산선엔 근대화의 비극이 담겨있다 전주(친구 결혼식이 11시에 있어서 예식을 마친 후 출발한다)에서 군산으로 가기 위해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버스는 15분 단위로 배차되어 있다. 1시 45분차는 이미 떠났기에 2시 차를 타야했다. 탈 때만 해도 ‘설마 얼마나 사람들이 타겠어?’라고 생각했는데, 출발할 때 80%가 탔고, 덕진 간이 터미널을 지나니 한 자리만 비었다. 여행객은 아닌 거 같고 일을 보러 오가는 사람들 같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이용하더라. 2008년 군산선과 장항선이 연결되기 전엔 전주에서 군산까지 꼬마열차가 출퇴근을 책임졌다고 한다. 그땐 그래도 열차와 버스로 교통량이 분산됐을 텐데, 지금은 꼬마기차가 다니지 않으니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게 아닐까. ▲ 2007년 12월 31..
1. 역사를 찾아 떠나는 이유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본다는 건, 단순히 공간적인 이미지로만 본다는 뜻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본다는 뜻이다. 도보여행을 하며 느꼈던 건, 그냥 걷기만 해서는 그 공간에 대한 어떠한 느낌도 남지 않는다는 거였다. 여기가 저기 같고, 저기가 여기 같기 때문이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니 그게 의미심장하게 다가올 이유도, 무언가 색다른 것을 찾게 될 일도 없다. 하지만 그 장소에 사람이 더해지면 그 의미는 남달라진다. 산이 단순한 산이 아니라 특별한 나만의 산으로, 물이 그냥 물이 아니라 의미심장한 물로 느껴지는 것이다. ▲ 2012년도에 단재학교 영화팀과 찾은 전주. 전주는 고향이어서 특별할 게 없다 생각했는데, 아이들과 함께 오니 특별한 곳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