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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황 - 보자계상 유산지서당(步自溪上 踰山至書堂)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이황 - 보자계상 유산지서당(步自溪上 踰山至書堂)

건방진방랑자 2021. 4. 1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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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가에서부터 걸어 산을 넘어 서당에 이르러

보자계상 유산지서당(步自溪上 踰山至書堂)

 

이황(李滉)

 

 

花發巖崖春寂寂 鳥鳴澗樹水潺潺

偶從山後攜童冠 閒到山前問考槃 退溪先生文集卷之三

 

 

 

 

해석

花發巖崖春寂寂
화발암애춘적적
꽃이 벼랑에서 피니 봄은 고요하고
鳥鳴澗樹水潺潺
조명간수수잔잔
새가 시냇가 나무에서 울어 물은 졸졸 흐르네.
偶從山後攜童冠
우종산후휴동관
우연히 산 뒤편을 따라 제자들을 데리고
閒到山前問考槃
한도산전문고반
한가롭게 산 앞편에 오니 고반을 묻네. 退溪先生文集卷之三

 

 

해설

이 시는 제자들을 데리고 계상부터 걸어서 산을 넘어 서당에 도착하여 지은 것으로, 성리학적(性理學的) 수양(修養)의 최고 경지를 보여 주는 시라 일컬어지는 작품이다.

 

꽃이 가파른 벼랑에 피고 새가 시내 숲에 울어 시냇물이 흘러가는 것은 자연의 리()이다. 이것은 연비어약(鳶飛魚躍), 즉 솔개는 연못에서 뛰어놀 수 없고 물고기는 하늘을 날 수 없듯이 솔개는 하늘에서만 날고 물고기는 연못에서만 뛰어노는 것이 이치인 것이다. 천지자연의 이치가 유행(流行)하고 있음을 말한다. 자연의 리()가 흐르는 곳을 우연히 산 뒤에서 제자들을 이끌고 한가히 산 앞에 이른 것은 자연과의 혼연일체(渾然一體)를 의미한다. 이것은 다시 말해 천리(天理)에 순응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퇴계의 제자인 이덕홍(李德弘)답이굉중(答李宏仲)에서, “읊으신 ……라는 시는 위아래의 조화가 같이 유행하여 만물이 각기 제자리를 얻은 신묘함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所詠花發巖崖春寂寂 鳥鳴磵樹水潺潺 偶從山後携童冠 閒到山前看考槃之詩 似有上下同流 萬物各得其所之妙 如何]?”라 하였던 것이다.

 

퇴계선생언행록(退溪先生言行錄)에 의하면, “’임금과 신하의 리()가 진실로 나에게 갖추어 있다면 초목의 리()도 나와 같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선생은 같다는 말을 써서는 안 된다. 단지 하나일 뿐이다. 만일 형체가 있는 물건이라면 저것과 이것의 구별이 있겠지만, ()는 형체가 없는 사물인데 어찌 저것과 이것을 구분할 수 있겠는가?’라 답했다[問君臣之理 固具於我 草木之理 亦皆與我同 曰 不可下同字 只是一而已 如有形之物 則必有彼此 理無形底物事 何嘗分].”라 하여, 退溪를 매개로 인간과 자연은 同質性을 지녔다고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312~313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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