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주지번과 홍만종도 인정한 허균의 시작 재능
朱太史之藩, 嘗稱端甫雖在中朝, 亦居八九人中, 端甫, 許筠字也. 第以刑死, 文集不行, 人罕知之, 特揀數首.
其「有懷」詩, “倦鳥何時集, 孤雲且未還. 浮名生白髮, 歸計負靑山. 日月消穿榻, 乾坤入抱關. 新詩不縛律, 且以解愁顔.”
「初夏省中」詩曰: “田園蕪沒幾時歸, 頭白人間宦念微. 寂寞上林春事盡, 更看疏雨濕薔薇. 懕懕晝睡雨來初, 一枕薰風殿閣餘. 小吏莫催嘗午飯, 夢中方食武昌魚.”
評者謂: “東岳詩如幽燕少年, 已負沈鬱之氣; 石洲詩如洛神凌波, 微步轉眄, 流光吐氣; 許筠詩如波斯胡陳宝列肆, 下者乃木難火齊.
해석
태사 주지번은 일찍이 ‘단보는 비록 중국에 있었더라도
亦居八九人中,
또한 8~9등엔 들어간다’고 칭찬했으니,
端甫, 許筠字也.
단보는 허균의 자다.
第以刑死, 文集不行,
다만 형벌로 죽었기 때문에 문집이 간행되지 않아
人罕知之. 特揀數首,
사람들이 드물게 그를 아니 특별히 몇 수만을 뽑았다.
其「有懷」詩, “倦鳥何時集, 孤雲且未還. 浮名生白髮, 歸計負靑山. 日月消穿榻, 乾坤入抱關. 新詩不縛律, 且以解愁顔.”
「그리움이 있어[有懷]」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倦鳥何時集 孤雲且未還 | 지친 새 어느 때 모여들까? 외로운 구름 또한 돌아오질 않은데. |
浮名生白髮 歸計負靑山 | 헛된 명성 추구하느라 흰머리 나고 돌아갈 계책 청산을 져버렸구나. |
日月消穿榻 乾坤入抱關 | 세월은 뚫린 목탑에서 사라졌고 천지는 포관에 들어오네. |
新詩不縛律 且以解愁顔 | 그렇지만 새로운 시가 법칙에 얽매지 않아 또한 시름겨운 낯을 푸네. |
「初夏省中」詩曰: “田園蕪沒幾時歸, 頭白人間宦念微. 寂寞上林春事盡, 更看疏雨濕薔薇. 懕懕晝睡雨來初, 一枕薰風殿閣餘. 小吏莫催嘗午飯, 夢中方食武昌魚.”
「초여름 관아에서 짓다[初夏省中作]」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田園蕪沒幾時歸 | 전원이 거칠어졌으니, 어느 때에 돌아갈꼬? |
頭白人間宦念微 | 머리 세니 인간세상 벼슬생각이 옅어지네. |
寂寞上林春事盡 | 적막해라. 상림원에 봄 풍경 끝났지만, |
更看疎雨濕薔薇 | 보슬비가 다시 장미를 적셨구나. |
懕懕晝睡雨來初 | 나른한 낮잠은 비온 처음에 |
一枕薰風殿閣餘 | 배게엔 향기로운 바람이 불어 전각엔 여운이 있구나. |
小吏莫催嘗午飯 | 아전들아 일찍이 점심 먹으라 재촉하지 말게, |
夢中方食武昌魚 | 꿈속에서 곧 무창의 물고기를 먹으려던 참이니, |
評者謂: “東岳詩如幽燕少年,
평론하는 사람이 평가했다. “동악의 시는 유연【유연(幽燕): 지금의 하북(河北)과 요녕(遼寧) 일대로, 북방의 오랑캐들이 살던 곳이다. 안록산(安祿山)이 이 지역에서 난(亂)을 일으켜 현종이 서쪽으로 몽진(蒙塵)하였던 역사적 사건이 있다】의 소년 같아서
已負沈鬱之氣;
이미 침울한 기운을 지니고,
石洲詩如洛神凌波, 微步轉眄,
석주의 시는 낙수의 여신이 파도를 타고 사뿐사뿐 걷는 것 같아서 눈알을 굴리면
流光吐氣;
빛을 흘리고 기운을 토해낸다.
許筠詩如波斯胡陳宝列肆 1,
허균의 시는 페르시아 상인들이 가게에 보석을 진열해놓은 것 같아서,
下者乃木難火齊.”
졸작이어도 곧 목난주이거나 화제주【목난(木難): 보석(寶石)의 이름으로 목난주(木難珠)의 준말임 / 화제(火齊): 화제주(火齊珠)의 준말로 보주(寶珠)의 일종】다.”
인용
- 열사(列肆): 가게가 죽 늘어선 시장을 말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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