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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 웃으며 모름에 투신하는 야매 정신 카페 헤세이티에서 ‘야매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신년회가 열렸고, 그 자리에서 황경민 시인이 “올 한 해 ‘야매’의 향이 널리 진동할 수 있도록 야매하자!”고 외침으로 ‘야매’의 물결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 말에 공명하듯 동섭쌤이 ‘아마추어의, 아마추어를 위한, 아마추어에 의한 사회학’이란 화끈하고도 섹시한 강의를 개설하여 ‘야매’의 반란은 본격화되었다. ▲ 야매의, 야매를 위한, 야매에 의한 사회학 이제 시작합니다. 반란, 유쾌하고도 찬란한 이름이여 반란反亂이라는 단어를 보고 거북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자연스레 반정부 활동으로 규정짓고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것으로 생각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릴 필요는 없다. 여기서 말..
43. ⑤강: 박동섭은 모피어스다 처음 트위스트 교육학 강의를 들으러 갈 때만 해도 넘치는 열정, 그리고 무언가 해보겠다는 결의로 신났었다. 그땐 의지가 굳셌고 기운이 왕성하여 어떤 강의내용일지라도 씹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여포와 함께 전장을 달려 어떤 것에도 잡히지 않고 어떤 피해도 입지 않는 적토마처럼 바람을 가르며 맘껏 강의시간을 누빌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강의가 시작되고 3강도 채 끝나기도 전에, 가쁜 숨을 내쉬며 급속히 열정은 사그라들었고, 기진맥진하기 시작했다. 나 스스로가 강의 내용을 천리마의 날렵함처럼 종횡무진 풀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그저 조랑말의 아둔함에 불과하여 하나하나 써나가기도 버거웠다. ▲ 4월 18일 첫 강의가 있던 날의 모습. ..
36. ④강: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싸움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란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웬만하면 ‘생각하지 않는 동물’이다. 생각하지 않고 주어진 대로 순응하며 살다 보니, 어느덧 당연함과 익숙함에 물들고 말았다. ▲ 생각하지 않는 동물에게 붙인 생각하는 동물이란 수식어의 아이러니.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싸움을 해야 한다 그런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머니의 된장국’만은 아니고 생각하려 노력하는 것이고,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싸움’을 하려 애쓰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전사 같은 비장함이 감돌지만, 사실 이 말은 김승희 시인이 쓴 시에서 따온 것이다. 아침에 눈뜨면 세계가 있다, 아침에 눈뜨면 당연의 세계가 있다, 당연의 세계는 당연히 있다, 당연의 세계는 당연히 거기에 있다, (중략) 그러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