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계잡흥(南溪雜興)
春半金城草未生 | |
蕭條驛路少人行 | |
陰雲接地天常曀 | |
積雪渾山夜亦明 | |
複峽難通千里夢 | |
四時長作九秋情 | |
唯憐一曲南溪水 | |
萬古淸如楚水淸 | |
孤臣淚灑峽江流 | |
暇日難銷去國憂 | |
臥病窮山逢二月 | |
憶隨仙仗賀千秋 | |
風搖玉佩花間落 | |
雲結金爐殿外浮 | |
朝罷委蛇歸院路 | |
掖垣西畔鳳池頭 | |
數村山驛掩荊扉 | |
默算平生萬事非 | |
受玦明時爲逐客 | |
霑衣昨夜夢慈闈 | |
庭邊細草迎春色 | |
籬外寒流漾夕暉 | |
無限亂峯天際合 | |
不知何處望雲飛 | |
南溪殘日下高舂 | |
溪上群山紫翠重 | |
目送行人臨古道 | |
步隨芳草信孤筇 | |
靈脩夢隔盈盈水 | |
慈母衣傳密密縫 | |
亦識仙區聯咫尺 | |
未能輕躡遠遊蹤 | |
小臣無狀忝簪纓 | |
環顧尋常面發騂 | |
編驛已多蒙聖澤 | |
買牛聊欲作流氓 | |
春來滿地文無草 | |
窓外三更杜宇聲 | |
魂夢不知明主意 | |
強隨殘月度西淸 | |
風煖雨香春暮天 | |
前溪澹澹欲生煙 | |
弄晴沙鳥各自媚 | |
入眼花枝殊可憐 | |
母病妻憂歸不得 | |
山長水遠信難傳 | |
扶藜獨立三分路 | |
欲待尋思已惘然 | 『西浦先生集』 卷四 |
이 시는 1674년(38세) 임금과 독대 중에 당시 영의정이던 허적(許積)을 소인배로 몰고, 남인(南人)을 소인당이라 몰다가 임금의 진노로 금성에 유배 가서 남계를 보고 지은 것이다.
봄은 중반이라 한참인데 금성의 풀은 자라지 않고 쓸쓸한 역 길에는 행인이 적다. 어두운 구름 땅에 드리워져 하늘은 항상 음산한데(政敵인 南人이 임금의 총명을 흐림을 의미), 이와 반대로 눈 쌓인 금성의 온 산 밤에도 밝다. 겹친 산길이 막혀 천 리 밖을 꿈꾸니, 사철 내내 늦가을 느낌이다. 오직 어여쁜 건 한 굽이 남계의 물이니, 만고의 맑음이 맑은 초수와 같다.
한시(漢詩)에서의 ‘구름의 이미지는 자연 풍경의 일부를 구성하며 장면을 전환시키는 역할을 하고(雲之爲言運也 『事文類聚』), 천태만상을 가진 존재로 신비로움의 도구나 속세로부터 벗어남을 의미하거나, 덧없음, 남녀의 사랑, 총명한 임금을 어둡게 하는 간신배, 그리움의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채색화된 구름의 경우 ‘백운(白雲)’은 세속으로부터의 은둔, 제향(帝鄕)으로 갈 수 있는 수단, ‘청운(靑雲)’은 학덕이나 벼슬, 운둔, ‘채운(彩雲)’은 신선 세계를 연상한다(이강옥, 「서포 김만중의 詩文에 나타나는 구름」). 여기서의 음운(陰雲)은 임금의 총명을 어둡게 하는 간신배로 쓰였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하, 이담, 2010년, 229~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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