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시가 사람을 궁하게 할 수 있다
詩能窮人, 亦能達人, 唐玄宗召見孟浩然, 令誦舊詩, 浩然乃誦‘不才明主棄, 多病故人疏’之句. 帝曰: “卿自不求朕, 朕未嘗棄卿.” 遂放還.
麗朝毅宗時有一驛進靑牛, 命侍臣以房爲韻, 無一人可意, 有士人林宗庇歎曰: “使我得預其席, 當曰: ‘函谷曉歸浮紫氣, 桃林春放踏紅房.’”
毅宗聞而嘉嘆, 遂官之. 然則浩然以詩而窮, 宗庇以詩而達, 都在其命數耳.
해석
詩能窮人, 亦能達人.
시가 사람을 궁핍하게 할 수도 있고 또한 현달하게 할 수도 있다.
唐玄宗召見孟浩然, 令誦舊詩,
당현종이 맹호연을 불러 옛 시를 읊게 하니,
浩然乃誦‘不才明主棄, 多病故人疏’之句.
호연은 다음 시(「세모에 남산을 돌아가다歲暮歸南山」를 읊었다.
不才明主棄 多病故人疏 | 재능이 없어 현명한 군주가 버렸고, 병이 많아 옛 벗도 멀어졌구나. |
帝曰: “卿自不求朕, 朕未嘗棄卿.”
현종은 “그대가 나를 찾지 않았을 뿐, 나는 일찍이 그대를 버린 적이 없노라.”라고 말하고서
遂放還.
그를 귀양지에서 본 집으로 가게 했다.
麗朝毅宗時有一驛進靑牛,
고려 의종 때 어떤 역에서 푸른 소를 바쳤다.
命侍臣以房爲韻,
의종이 시종 신하에게 방(房)을 운으로 시 짓길 명하니,
無一人可意.
마음에 드는 시인이 한 명도 없었다.
有士人林宗庇歎曰:
선비 임종비(林宗庇)가 탄식하며
“使我得預其席, 當曰: ‘函谷曉歸浮紫氣, 桃林春放踏紅房.’”
“나에게 그 자리에 참석할 수 있게 했다면 마땅히 다음과 같이 지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函谷曉歸浮紫氣 | 새벽에 함곡관에 지나려니 신비한 기운이 떴고 1 |
桃林春放踏紅房 | 봄 되어 도림에 방목하니 붉은 꽃을 밟았네 2. |
毅宗聞而嘉嘆, 遂官之.
의종이 듣고서 칭찬하고서 마침내 그에게 관직을 주었다.
然則浩然以詩而窮,
그렇다면 호연은 시 때문에 궁해졌고,
宗庇以詩而達,
종비는 시 때문에 영달해졌으니,
都在其命數耳.
모두 그 운명과 운수에 달렸을 뿐이다.
인용
詩能窮人: 차천로 / 장유 / 홍세태 / 진사도 / 한시미학산책 / 우리 한시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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