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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그리워
도망(悼亡)
최대립(崔大立)
睡鴨香消夜已闌 夢回虛閣枕屛寒
梅梢殘月娟娟在 猶作當年破鏡看 『靑莊館全書』 卷三十五
해석
睡鴨香消夜已闌 수압향소야이란 | 오리 자고 향초 사라져 밤 이미 깊고 |
夢回虛閣枕屛寒 몽회허각침병한 | 꿈에서 빈 누각 도니 침병은 서늘하구나【침병(枕屛): 외풍을 막기 위해 머리맡에 치는 작은 병풍】. |
梅梢殘月娟娟在 매초잔월연연재 | 매화가지의 기운 달 아름답고 환하기만 한데 |
猶作當年破鏡看 유작당년파경간 | 오히려 그해에 깨어진 거울 본다네. 『靑莊館全書』 卷三十五 |
해설
어느 미궁(迷宮)에서 돌아나오듯 희미하게 정신이 돋아난다. 꿈이었다. 오랜만에 만났던 아내의 모습 홀연 간 곳 없고, 덩그런 빈집에 썰렁하게 혼자 누워 있는 자신을 확인한다.
향로에 불 꺼진 지도 오래인 듯, 머리맡의 병풍마저 허허로이 느껴지는 이슥한 밤이다.
문을 열고 내다본다. 매화핀 가지끝에 연연한 반달이 걸려 있다. 매월(梅月)이 상조(相照)하는 깊은 봄밤이다.
그 맑고 고운 반달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그것은 마치, 아내와의 사별로 반쪼개져 나간 거울의, 그 한 쪽인 듯, 아내의 얼굴로 겹쳐 보인다.
반야의 천공에, 그리움이 가득 고인다.
-손종섭, 『옛 시정을 더듬어』, 정신세계사, 1992년, 407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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