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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당왈도림방답홍방(使我得預其席 當曰: ‘桃林春放踏紅房’) 임종비(林宗庇) 銀河水渚隨仙女 黑牧丹花到雪堂函谷曉歸浮紫氣 桃林春放踏紅房 해석銀河水渚隨仙女은하수저수선녀청우가 은하수 물가에서 선녀에게 가더니黑牧丹花到雪堂흑목단화도설당흑 모란 꽃 되어 설당에 이르렀네.函谷曉歸浮紫氣 함곡효귀부자기 새벽에 함곡관에 지나려니 자색 기운이 떴고桃林春放踏紅房도림춘방답홍방봄 되어 도림에 방목하니 붉은 꽃을 밟았네. 인용소화시평 권상28파한집오산설림
길 한복판에서도중(途中) 성간(成侃) 籬落依依半掩扃 斜陽立馬問前程翛然細雨蒼烟外 時有田翁叱犢行 『眞逸遺稿』 卷之二 해석籬落依依半掩扃리낙의의반엄경마을 뵐 듯 말 듯 사립문을 닫혔는데斜陽立馬問前程사양립마문전정석양에 말 세우고 앞길【전정(前程): ‘앞길’, ‘앞날’(미래에 있을 공적에 따른 성취를 비유한 것[比喻未來在功業上的成就].)】 물어야 해.翛然細雨蒼烟外소연세우창연외갑자기 가랑비 내리고 푸른 안개 피어오르는 저 편에時有田翁叱犢行시유전옹질독행때마침 늙은이 ‘이랴!’ 소를 끌고 가네. 『眞逸遺稿』 卷之二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감상하기한시미학산책소화시평 권상57
28. 시가 사람을 궁하게 할 수 있다 詩能窮人, 亦能達人, 唐玄宗召見孟浩然, 令誦舊詩, 浩然乃誦‘不才明主棄, 多病故人疏’之句. 帝曰: “卿自不求朕, 朕未嘗棄卿.” 遂放還. 麗朝毅宗時有一驛進靑牛, 命侍臣以房爲韻, 無一人可意, 有士人林宗庇歎曰: “使我得預其席, 當曰: ‘函谷曉歸浮紫氣, 桃林春放踏紅房.’” 毅宗聞而嘉嘆, 遂官之. 然則浩然以詩而窮, 宗庇以詩而達, 都在其命數耳. 해석 詩能窮人, 亦能達人. 시가 사람을 궁핍하게 할 수도 있고 또한 현달하게 할 수도 있다. 唐玄宗召見孟浩然, 令誦舊詩, 당현종이 맹호연을 불러 옛 시를 읊게 하니, 浩然乃誦‘不才明主棄, 多病故人疏’之句. 호연은 다음 시(「세모에 남산을 돌아가다歲暮歸南山」를 읊었다. 不才明主棄 多病故人疏 재능이 없어 현명한 군주가 버렸고, 병이 많아 옛..
2. 공자-맹자로 이어진 흐름이 송나라에서 다시 이어져 『대학』이 출간되다 무너진 예교(禮敎)를 세운 공자의 고군분투 及周之衰, 賢聖之君不作, 學校之政不修, 敎化陵夷, 風俗頹敗. 時則有若孔子之聖, 而不得君師之位, 以行其政敎. 於是獨取先王之法, 誦而傳之, 而詔後世, 若『曲禮』ㆍ『少儀』ㆍ『內則』ㆍ『弟子職』諸篇, 固小學之支流餘裔, 而此篇者則因小學之成功, 以著大學之明法, 外有以極其規模之大, 而內有以盡其節目之詳者也. 증자-맹자로 이어지는 유학의 흐름 三千之徒, 蓋莫不聞其說, 而曾氏之傳, 獨得其宗. 於是作爲傳義, 以發其意, 及孟子沒, 而其傳泯焉. 卽其書雖存, 而知者鮮矣. 맹자 사후 정치와 교육은 무너져버리다 自是以來, 俗儒記誦詞章之習, 其功倍於『小學』而無用; 異端虛無寂滅之敎, 其高過於『大學』而無實, 其他權謀術數, ..
52. 총각김치와 노자 탈디쿠르간에서 1시간여를 달려 우슈토베ushtobe에 도착했다. 버스에 타고 이동할 때만 해도 우슈토베에 있는 고려인이 운영하는 여관에 아이들과 함께 머물며 우슈토베에서 고려인 발자취를 따라가며 카자흐스탄의 마지막 1주일을 보내는 줄만 알고 있었다. ▲ 우슈토베엔 고려인의 아픈 역사가 담겨 있다. 다른 장소, 새로운 인연 그런데 그곳은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니라, 종교시설이었다. 감리회 소속 선교사님이 세운 교회로 우리가 도착했을 땐 재미교포 학생들이 여름성경학교에 와서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 하루는 교회에 마련된 숙소가 아닌,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별채에서 자야 한단다. 별채는 민가를 개조한 곳이어서 아늑한 느낌이 났다. 이런 건물을 러시아식 건물이라고 할 수 있는지..
겨울에 했던 1박2일 모임은 무려 3년 만에 찾아간 것임에도, 늘 연락하며 지내오던 사람들이 모인 것처럼 포근했고, 정겨웠다. 밤 8시부터 새벽 4시까지 한바탕 이어진 수다 삼매경은 흘러가는 시간을 아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흘러가는 시간이 이토록 아깝게 느껴진 건, 정말로 오랜만이었다. 아마도 겨울 모임에 이어 자연스럽게 여름 모임까지 참여하게 된 데엔 겨울모임의 여운이 길게 남아서 였으리라. 말과 말이 섞이기도 하고 부딪히기도 하며 시간을 메워간다. 그렇지만 여기엔 ‘말을 조리 있게 해야 한다’거나, ‘말을 많이 해야 한다’는 부담 같은 것을 느낄 필요는 없다. 그저 어떤 말들이 흘러 다니며 그게 어떤 감상을 자아내는지, 그리고 그 말엔 어떤 정감이 담겨 있는지 느끼기만 하면 된다. 그러니 마음을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