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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 - 무제(無題)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조식 - 무제(無題)

건방진방랑자 2021. 4. 1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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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無題)

 

조식(曺植)

 

 

魯野麟空老 岐山鳳不來

로야린공로 기산봉불래

文章今已矣 吾道竟誰依

문장금이의 오도경수의 南冥先生集卷之一

 

 

 

 

해석

魯野麟空老 岐山鳳不來 노나라 들판에 기린이 부질없이 늙어가고 기산엔 봉황이 오지 않네.
文章今已矣 吾道竟誰依 문장도 이제 그쳤으니 우리의 도는 마침내 누굴 의지하려나? 南冥先生集卷之一

 

 

해설

이 시는 현실에 대한 남명(南冥)의 총체적 인식이 녹아 있는 시이다. 그런데 현실에 대한 구체적 인식이 언급되어 있지 않아서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산문을 통해 그 편린을 엿볼 수 있다.

 

1555년 단성현감에 임명된 직후에 올린 상소문에, “또 전하의 나랏일이 이미 그릇되었고, 나라의 근본이 이미 망했으며, 하늘의 뜻은 이미 떠나버렸고, 민심도 이미 이반되었습니다. 비유하자면 백 년 동안 벌레가 그 속을 갉아 먹어 진액이 이미 말라 버린 큰 나무가 있는데, 회오리바람과 사나운 비가 어느 때에 닥쳐올지 전혀 알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이 지경에 이른 지가 오랩니다. ……낮은 벼슬아치는 아래에서 시시덕거리면서 주색만을 즐기고, 높은 벼슬아치는 위에서 어름어름하면서 오로지 재물만을 늘리며, 강물고기의 배가 썩어 들어가는 것 같은데도 그 허물을 바로잡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 자전께서 생각이 깊으시기는 하나 깊은 궁중의 한 과부에 지나지 않고, 전하께서는 어리시어 다만 선왕의 외로운 아드님이실 뿐이니, 천 가지 백 가지나 되는 하늘의 재앙과 억만 갈래의 민심만을 어떻게 감당해 내며 무엇으로 수습하시겠습니까[抑殿下之國事已非 邦本已亡 天意已去 人心已離 比如大木 百年䖝心 膏液已枯 茫然不知飄風暴雨何時而至者 久矣 …… 小官嬉嬉於下 姑酒色是樂 大官泛泛於上 唯貨賂是殖 河魚腹痛 莫肯尸之 ……慈殿塞淵 不過深宮之一寡婦 殿下幼冲 只是先王之一孤嗣 天災之百千 人心之億萬 何以當之 何以收之耶]?”라고 하여, 당시 현실에 대한 불만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314~315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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