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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설헌(蘭雪軒)의 시에는 신선의 세계에서 자유로이 노니는 정경을 읊은 작품이 많다. 이것은 현실적으로 이룰 수 없는 꿈을 이상 공간인 신선의 세계에서 해소하고자 하는 작자의 고뇌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의 「유선사(遊仙詞)」는 칠언절구(七言絶句) 87수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첫째수는 다음과 같다.
千載瑤池別穆王 | 천 년의 요지에서 주 목왕과 헤어진 뒤 |
暫敎靑鳥訪劉郞 | 잠깐 파랑새에게 한 무제를 찾게 했네. |
平明上界笙簫返 | 새벽에 하늘에서 피리소리 들려오고 |
侍女皆騎白鳳凰 | 시녀들은 모두 다 흰 봉황을 타고있네. |
주지번(朱之蕃)은, 난설헌(蘭雪軒)의 「유선사(遊仙詞)」와 같은 시편(詩篇)은 표연(飄然)히 진세(塵世)에서 벗어나 있을 뿐 아니라 청수(淸秀)하면서도 화미(華靡)함이 없는 명편(名篇)이라 극찬하였다.
이 시는 선계(仙界)로 비상한 작자가 선계의 모습을 형용한 장편이다. 요지(瑤池)ㆍ목왕(穆王)ㆍ청조(靑鳥)ㆍ유랑(劉郞)ㆍ생소(笙簫)ㆍ봉황(鳳凰) 등을 적절하게 교직(交織)하여 새로운 선계(仙界)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창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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