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뢰잡절(月瀨襍絶)
박제가(朴齊家)
毋將一紅字 泛稱滿眼華
무장일홍자 범칭만안화
華鬚有多少 細心一看過
화수유다소 세심일간과
坡坨色深淺 綠草風以暈
파타색심천 녹초풍이훈
獨有含櫻鳥 時來刷紅吻
독유함앵조 시래쇄홍문
了了魚相聚 寥寥人屛息
료료어상취 료료인병식
啞然忽發笑 顴影寫咫尺
아연홀발소 관영사지척
快活昆侖奴 靑泥蹋赤踵
쾌활곤륜노 청니답적종
要鎌明賽月 午飯高於塚
요겸명새월 오반고어총
해석
毋將一紅字 泛稱滿眼華 | 하나의 홍(紅)자를 가지고 두루 눈 가득한 꽃을 말하지 말라. |
華鬚有多少 細心一看過 | 꽃술엔 많고 적음이 있으니 세심하게 한 번에 보며 지나야 하리. |
坡坨色深淺 綠草風以暈 | 언덕의 빛깔 짙고 옅으며 푸른 풀은 바람에 어지럽다네. |
獨有含櫻鳥 時來刷紅吻 | 홀로 앵두 머금은 새가 있어 이따금 붉은 부리 씻으러 온다네. |
了了魚相聚 寥寥人屛息 | 분명하게 물고기들 서로 모이기에 적막하게 숨소리 죽였지 |
啞然忽發笑 顴影寫咫尺 | 갑자기 웃어재끼니 광대뼈 그림자가 지척에 드리워졌네. |
快活昆侖奴 靑泥蹋赤踵 | 쾌활한 곤륜산 같은 머슴이 푸른 진흙 맨발로 밟네. |
要鎌明賽月 午飯高於塚 | 허리 낫은 밝기가 달과 다툴 만하고 점심밥은 무덤보다 높구나. 『貞蕤閣』 初集 |
해설
이 시는 사람들을 위해 고갯마루의 꽃을 시로 지은 것이다.
꽃이라고 하면 ‘붉다’는 생각만 가지고 눈에 보이는 모든 꽃들을 판단하지 마라. 꽃에는 다양한 빛깔의 꽃이 있고, 또한 꽃에서 잘 보이지 않는 섬세한 부분의 꽃 수염 경우에는 꽃 수염이 많은 것도 있고 적은 것도 있다. 그러니 꽃 수염들부터 세심하게 살펴보라.
이 시는 꽃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확대 해석하면 세상만사와 만물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통념을 비판하고자 한 것이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하, 이담, 2010년, 303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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