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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주지번과 허균 『소화시평』 권하 41번에서는 중국 사신인 주지번이 말하는 허균에 대한 평가를 들을 수 있다. 이미 권상 35번 글을 통해 허균과 주지번이 매우 가까운 사이라는 걸 알 수 있었는데, 이번 글에서 평가하는 걸 보니 단순히 친한 정도가 아니라, 어찌 보면 소울 메이트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아예 허균을 매우 칭송하며 ‘중국에 있더라도 상위권에 랭킹될 정도의 실력파 문장가[雖在中朝, 亦居八九人中]’라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중과 포숙아의 이야기를 다룬 ‘관포지교(管鮑之交)’나 백아와 종자기의 우정담을 다룬 ‘지음(知音)’이나 이안눌과 권필의 우정담 등이 모두 그렇듯이 자기를 알아주는 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하냐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설 연휴에 모처럼 성남에 사는 친구와 만..
41. 주지번과 홍만종도 인정한 허균의 시작 재능 朱太史之藩, 嘗稱端甫雖在中朝, 亦居八九人中, 端甫, 許筠字也. 第以刑死, 文集不行, 人罕知之, 特揀數首. 其「有懷」詩, “倦鳥何時集, 孤雲且未還. 浮名生白髮, 歸計負靑山. 日月消穿榻, 乾坤入抱關. 新詩不縛律, 且以解愁顔.” 「初夏省中」詩曰: “田園蕪沒幾時歸, 頭白人間宦念微. 寂寞上林春事盡, 更看疏雨濕薔薇. 懕懕晝睡雨來初, 一枕薰風殿閣餘. 小吏莫催嘗午飯, 夢中方食武昌魚.” 評者謂: “東岳詩如幽燕少年, 已負沈鬱之氣; 石洲詩如洛神凌波, 微步轉眄, 流光吐氣; 許筠詩如波斯胡陳宝列肆, 下者乃木難火齊. 해석 朱太史之藩, 嘗稱端甫雖在中朝, 태사 주지번은 일찍이 ‘단보는 비록 중국에 있었더라도 亦居八九人中, 또한 8~9등엔 들어간다’고 칭찬했으니, 端甫, 許筠字也. 단보..
35. 가을이 왔는데 출근해야 하는 내 마음 어쩌랴 按許筠『四部藁』 「丙午紀行」曰: “天使朱太史之藩謂筠曰: ‘本國自新羅以至今詩歌最好者, 可逐一書來,’ 筠遂選四卷以呈, 太史覽畢, 招筠語曰: ‘子所選詩, 吾達夜燃燭看之, 孤雲詩似粗弱, 李仁老·洪侃最好.”云. 諱侃號洪崖, 於余十二代祖也. 麗朝皆尙東坡, 至於大比有三十三東坡之語. 獨洪崖先祖深得唐調, 擺脫宋人氣習, 其「早朝馬上」詩曰: ‘紫氣橫空澗水流, 風烟千里似滄洲. 石橋西畔南臺路, 柱笏看山又一秋.’ 格韻淸越, 不雜塵累. 해석 按許筠『四部藁』 「丙午紀行」曰: 허균의 『사부고』의 「병오기행」에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天使朱太史之藩謂筠曰: “명나라 사신 주지번(朱之蕃)【주지번(朱之蕃, 1546~1626): 서화에 뛰어났으며 만력 33년(1605)에 조선에 사신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