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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 - 전가사(田家詞)④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성현 - 전가사(田家詞)④

건방진방랑자 2019. 10. 1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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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의 시골생활을 읊다

전가사(田家詞)

 

성현(成俔)

 

 

良月就盈天地肅 萬稼登場高似屋

夜寒碓杵隱晴雷 香秔浮浮炊白玉

富者少稅豐囷倉 貧者輸租反不足

貧家富家愁與歡 只在區區一寸腸

黽勉餬口生理忙 又披雪絮粧衣裳 右十月

 

日短南至星正昴 萬竅剛飆夜相攪

臘前瑞雪已三白 滲漉連旬滋宿麥

融融土榻榾柮溫 山下夕陽戲群翟

釜中煮豆軟如酥 寒林屋角煙光孤

驅牛登櫪莝菽荳 門外使者來索租 右十一月

 

朔雲擁野陰凌兢 南山北山皆明氷

人寒聚隩縮如鱉 林深雪逕愁薪蒸

翁閱契券婦謀績 紙窓翳翳篝明燈

磔禽搏兔逢嘉臘 蜡祭壇中牲酒合

迎新却恐踵前途 仰訴句龍待休答 右十二月 虛白堂詩集卷之一

 

 

 

 

 

해석

良月就盈天地肅
량월취영천지숙
양월이라 꽉 차고【『춘추좌씨전장공(莊公) 16년 조에 공보정숙이 위나라로 도망갔는데, 3년 뒤에 그를 불러들이게 하며 말하기를 정나라에 공숙단의 자손이 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하고, 그를 10월에 들어오도록 하며 말하기를 이 달은 좋은 달이다. 열 숫자에 꽉 찼도다.’ 했다[公父定叔出奔衛 三年而復之 曰不可使公叔無後於鄭 使以十月入 曰良月也 就盈數焉].”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전하여 양월은 곧 음력 10월의 별칭으로 쓰인다. 천지가 엄숙하여
萬稼登場高似屋
만가등장고사옥
뭇 수확한 것을 마당에 올리니 높이가 집 같네.
夜寒碓杵隱晴雷
야한대저은청뢰
야밤에 절구질 하니 은근히 맑은 우레 소리 같고
香秔浮浮炊白玉
향갱부부취백옥
향긋한 메벼는 떠올라 흰 옥 불타는 듯하네.
富者少稅豐囷倉
부자소세풍균창
부잣집은 세금이 적어 창고 풍족하지만
貧者輸租反不足
빈자수조반부족
가난한 집은 조세 바치기에도 도리어 부족하네.
貧家富家愁與歡
빈가부가수여환
가난한 집과 부잣집의 근심과 기쁨이
只在區區一寸腸
지재구구일촌장
다만 구구한 한 마디 창자에 있다네.
黽勉餬口生理忙
민면호구생리망
호구지책에 애써 살려는 이치에 바쁘다 보니
又披雪絮粧衣裳
우피설서장의상
또한 눈송이 내려 의상을 치장하게 되네()나라 때 사안(謝安)이 일찍이 자기 집안의 자질(子姪)들과 모여 앉았을 적에 갑자기 눈이 펄펄 내리므로 자질들에게 눈 내리는 모양이 무엇과 같냐고 묻자, 조카인 사랑(謝朗)이 말하기를 공중에서 소금을 뿌리는 데에 비길 만합니다[撒鹽空中差可擬]” 하니, 질녀(姪女)인 사도온(謝道韞)이 말하기를 버들개지가 바람에 일어나는 것만 못합니다[未若柳絮因風起]” 했던 데서 온 말로, 전하여 설서는 곧 눈발을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단지 가난한 사람이 생계 때문에 눈보라를 맞으며 동분서주하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晉書96 玉凝之妻謝氏列傳」】.
여기까지 10월이다[右十月]

 

