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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천로 - 봉황대(鳳凰臺)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차천로 - 봉황대(鳳凰臺)

건방진방랑자 2021. 4. 1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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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봉황대에 올라

봉황대(鳳凰臺)

 

차천로(車天輅)

 

 

千仞岡頭石骨分 迥臨無地出塵氛

江通碧海生潮汐 山近靑天合霧雲

不盡鳥飛平楚外 遙看日落大荒垠

蘊眞協遇堪留眼 笑撥人寰幾聚蚊 五山先生續集卷之二

 

 

 

 

해석

千仞岡頭石骨分
천인강두석골분
천 길 산등성 바위가 나누어져
迥臨無地出塵氛
형림무지출진분
아득히 임해 땅도 없는 곳에서 먼지 일어나네.
江通碧海生潮汐
강통벽해생조석
강은 푸른 바다로 통하며 조수를 일으키고
山近靑天合霧雲
산근청천합무운
산은 푸른 하늘에 가까워 안개구름에 합하네.
不盡鳥飛平楚外
부진조비평초외
새는 평야 바깥으로 날아가 다하지 않고
遙看日落大荒垠
요간일락대황은
해는 큰 황야로 지며 아득히 보이네.
蘊眞協遇堪留眼
온진협우감류안
온축된 참으로 어우러져 만남에 눈을 머무러두니
笑撥人寰幾聚蚊
소발인환기취문
웃기네. 사람 세상[人寰]에 얼마나 모기들 모이는지? 五山先生續集卷之二

 

 

해설

이 시도 역시 간성 영월루(杆城 詠月樓)와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것으로, 경주에 있는 봉황대에 올라 지은 시이다.

 

봉황대는 천 길 봉우리에 단단한 바위가 나뉜 곳에 위치해, 저 멀리 아득히 임한 곳에 먼지가 일고 있다. 봉황대에 올라 앞을 내려다보니, 강은 푸른 바다와 통해 밀물과 썰물이 일고, 강 옆의 산은 푸른 하늘에 가까워 안개와 구름이 합쳐져 있다. 저 너른 평야 밖에는 끊임없이 새들이 날고 있고, 황혼녘이라 큰 황야 끝에는 멀리 해가 지고 있다. 참됨을 쌓아 어울린 모습 계속 바라보니, 속세에 모인 많은 모기떼가 우습기만 하다.

 

이 시도 앞의 시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웅장(雄壯)한 시어들을 사용하고 있으나, 시평보유의 평처럼 반복적인 시어(詩語)들을 사용하고 있어 정교(精巧)함에는 다소 흠이 있다 하겠다. 이것의 원인은 아마도 기옹만필(畸翁漫筆)에서, “오산(五山) 차천로(車天輅)는 제자백가서를 다 통하여 학식이 매우 풍부하여 비교할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유쾌한 기분으로 휘둘러 써두고는 고치지를 아니하고 끝내 어지럽게 쓴 초고를 광주리 속에 던져두고 다시 꺼내 보지도 않았다고 하니, 이것은 반드시 후세에 전할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車五山天輅 牢籠百家 贍給無比 而聞其乘快揮洒 殊欠點化 終以亂稿 投在箱篋 未嘗再閱 此必不以傳後爲意也].”라는 언급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겠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87~88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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