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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릉 두보의 시에 차운하며
견차두소릉운(遣次杜少陵韻)
송순(宋純)
林中違夙願 嶺外作重遊
림중위숙원 령외작중유
愁緖多生草 光陰速置郵
수서다생초 광음속치우
雲容猶亢旱 物意已逢秋
운용유항한 물의이봉추
奈此民飢迫 天心似不留
내차민기박 천심사불류 『俛仰集』 卷之三
해석
林中違夙願 嶺外作重遊 | 숲속에서 이른 바람을 어기고 고개 밖에서 거듭 유람했네. |
愁緖多生草 光陰速置郵 | 근심의 실마리가 풀이 나듯 많고 세월은 역의 파발마보다 빨랐네. |
雲容猶亢旱 物意已逢秋 | 구름의 모습은 오히려 가뭄과 겨루고 사물의 뜻은 이미 가을을 만났지. |
奈此民飢迫 天心似不留 | 어째서 백성은 굶주림에 핍박받는 것인가? 하느님의 마음은 만류하지 않는 듯하네. 『俛仰集』 卷之三 |
해설
이 시는 두보(杜甫)의 운(韻)에 차운해 읊은 것으로, 가뭄에 백성들이 고통받는 것을 보고 지은 애민시(愛民詩)이다.
고향 숲 속에서 살고 싶은 오래된 소망을 어기고 고개를 넘어 타향에서 여러 번 놀았다. 그러다 보니 근심의 실마리가 봄풀처럼 많이 자라고, 한 일도 없는데 세월은 역마만큼이나 빠르게 지나간다. 구름 모습을 보니 비가 오기는 틀린 듯 오히려 가뭄과 겨루고, 사물을 보니 벌써 가을이다. 하늘은 어찌 이 백성들에게 굶주림만 주시나? 하늘도 이 나라의 백성들을 돌보려는 마음이 없는가 보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년, 293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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