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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아마추어 사회학 - 2. 웃으며 모름에 투신하는 야매 정신 본문

연재/배움과 삶

아마추어 사회학 - 2. 웃으며 모름에 투신하는 야매 정신

건방진방랑자 2019. 10. 2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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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웃으며 모름에 투신하는 야매 정신

 

 

카페 헤세이티에서 야매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신년회가 열렸고, 그 자리에서 황경민 시인이 올 한 해 야매의 향이 널리 진동할 수 있도록 야매하자!”고 외침으로 야매의 물결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 말에 공명하듯 동섭쌤이 아마추어의, 아마추어를 위한, 아마추어에 의한 사회학이란 화끈하고도 섹시한 강의를 개설하여 야매의 반란은 본격화되었다.

 

 

야매의, 야매를 위한, 야매에 의한 사회학 이제 시작합니다. 

 

 

 

반란, 유쾌하고도 찬란한 이름이여

 

반란反亂이라는 단어를 보고 거북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자연스레 반정부 활동으로 규정짓고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것으로 생각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릴 필요는 없다. 여기서 말하는 반란은 역성혁명易姓革命따위의 위를 향한, 그래서 모든 가치관과 체계는 그대로이되 지배층만 뒤바뀌는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지할 거라, 무거울 거라, 뭐 있어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면 그곳에서 반란의 진정한 의미가 떠오른다. 

 

 

이건 어디까지나 돈도 실력이야’, ‘꼬우면 성공해’, ‘나만 잘 되면 돼와 같이 철옹성처럼 버티고 있는 당연의 세계에 배짱과 열정으로 당당히 서서, 한껏 웃어재끼고 경쾌하게 돌파하는 것을 말한다. 그럴수록 당연의 세계는 서서히 균열이 가게 된다. 아래에 인용한 글은 반란이란 단어가 무겁고 칙칙한 이미지가 아닌, 유쾌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반란의 뜻은 다양하다. 지나치게 살벌한 짓은 그다지 재미가 없기 때문에 그런 일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우리는 다른 일을 벌여보자. 그럼, 무슨 일을 할까? 그렇다. 거리로 뛰쳐나가 노세~ 노세~ 하는 거다! 역 앞에서 마음대로 떠들어도 좋고 데모나 선거운동을 벌여도 좋다. 양심에 뿔이 난 놈들한테 이놈들, 당장 우주를 떠나라!” 하고 요구하면서 실컷 떠드는 것이다.

-가난뱅이의 역습, 마쓰모토 하지메, 이루, 2009, 108

 

 

반란은 무겁지 않고 가벼우며, 잔뜩 찌푸려지지 않고 웃음이 가득하다. 그래서 하나의 길만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나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때 하는 활동들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어떤 아이디어로 어떤 행동을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운 후에 실행하는 게 아니라, 어느 곳에서 어떤 생각이 갑자기 튀어나와 어떤 행동으로 이어질지 그 누구도 모른다. 단지 갑자기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정도의 생각만 있다 보니, 그걸 하는 과정 속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그건 또 다른 변곡선을 그리며 다른 활동으로 이어진다.

 

 

노세 노세~ 지금 당장 노세~ 

 

 

 

유쾌하지 않으면 반란이 아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포레스트야말로 반란적인 삶을 사는 대명사라 표현할 수 있다. 그는 한 번도 어떤 계획이나 거창한 명분에 의해 활동을 한 적이 없다. 그저 하고 싶기에 할 뿐이다. 한 번은 그냥 무작정 달리고 싶어서 미국 전역을 달렸다. 그런데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그의 곁에 하나 둘 모여 든다. 그 사람들은 포레스트가 이렇게 달리는 데엔 엄청난 이유가 있을 거야라고 기대를 하며 오체투지를 하듯 경건한 마음으로 함께 달린다. 그렇게 32개월을 달리던 포레스트는 갑자기 달리기를 멈춘다. 함께 달리던 사람들은 선각자(?)가 하던 일을 갑자기 멈췄으니, 깨달은 바를 하교下敎해주겠지라고 잔뜩 기대하며,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바라본다. 그때 포레스트는 내뱉은 말은 명언 중 명언이라 할 수 있다.

 

난 많이 지쳤어요. 이제 집에 가야겠어요.”

 

세상에 32개월을 달렸는데도, 그런 엄청난 행동에 어떤 목적의식이 없었다는 사실이 놀랍기까지 하다.

이처럼 무계획성 속의 계획성, 카오스 속의 코스모스가 바로 야매의 키워드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짐짓 경쾌한 발걸음으로 유쾌한 마음가짐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가면 된다. 동섭쌤은 지금 세상은 무언가를 잘 알기 때문에 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학에선 강의계획서 같은 것을 요구하는 거죠.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수업을 하기도 전에 ‘~~한 과정을 거치면 ~~게 된다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 시작되는 것이기에, 반수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잘은 모르지만, 이게 끌리니까 해볼래라는 직감 같은 거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야매의 키워드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말이라 할 수 있다.

 

 

포레스트는 그냥 할 뿐이다. 거기엔 거창한 목표나 의미 같은 게 없다.

 

인용

목차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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