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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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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직된 후에 짓다 해직후제(解職後題) 권필(權韠) 平生樗散鬢如絲 薄官凄涼未救飢 爲問醉遭官長罵 何如歸赴野人期 摧開臘甕嘗新醞 更向晴簷閱舊詩 謝遣諸生深閉戶 病中唯有睡相宜 『石洲集』 卷之四 해석 平生樗散鬢如絲 평생저산빈여사 평생 쓸모없이 버려졌는데【저산(樗散): 저력산목(樗櫟散木)의 약칭으로, 가죽나무와 상수리나무는 재목이 될 수 없는 쓸모없는 나무라는 뜻인데, 전하여 재능이 부족한 사람에 비유한다. 『莊子』「逍遙遊」ㆍ「人間世」】 귀밑머리마저 새었고 薄官凄涼未救飢 박관처량미구기 말단 관직으로 처량해서 굶주림도 못 면하니. 爲問醉遭官長罵 위문취조관장매 묻겠노라. 취한 채 상관의 욕을 먹는 것이 何如歸赴野人期 하여귀부야인기 어찌 야인으로 되돌아가길 기약하는 것만 같을까. 摧開臘甕嘗新醞 최개납옹상신온 재촉해 섣달 항..
52. 이안눌이 석주와 권필의 자식들을 만나 느꺼워하며 지은 시 東岳李安訥, 與體素ㆍ石洲相善, 二人俱逝. 其後兩家子弟, 共訪東岳于江都, 遂感而賦詩曰: “藝文檢閱李僉正, 司憲持平權敎官. 天下奇才止於此, 世間行路何其難. 陽春白雪爲誰唱, 流水高山不復彈. 晧首今逢兩家子, 一樽江海秋雲寒.” 詞甚遒麗. 體素初擢第, 直拜檢閱, 終于宗簿寺僉正; 石洲曾爲童蒙敎官, 今贈司憲持平, 兩君年皆止四十有四. 해석 東岳李安訥, 與體素ㆍ石洲相善, 二人俱逝. 동악 이안눌은 체소와 석주와 서로 친했지만 두 사람이 함께 죽었다. 其後兩家子弟, 共訪東岳于江都, 훗날 양가의 자제들이 함께 강도에서 동악을 방문했는데 遂感而賦詩曰: “藝文檢閱李僉正, 司憲持平權敎官. 天下奇才止於此, 世間行路何其難. 陽春白雪爲誰唱, 流水高山不復彈. 晧首今逢兩家子, ..
36. 선천적으로 시적 재능을 타고난 권필 詩非天得, 不可謂之詩. 無得於天者, 則雖劌目鉥心, 終身觚墨, 而所就不過咸通諸子之優孟爾. 譬如剪彩爲花, 非不燁然, 而不可與語生色也. 余觀石洲詩格, 和平淡雅, 意者其得於天者耶. 其「解職後」詩曰: “平生樗散鬂如絲, 薄宦悽凉未救飢. 爲問醉遭官長罵, 如何歸赴野人期. 催開臘瓮嘗新醞, 更向晴窓閱舊詩. 謝遣諸生深閉戶, 病中惟有睡相宜.” 辭意極其天然, 無讓正唐諸人. 해석 詩非天得, 不可謂之詩. 시는 하늘로부터 얻은 게 아니면 시라고 말할 수 없다. 無得於天者, 則雖劌目鉥心, 終身觚墨, 하늘로부터 얻은 게 없다면, 비록 치열하게 종신토록 창작【귀목술심(劌目鉥心): 맹교(孟郊)가 시를 지을 때 “눈동자를 파고 심장을 바늘로 찌르듯이 하며, 칼날로 얽힌 실을 푸는 것 같이 한다[劌目..
권필權韠:1569(선조 2)~1612(광해군 4) 본관은 안동(安東). 중기 문인. 자는 여장(汝章), 호는 석주(石洲)임. 1. 전형적인 문인 집안임. 9대조 권보(權溥)이고 6대 권근(權近)이며 부친은 권벽(權擘)임. 2. 이안눌과 함께 정철의 문하에서 수학함. 시재가 뛰어나 제술관이 되었으며, 광해군의 뜻을 거슬러, 과거에 합격했다가 취소된 사실을 듣고 분함을 참지 못해, 처남 유희분을 풍자한 「궁류시(宮柳詩)」를 지어 풍자함. 3. 이 때문에 광해군의 분노를 사서 몽둥이 찜질을 당하고 귀향 가던 도중 동대문 바깥에서 술을 마시다 객사함. 4. 정조는 『홍재전서(弘齋全書)』에서 “석주 권필의 시는 비록 웅혼함은 모자라지만 하나의 맛은 매끈하고 아름다우며, 이따금 놀라게 하여 깨우쳐주는 곳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