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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복 - 은대 시박내한자룡(銀臺 示朴內翰子龍)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이항복 - 은대 시박내한자룡(銀臺 示朴內翰子龍)

건방진방랑자 2021. 4. 1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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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정원의 내한 박자룡에게 보내다

은대 시박내한자룡(銀臺 示朴內翰子龍)

 

이항복(李恒福)

 

 

深室蒸炎氣欝紆 夢爲鷗鷺浴淸湖

縱然外體從他幻 烟雨閑情却是吾 白沙先生集卷之一

 

 

 

 

해석

深室蒸炎氣欝紆
심실증염기울우
깊은 방의 찌는 폭염에 기분이 울적해져
夢爲鷗鷺浴淸湖
몽위구로욕청호
꿈에 갈매기나 해오라기 되어 맑은 호수에서 목욕하네.
縱然外體從他幻
종연외체종타환
가령 바깥 몸이야 다른 환영을 따를지라도
烟雨閑情却是吾
연우한정각시오
안개비의 한가로운 정이야말로 나라오. 白沙先生集卷之一

 

 

해설

이 시는 승정원에서 조카사위 내한 박자룡에게 보여 준 호탕한 시로, 이항복의 대표적인 시이다.

 

벼슬살이에 바빠 아름다운 자연을 유람하지도 못하고 승정원 깊은 방에 앉아 있자니, 찌는 더위에 기분이 답답하다.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것을 꿈속에라도 갈매기와 해오라기가 되어 맑은 호수에 목욕하고 나니, 조금 나은 듯하다. 비록 몸은 도성 안 승정원에 있어 겉몸이야 변하지 않았지만, 마음은 산수자연에 있어 가랑비 내릴 때의 한가로운 정이 바로 나의 마음이다.

 

이항복(李恒福)은 전문적인 시인(詩人)은 아니었으나, 젊은 시절 오직 시()를 읊조리는 것을 일삼을 정도였다고 하니,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는 평이 허언(虛言)은 아닌 듯하다. 호탕한 기상에 대해서 최립(崔岦)강천별사권서(江天別思卷序)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상국(相國)인 이항복으로 말하면, 약관(弱冠)의 나이에 벌써 통유(通儒)의 명성을 이룬데다가, 아직 한창 젊은 나이에 묘당(廟堂)과 곤외(閫外)를 출입하며 출장입상(出將入相)의 면모를 보여 주었으니, 어찌 과()하다는 표현 정도로 그칠 뿐이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반초후한(後漢) 사람 반초가 집이 가난해서 관청의 문서(文書)를 베껴 쓰며 모친을 봉양하다가, 만리후(萬里侯)에 봉해질 골상(骨相)을 지녔다는 관상가의 말에 힘을 얻어 분발한 결과, 서역(西域)에 나아가 큰 공을 세운 뒤에 정원후(定遠侯)로 봉해졌다는 고사가 後漢書47 班超列傳에 나옴와 종각남조(南朝) ()의 좌위장군(左衛將軍) 종각이 소년 시절에 숙부인 종병(宗炳)의 물음을 받고 자신의 원대한 포부를 장풍(長風)에 몸을 싣고서 만리(萬里)의 물결을 헤쳐 나가고 싶다.’ 하였다 함. 宋書76 宗慤列傳에 나옴 같은 사람이나 그와 같은 사람들의 말을 즐기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으니, 이는 공의 호걸스러운 기상이 더욱 돋보이는 대목이라고도 하겠다[若吾國相李公 弱冠而已成通儒 黑頭而出入廟閫何啻過之 而常若有樂乎之人之言 是公之豪尤也].”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95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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