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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無題)
허균(許筠)
一樹垂楊接粉墻 夜深攀過入西廂
移燈侍女紅欄外 小語低聲喚玉郞 『惺所覆瓿稿』 卷之一○詩部一
해석
一樹垂楊接粉墻 일수수양접분장 |
한 그루의 수양버들이 흰 담장에 닿아 |
夜深攀過入西廂 야심반과입서상 |
야밤에 넘어 서쪽 집으로 들어가네. |
移燈侍女紅欄外 이등시녀홍란외 |
등불 옮기던 시녀가 붉은 난간 밖에서 |
小語低聲喚玉郞 소어저성환옥랑 |
작게 말하며 속삭이듯 옥같은 낭군을 부르네. 『惺所覆瓿稿』 卷之一○詩部一 |
해설
이 시는 남녀 간의 밀애(密愛)를 노래한 것이다.
사랑하는 여인의 집 담장에 한 그루 수양버들이 자라고 있어, 옥랑(玉郞)이 한밤중에 수양버들을 잡고 넘어 서쪽 곁채로 들어간다. 그때 붉은 난간 밖에서 등불을 옮기던 시녀가 작은 소리로 낮추어 잘 생긴 임을 부른다.
18세기 이전에도 남녀의 사랑을 주제로 한 한시들이 나타나긴 했지만, 그것은 대개 의고시(擬古詩)의 형태나 희작(戱作)의 형태로 창작되었다. 작가 자신의 성적(性的)인 욕구를 진지한 현실의 차원에서 다루지 않음으로써 면책의 계기를 마련해 놓는다는 것이다(안대회, 「18세기 여성화자시 창작의 활성화와 그 문학사적 의의).
허균(許筠)은 정욕(情慾)을 인정하는 사람으로서 의고시나 희작이 아닌 직접적인 형태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하, 이담, 2010년, 145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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