日短南至星正昴
일단남지성정묘
해가 짧은 동지라서 별은 바로 묘성에 해당하고【『서경』 「요전거듭 화숙에게 명하시어 삭방에 살게 하시니, 유도라 하는 곳인데, 다시 소생하는 일을 고루 살피도록 하시니, 해는 짧고 별은 묘성이라, 똑바른 중동이 되게 하면 그 백성들은 방 안으로 들어가고 새와 짐승들은 몸에 솜털이 난다[申命和叔 宅朔方 曰幽都 平在朔易 日短星昴 以正仲冬 厥民隩 鳥獸氄毛].”라고 한 데서 온 말로, 11월의 절후(節侯)를 가리킨다. 남지(南至)는 태양이 남쪽에 이른다는 뜻으로, 즉 동지(冬至)의 별칭이다. 하지(夏至) 이후로는 태양의 궤도가 북으로부터 남으로 가고, 동지 이후로는 또 남으로부터 북으로 가기 때문에 동짓날을 일남지(日南至)라 칭하는 데서 온 말이다.
萬竅剛飆夜相攪
만규강표야상교
뭇 구멍의 강한 바람이 밤에 서로 휘젓네.
臘前瑞雪已三白
납전서설이삼백
납전의 상서로운 눈이 이미 삼백을 아뢰었으니납전은 납제(臘祭) 이전이란 뜻이고, 납제는 곧 동지 이후 세 번째 술일(戌日)인 납일(臘日)에 지내는 제사를 말하며, 삼백(三白)은 세 차례 눈이 내리는 것을 말한다. 농가어(農家語)에 이 납제를 지내기 전까지 세 차례 눈이 내리면 풍년이 든다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이것을 흔히 납전삼백(臘前三白)이라고 한다.
滲漉連旬滋宿麥
삼록연순자숙맥
은택 베풀기[滲漉]가 열흘이나 이어져 묵은 보리 자라게 하네.
融融土榻榾柮溫
융융토탑골돌온
화목한 흙 걸상의 등걸이 따뜻해
山下夕陽戲群翟
산하석양희군적
산 밑 석양에 뭇 꿩이 장난 치네.
釜中煮豆軟如酥
부중자두연여소
가마솥의 삶은 콩은 부드럽기 연유 같고
寒林屋角煙光孤
한림옥각연광고
추운 숲의 집 모서리의 연기빛 외로워.
驅牛登櫪莝菽荳
구우등력좌숙두
소 몰아서 외양간에 들리고 콩여물 먹이니
門外使者來索租
문외사자래색조
문 밖에 관리가 세금 찾으러 왔네.
여기까지 11월이다[右十一月]

 

朔雲擁野陰凌兢
삭운옹야음능긍
북녘 구름이 들판 안아 구름 타고 뻗어
南山北山皆明氷
남산북산개명빙
남산과 북산에 모두 얼음 반짝이네.
人寒聚隩縮如鱉
인한취오축여별
사람이 추워 안쪽에 모여 움츠리니 자라 같고
林深雪逕愁薪蒸
림심설경수신증
숲 깊은 눈길에서 땔나무 할 게 걱정이지.
翁閱契券婦謀績
옹열계권부모적
할배는 계약증서 보고 할매는 길쌈을 도모하는데
紙窓翳翳篝明燈
지창예예구명등
종이창 어둑컴컴해 구등구등(篝燈): 밖에 빛이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하여 농() 안에 넣은 등불을 말한다. 송대(宋代)의 문신 진팽년(陳彭年)이 어려서 글 배우기를 좋아했는데, 그의 어머니가 하나뿐인 자식을 몹시 사랑한 나머지 밤에는 글을 읽지 못하게 하므로, 팽년이 밀실(密室) 안에서 구등을 놓고 글을 읽어 어머니가 알아채지 못하도록 했다고 한다. 宋史287 陳彭年列傳」】처럼 밝네.
磔禽搏兔逢嘉臘
책금박토봉가납
새 잡고 토끼 잡는 좋은 납일납일(臘日): 동지(冬至) 이후 셋째 술일(戌日)을 말한다.을 만나
蜡祭壇中牲酒合
사제단중생주합
사제단사제단(蜡祭壇): 사제는 또한 납제(臘祭)의 별칭이다. 납제는 곧 동지(冬至) 이후 셋째 술일(戌日)인 납일(臘日)에 지내는 제사이다.에 희생과 술 준비되었네.
迎新却恐踵前途
영신각공종전도
새해 맞아 도리어 지난 길 밟을까 걱정되어
仰訴句龍待休答
앙소구룡대휴답
우러러 구룡구룡(句龍): 상고(上古) 시대 공공씨(共工氏)의 아들인데, 그가 일찍이 수토(水土)를 평정하는 데 공을 세웠다 하여 후세에 그를 후토(后土)의 신으로 삼았다고 한다. 春秋左氏傳昭公29에게 하소연하니 아름다운 답변 기다리네.
여기까지 12월이다[右十二月] 虛白堂詩集卷之一

 

 

해설

이 시는 시골집을 노래한 것으로, 빈가(貧家)와 부가(富家)의 불합리한 현실을 노래한 사회시(社會詩)이다.

 

기십(其十)은 천지가 숙연해지는 가을이 와서 곡식을 수확하니, 곡식이 집채처럼 쌓였다. 추운 밤에 겨울옷을 준비하느라 공이소리가 맑은 하늘에 우레처럼 들리고, 수확한 향기로운 메벼로 만든 떡은 시루에서 익어 가고 있다. 그런데 수확한 곡식을 세금 내는 데 있어 부자는 조금 내니 곳간이 곡식으로 넘쳐 나고, 가난한 자는 세금으로 내기에도 부족한 형편이다. 가난한 자와 부자의 시름과 기쁨이란 한 치의 배를 채우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애써 호구()할 계책을 세우기도 분주한데, 솜을 매만지며 옷을 지어야 한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130~131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田家四時(김극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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