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에서 독서하는 아이 양정에게 주며
증무영독서아동양정(贈撫寧讀書兒童養正)
송순(宋純)
聖敎分明次第俱 初門孝悌爾知無
自從科擧爲人病 天下堪傷正學蕪 『俛仰集』 卷之二
해석
聖敎分明次第俱 성교분명차제구 |
성스러운 가르침은 분명하고 자례가 갖춰졌으니 |
初門孝悌爾知無 초문효제이지무 |
초학자의 학문이 효제(孝悌)임을 너는 아니? 모르니? |
自從科擧爲人病 자종과거위인병 |
과거공부에 종사함으로부터 사람의 병이 되었으니 |
天下堪傷正學蕪 천하감상정학무 |
천하가 정학의 거칠어짐을 속상해 하는 구나. 『俛仰集』 卷之二 |
해설
이 시는 무영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 양정에게 준 시로, 학문의 길에 대해 읊고 있다.
성인의 가르침은 분명하게 차례가 갖추어져 있으니, 처음 공부로 들어가는 문은 바로 효제(孝悌)인데, 너는 아느냐? 모르느냐? 그런데 효(孝)를 공부하기보다는 일신(一身)의 영달을 위해 과거시험공부만을 하다 보니, 바른 학문은 황폐해져 사람들의 병폐가 되어 천하가 상심하고 있다.
『을사전문록(乙巳傳聞錄)』에 송순에 대한 간략한 생평(生平)이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송순의 자는 수초이며 본관은 신평이다. 경술년 대간에서 아뢰어 구수담과 결탁하고 다른 논의를 선동했다는 일로써, 귀양 보내기를 청해서 서천으로 정배되었고, 이기가 정승이 파직된 뒤에 다시 서용되었다. 선조조 무진년 봄에 수상 이준경이 경연에서 아뢰기를, ‘송순은 선조(先朝)의 옛 신하로서, 재기(才器)가 준수하니 뽑아 쓰기를 청합니다.’ 하니, 특별히 조서를 내려 우참찬을 임명하였다. 만년에 벼슬을 그만두고 광주 고향에 돌아가서 산수에 노닐면서 수양에 전심하였는데 향년은 80여 세라고 이른다[宋純字遂初 新平人 庚戌臺諫啓 以締結具壽聃鼓出異議 請竄配舒川 及芑罷相後復敍 宣祖朝戊辰春 首相李浚慶經筵啓曰 宋純先朝舊臣 才器俊秀 請擢用 特旨拜右參贊 晩年休致 歸光州故鄕 優遊山水 專意修養 享年八十餘歲云].”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년, 291~292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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