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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어우야담 - 시적 재능이 있는 이를 하늘이 시기하네 본문

문집/어우야담

어우야담 - 시적 재능이 있는 이를 하늘이 시기하네

건방진방랑자 2019. 8. 2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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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재능이 있는 이를 하늘이 시기하네

 

夫雕鏤萬物, 使萬物各賦其形者, 天之才也; 擺弄造化, 能放象萬物之態者, 詩人之才也. 惟莫工者天, 而何物詩人, 奪天之工哉? 是知才者無命, 是天之所使, 天亦多猜也乎. 旣賦之才, 胡使之窮哉.

吾友成汝學, 詩才之高, 一世寡倫. 而至今六十, 未得一命之官, 余常恠之. 其詩曰: “露草虫聲濕, 風枝鳥夢危.” 又曰: “面惟吾友識, 食爲丈夫哀.” 又曰: “雨意偏侵夢, 秋光欲染詩.” 其語雖極工, 而其寒談蕭索, 殊非榮貴人氣象, 豈獨詩之使其窮哉? 詩亦鳴其窮也.

又有李廷冕, 洪男之孫也. 身短而面有㾴, 自號短㾴. 嘗於雨後, 有詩, ‘庭泥橫斷蚓, 壁日聚寒蠅.’ 其友李春英, 文人也, 每稱其妙而斥其窮. 後果登科, 未幾而死, 盖庭泥斷蚓, 賤之識也; 壁日寒蠅, 夭之徵也.

余與尹修撰繼善, 於詩人尹孝源家小酌, 繼善卽席題詩, 其一聯曰: “宦遊千里蔗甘盡, 世事一春落花忙.” 座中皆稱其美, 余曰: “年少人何作此語.” 果未久而夭.

! 詩者, 出自情性虛靈之府, 先識夭賤, 油然而發, 不期然而然, 非詩能窮, 人窮也, 故詩者如斯哉. 但有才者, 天亦猜之, 於世人, 又何尤焉, 惜哉!

 

 

 

 

해석

夫雕鏤萬物, 使萬物各賦其形者,

일반적으로 만물을 조각하거나 새겨 만물에게 각각 그 형체를 부여해주는 것은

 

天之才也;

하늘의 재주이고

 

擺弄造化, 能放象萬物之態者,

조화로움을 긁어모아 놀면서 만물의 자태를 형태대로 모방할 수 있는 것은

 

詩人之才也.

시인의 재주다.

 

惟莫工者天, 而何物詩人,

오직 공교롭지 않은 것이 하늘이니 시인이 어떻게 생겨 먹었기에

 

奪天之工哉?

하늘의 공교로움을 빼앗는단 말인가.

 

是知才者無命, 是天之所使,

재주를 아는 사람은 운명에 거슬리게 되니 이것은 하늘이 시킨 것으로

 

天亦多猜也乎.

하늘 또한 시기심이 많은 것이다.

 

旣賦之才, 胡使之窮哉.

이미 부여한 재주인데 어째서 그를 곤궁하게 하는 것인가.

 

吾友成汝學, 詩才之高, 一世寡倫.

나의 벗 성여학은 시재가 높아 한 세대에 비교할 만한 이가 적었다.

 

而至今六十, 未得一命之官,

그런데 지금 60살에 이르도록 말단의 벼슬조차 얻지 못했으니

 

余常恠之.

나는 항상 그것이 괴이했다.

 

其詩曰: “露草虫聲濕, 風枝鳥夢危.”

그 시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고

 

露草虫聲濕 風枝鳥夢危

이슬 맞은 풀에 벌레 소리 젖어 있고 바람 부는 가지에 새의 꿈이 위태롭네.

 

又曰: “面惟吾友識, 食爲丈夫哀.”

그 시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으며

 

面惟吾友識 食爲丈夫哀

내 얼굴 내 벗만이 알고 먹는 건 장부의 슬픔이 되었네.

 

又曰: “雨意偏侵夢, 秋光欲染詩.”

그 시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으니

 

雨意偏侵夢 秋光欲染詩

비의 뜻이 치우쳐 침범해오고 꿈을 가을빛이 시를 물들이려 하네.

 

 

其語雖極工, 而其寒談蕭索,

시어가 비록 매우 교묘하더라도 쓸쓸한 말과 삭막함이

 

殊非榮貴人氣象,

거의 영화롭고 귀한 사람의 기상이 아니니

 

豈獨詩之使其窮哉? 詩亦鳴其窮也.

어찌 유독 시가 곤궁하게 한 것이겠는가. 시 또한 곤궁함에 공명한 것이다.

 

又有李廷冕, 洪男之孫也.

또한 이정면이 있는데 홍남의 손자다.

 

身短而面有㾴, 自號短㾴.

키가 작고 얼굴에 뾰루지가 있어 단사라 자호했다.

 

嘗於雨後, 有詩, ‘庭泥橫斷蚓, 壁日聚寒蠅.’

일찍이 비온 후에 시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庭泥橫斷蚓 壁日聚寒蠅

마당 진흙엔 횡으로 잘린 지렁이, 벽에 비친 해엔 추운 파리 모이네.

 

其友李春英, 文人也,

나의 벗 이춘영은 문인으로

 

每稱其妙而斥其窮.

이정면에 대해 매번 오묘함은 칭찬했지만 곤궁함은 질책했었다.

 

後果登科, 未幾而死,

훗날 과연 이정면은 급제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 죽었으니

 

盖庭泥斷蚓, 賤之識也;

대체로 庭泥斷蚓은 천함의 표지였고

 

壁日寒蠅, 夭之徵也.

壁日寒蠅은 요절함의 징표였던 것이다.

 

余與尹修撰繼善, 於詩人尹孝源家小酌[각주:1],

내가 수찬 윤계선과 시인 윤효원의 집에서 술을 마실 적에

 

繼善卽席題詩, 其一聯曰: “宦遊千里蔗甘盡, 世事一春落花忙.”

계선이 즉석에서 시를 지었으니 한 연은 다음과 같아

 

宦遊千里蔗甘盡

벼슬에서 유람한 지 천리라 단맛 다했고

世事一春落花忙

세상일 한 봄이라 낙화처럼 바쁘다네.

 

座中皆稱其美,

좌중이 모두 시의 아름다움을 칭송했지만

 

余曰: “年少人何作此語.”

나는 나이 어린놈이 어째서 이런 말을 하느냐?”라고 말했고

 

果未久而夭.

과연 오래지 않아 요절했다.

 

! 詩者, 出自情性虛靈之府,

! 시라는 것은 성정과 허령한 내면에서 나와

 

先識夭賤, 油然而發, 不期然而然,

먼저 요절할 줄 천할 줄 알아 콸콸콸 발산되어 그러길 기약치 않아도 그러하니

 

非詩能窮,

시가 곤궁하도록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人窮也, 故詩者如斯哉.

사람이 곤궁하기 때문에 시가 이와 같은 것이다.

 

但有才者, 天亦猜之,

다만 재주 있는 사람은 하늘이 또한 그를 시기하니

 

於世人, 又何尤焉, 惜哉!

세상 사람들을 또한 어찌 탓하겠는가. 애달프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제호시화

한시미학산책

우리 한시를 읽다

 

 

 

 

 

  1. 小酌: 술을 위주로 간단하게 차린 잔치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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