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밤
강야(江夜)
차천로(車天輅)
夜靜魚登釣 波深月滿舟
야정어등조 파심월만주
一聲南去雁 嗁送海山秋
일성남거안 제송해산추 『五山先生續集』 卷之一
해석
夜靜魚登釣 波深月滿舟 | 밤은 고요해 물고기 낚시대에 올라오고 파도 깊어 달은 배에 가득하네. |
一聲南去雁 嗁送海山秋 | 남쪽으로 가는 기러기의 한 소리가 울어 남쪽의 가을 산에 보내네. 『五山先生續集』 卷之一 |
해설
이 시는 늦가을 밤이 찾아든 강에서 정취(情趣)를 노래하고 있다.
밤이 고요해 물고기가 낚싯대에 뛰어오르는 소리가 들려오고(靜中動), 물결은 일지 않아 깊은 물속까지 달이 비칠 정도이며 달빛은 배에 가득하다. 문득 하늘에서 들려오는 남쪽으로 가는 기러기 한 소리가 가을의 바다와 산을 울어 보낸다(겨울 철새인 기러기의 남쪽 비행은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시는 앞의 웅장한 시와는 달리 평담(平淡)한 정취(情趣)를 느끼게 하는 시이다.
이 외에도 정조(正祖)는 『홍재전서(弘齋全書)』 「일득록(日得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차천로(車天輅)는 시문(詩文)으로 이름을 떨쳐서 명나라 사신이 왕래할 때마다 빈접관(儐接官)이 되어 수창(酬唱)하였는데, 「평양승전노포」와 같은 글은 자꾸만 돌아보며 차마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그런데 그 후손이 영락(零落)하여 상자 속에 보관되어 있는 시문을 여태껏 간행하지 못하였으니, 개탄스럽고 아쉬운 심정을 이루 다 표현할 수가 있겠는가. 그 후손들을 찾아내어 원고를 받아 낸 다음 사원(詞垣)의 신하들에게 명하여 교수(校讎)하게 하고, 작업이 끝나거든 즉시 간행하도록 하라[車天輅以詩文鳴 大明使華之往來 輒儐接酬唱 如平壤勝戰露布 令人絫顧而不忍釋手 其後承零替 巾衍之藏 尙未入刊 可勝嘆惜 訪求其遺裔 徵其稿 命詞垣諸臣校讎 竢其卒業 卽當開板].”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하, 이담, 2010년, 89쪽
인용
'한시놀이터 > 조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항복 - 은대 시박내한자룡(銀臺 示朴內翰子龍) (0) | 2021.04.12 |
---|---|
차천로 - 우음(偶吟) (0) | 2021.04.12 |
차천로 - 봉황대(鳳凰臺) (0) | 2021.04.12 |
차천로 - 송이제독(送李提督) (0) | 2021.04.12 |
임제 - 향무위사 차자중운(向無爲寺 次子中韻) (0) | 2021.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