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이화령 (5)
건빵이랑 놀자
목차 1. 여는 글: 반복이 만든 여행, 반복이 만들 이야기도화지에 어떤 그림을 그릴까?그림을 그리려 하지만 막막하다막막하지만 반복해서 선이라도 그어봐낙동강-한강 자전거 여행은 선이라도 긋고자 하는 마음이다 2. 스펙터클한 시작과 기대여러 도전에 성공했다고, 새로운 도전이 긴장되지 않는 건 아니다걱정은 불안이 만든 신기루시간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과 애초 지킬 필요가 없는 무심함늦는 이들이 항상 늦는 이유? 3. 시작부터 삐걱거리다현세가 감쪽같이 사라지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가 제일 무섭다 4. 가까스로 달성군으로 출발하다어그러진 상황이야말로 싱그러운 삶의 축복특명: 자전거를 버스 짐칸에 실어라 5. 자전거 여행 시작도 하기 전에 문제가 발생하다현풍터미널이 종점이 아닌게벼준영이 자전거 앞 변속기가 뒤틀..
31. 교육이란 자기를 표현하도록 하는 것 ▲ 10월 7일(수) 문경새재게스트하우스 → 충주시 소조령은 이화령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 할만하다. 이화령을 넘으며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은데’라는 것을 느꼈으니, 소조령을 오를 땐 마음이 가벼웠다. 보통은 한강을 따라 낙동강까지 달리는 코스를 많이 가니, 소조령을 먼저 넘고 이화령을 넘게 된다. 소조령을 넘으며 ‘역시 힘들구나’라는 것을 느낀 후에 더 높은 이화령을 올라야 하니 절로 기운이 팽길 테지만, 우린 반대 코스로 소조령을 가는 것이니 기운이 샘솟았다. 이때는 아이들도 이화령을 넘을 때와 다르게 한결 여유로워진 듯 하더라. 이화령을 오를 때 민석이와 준영이는 잘 달리는 편이었지만, 재욱이와 현세는 많이 힘들어 했다. 하지만 소조령을 넘을 땐 재욱이의 장..
30. 이화령에서 붙인 ‘부모님께 쓰는 영상편지’ ▲ 10월 7일(수) 문경새재게스트하우스 → 충주시 나에게 만약 이런 미션이 주어졌다면, 카메라 구도는 어떻게 할지, 어떤 말을 할지 고민을 할 것이다. 그만큼 자연스럽게 해도 되는 이야기도 어떻게든 생각을 다듬어야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바로 달려들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그 영상은 한결 긴장되고 무거운 영상이 될 것은 뻔하다. 그건 그냥 솔직하게 나를 드러내지 못하는 나의 심리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꾸미지 않음에, 과장되지 않음에, 진실이 담겨진 영상편지 하지만 아이들은 전혀 그러지 않았다. ‘놀이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솔직히 진지하지 않다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렇게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그걸 그대로 보..
29. 미션명: 부모님께 영상편지 쓰기 ▲ 10월 7일(수) 문경새재게스트하우스 → 충주시 이화령 정상에서 미션을 하고 싶었다. 이화령은 한민족의 대줄기인 백두대간 중 한 곳이기 때문에, 그 영험한 기운을 받아 할 수 있는 미션을 구상하고 있었다. ▲ 미션을 하기 위해 표지석에 모였다. ‘교통의 요지=소통=편지’의 연쇄작용 문경새재는 영남과 한양을 잇는 주요 길목으로 영남선비들이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선 이 고개를 넘어야 했었다. 그런데 근대 이후 도로가 발달할 때 그나마 낮은 산이었던 이화령에 길을 만들어 문경새재보다 더 사람들이 자주 다니게 되었다고 하더라. 그런 내용을 알고 보니, 소통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렇지 않아도 자전거 여행을 떠나기 전에 어머님들에게 “이번 여행 중 아이들이 했으면 하..
28. 불안을 투사하는 사람들을 멀리하라 ▲ 10월 7일(수) 문경새재게스트하우스 → 충주시 드디어 남한강으로 건너가는 날이다. 민족의 젓줄인 낙동강을 지나 한강의 기적을 만든 남한강으로 들어서는 기념비적인 날이다. 그런데 남한강으로 가기 위해서는 백두대간 중 하나인 이화령을 넘어가야 한다. 그래서 마음을 단디 먹고 출발했다. 문경온천, 낮과 밤의 분위기가 180도 다른 곳 게스트하우스를 나와 이화령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제 휘황찬란한 불빛으로 불야성을 연출했던 문경온천 부근을 지나가야 한다. 어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갑자기 환한 불빛이 비춰서 별세계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아침에 그곳을 지나니 전혀 다른 곳인 줄 알았다. 화려한 무대의 앞과 어둡고 초라한 뒤의 차이처럼 쇠락한 마을의 분위기가 물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