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가을이 왔는데 출근해야 하는 내 마음 어쩌랴
按許筠『四部藁』 「丙午紀行」曰: “天使朱太史之藩謂筠曰: ‘本國自新羅以至今詩歌最好者, 可逐一書來,’ 筠遂選四卷以呈, 太史覽畢, 招筠語曰: ‘子所選詩, 吾達夜燃燭看之, 孤雲詩似粗弱, 李仁老·洪侃最好.”云.
諱侃號洪崖, 於余十二代祖也. 麗朝皆尙東坡, 至於大比有三十三東坡之語.
獨洪崖先祖深得唐調, 擺脫宋人氣習, 其「早朝馬上」詩曰: ‘紫氣橫空澗水流, 風烟千里似滄洲. 石橋西畔南臺路, 柱笏看山又一秋.’ 格韻淸越, 不雜塵累.
해석
按許筠『四部藁』 「丙午紀行」曰:
허균의 『사부고』의 「병오기행」에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天使朱太史之藩謂筠曰:
“명나라 사신 주지번(朱之蕃)【주지번(朱之蕃, 1546~1626): 서화에 뛰어났으며 만력 33년(1605)에 조선에 사신으로 와서 조선 인사들과 수창함】이 나에게 말했다.
‘本國自新羅以至今詩歌最好者,
‘귀국에서 신라부터 지금까지의 시가 중에 가장 좋은 것을 빼지 않고
可逐一書來,’
하나씩 써서 주십시오.’
筠遂選四卷以呈, 太史覽畢, 招筠語曰:
그래서 내가 마침내 네 권으로 뽑아 드리니 태사가 보고 나를 불러 말했다.
‘子所選詩, 吾達夜燃燭看之,
‘그대가 고른 시를 우리들이 밤에 촛불을 켜고 보았습니다.
孤雲詩似粗弱,
고운의 시는 거칠고 약한데,
李仁老·洪侃最好.’”云.
이인로와 홍간【홍간(洪侃, ?~1304): 자는 자운(子雲), 운부(雲夫)이며 호는 홍애(洪崖)다. 시문에 능했고, 시체가 청려한 것으로 이름이 높았다】의 시는 정말 좋습니다.’”
諱侃號洪崖, 於余十二代祖也.
(홍간은) 휘는 간(侃)이고 호는 홍애(洪崖)로 나의 12대 조부다.
麗朝皆尙東坡,
고려 때에 모두 소동파를 숭상하여
‘대과에서 33명의 소동파가 나왔다’는 말도 있었다.
獨洪崖先祖深得唐調, 擺脫宋人氣習,
유독 홍애 선조께서는 깊이 당시를 터득하여 송시의 기습을 벗겨내었으니,
其「早朝馬上」詩曰: ‘紫氣橫空澗水流, 風烟千里似滄洲. 石橋西畔南臺路, 柱笏看山又一秋.’
그 「일찍 조회하러 가는 말 위에서[早朝馬上]」라는 시를 소개한다.
紫氣橫空澗水流 | 상서로운 기운 하늘을 비끼고 시냇물 흐르니, |
風烟千里似滄洲 | 천리의 좋은 경치 마치 창주(滄洲)인 듯. |
石橋西畔南臺路 | 돌다리 서쪽 가 남대길 |
柱笏看山又一秋 | 홀든 채 산을 보니 또한 온통 가을이네. |
格韻淸越, 不雜塵累.
풍격이 맑고도 높아 세속의 티끌이 섞이지 않았다.
인용
- 대비(大比): 3년마다 한 번씩 시행하여 관리를 뽑는 과거 시험. 여러 차례 시험으로 시험을 잘 본 이를 임명하기에 이름 붙음. [본문으로]
'문집 > 소화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화시평 상권 - 37. 핍진한 시를 보여주마 (0) | 2021.10.26 |
---|---|
소화시평 상권 - 36. 홍간의 기러기 시 (0) | 2021.10.26 |
소화시평 상권 - 34. 태평성대를 시로 묘사하는 방법 (0) | 2021.10.26 |
소화시평 상권 - 33. 사찰시로 세속의 욕망을 비웃은 김지대 (0) | 2021.10.26 |
소화시평 상권 - 32. 진화 형제의 시 (0) | 2021.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