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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짚신 짜네(본 걸 기록하다)
여직구(女織屦) (紀所見)
황상(黃裳)
女能織屦其何似 | 여인이 짚신 짠다는 게 어떠한가? |
萬中無似惟屦已 | 온갖 것 중에 보잘 것 없는 것이 이 짚신 짜기네. |
引針刺繡乃女工 | 바느질하고 수놓는 게 곧 여인의 일인데 |
紉草經緯豈汝美 | 새끼 가로로 세로로 꼬는 게 어찌 너의 미덕이겠는가. |
妙年守宮紅不渝 | 젊은 나이에 바른 수궁사 1은 붉기가 달라지지 않았고 |
風雨不赴魯男子 | 비바람 불 때 노남자 2에게 달려가지 않았지. |
席門深掩畏人知 | 석문 3 깊이 닫고 남들이 알까 두려워했지만 |
能無無聲涙不止 | 소리 없는 눈물 그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十字橫木所謂屋 | 십자모양으로 나무를 비껴놓은 게 집이고 |
左右榱椽自枯竹 | 좌우 서까래는 마른 대나무라네. |
此中猶當郞伯軍 | 여기 가운데서 오히려 남편 4을 맞을 것인데 |
牛衣代裙如不忸 | 소 거적으로 치마를 대신하여도 부끄럽지 않으리. |
嗟呼我亦老山圃 | 아! 나 또한 산의 채마밭에서 늙어 가는데 |
得不傷心女不遇 | 너의 불우함에 상심치 않을 수 있겠는가. |
君不見 | 그대 보지 못했나. |
浿城美人獨繭裙 | 평양의 미인들이 홀로 비단 치마 입고 |
蘭氣猶輕百錢絇 | 난초 향기 뿜으며 오히려 백전이나 되는 신조차 가벼히 여기는 걸.『巵園小藁』 |
인용
- 수궁(守宮): 守宮砂以朱砂飼壁虎搗爛而成者, 舊謂塗於婦女臂上可驗持貞操. / 壁虎ㆍ蜥蜴ㆍ簷蛇 등으로 불리는 야행성 물도마뱀의 일종임 / 이 도마뱀을 그릇에 담아 붉은 朱砂를 먹여 키운다. 이 놈이 다 자라면 절구에 넣고 찧어 화장품의 일종인 붉은 연지를 만든다. 수궁으로 만든 연지를 몸에 한 번 바르면 종신토록 물이 빠지지 않는데, 다만 남녀 관계를 맺으면 없어진다고 함, / 한 무제 때에 단오날에 수궁을 잡아 그릇에 담아놓고 단사를 먹여 키우다가, 이듬해 단오에 절구에 넣고 찧어 붉은 연지를 만들어 궁녀들의 팔뚝에 점을 찍는다. 이 궁녀를 범하는 자가 있으면 붉은 점이 사라지고, 그렇지 않으면 붉은 사마귀처럼 남아 있기에 궁녀들을 단속하는 수단으로 삼아 '후궁을 지킨다'는 뜻으로 守宮이라 이름 붙임. -『博物志』 「古今事物類聚 권9 捕守宮」 [본문으로]
- 노남자(魯男子): 『시경』 「小雅」에 나온다. 밤중에 이웃에 홀로 사는 과부가 비에 집이 무너지자 찾아와 재워주길 원했다. 그런데 재워주지 않자, 유하혜는 이런 경우에 재워줬는데 왜 안 되냐고 화를 내자, 유하혜는 이미 학문이 높은 군자로 평판이 났기에 그런 상황에도 문제가 될 게 없지만, 자신은 그렇지 못하기에 하지 않음으로 절개를 지키겠다는 얘기다. [본문으로]
- 석문(席門): 헌 자리로 단 문으로 가난한 집을 뜻한다. 『사기(史記)』 「진승상세가(陳丞相世家)」에 "집이 성 밑 궁벽한 마을에 있고 떨어진 자리로 문을 달았으나 문밖에는 찾아오는 長者의 수레가 많이 있었다."라 하였다. [본문으로]
- 낭백(郞伯): 고대에 부인을 장부에 대비한 일종의 명칭[古代婦人對丈夫的一種稱謂].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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