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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의 탄식
농가탄(農家歎)
정래교(鄭來僑)
赤日鋤禾霜天穫 | 땡볕에 벼 김매고 서리 내릴 때 수확했지만 |
水旱之餘能幾獲 | 홍수와 가뭄이 지난 뒤라 얼마나 수확할 수 있나. |
燈下繅絲鷄鳴織 | 등불 아래에서 실켜고 닭 울 때 베 짰지만 |
戛戛終日纔數尺 | 종일토록 애써봤자 겨우 두어 자라네. |
稅布輸來身無褐 | 면포로 거둬가서 몸엔 옷조차 없고 |
官糴畢後缾無粟 | 환곡 다 갚은 뒤라서 항아리엔 곡식조차 없네. |
惡風捲茆山雪深 | 사나운 바람이 초가집 말아 올리고 산엔 눈 수북한데 |
糟糠不飽牛衣宿 | 지게미도 못 먹고서 소 거적 덮고 잔다네. |
白骨之徵何慘毒 | 백골징포 어찌나 참혹하고 표독한지 |
同鄰一族橫罹厄 | 이웃하던 한 집안이 횡액에 걸렸네. |
鞭撻朝暮嚴科督 | 아침저녁으로 매질하며 엄한 세금을 독촉하니 |
前村走匿後村哭 | 앞마을에선 달아나 숨었고 뒷마을에선 통곡하네. |
鷄狗賣盡償不足 | 닭과 개 모두 팔아도 갚기엔 부족한데 |
悍吏索錢錢何得 | 사나운 아전이 돈을 찾으니, 돈 어데서 얻을꼬. |
父子兄弟不相保 | 부자형제 서로 보호하질 못해 |
皮骨半死就凍獄 | 피골이 반쯤 죽은 채 차디찬 감옥에 나간다네. 『浣巖集』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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