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힘을 북돋워주는 교육
그런 의미에서 헤리타운의 졸업식은 특이하다. 졸업 위원회는 학생과 교사들과 지역사회 위원들로 구성된다. 학생은 졸업위원회에서 ‘저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 크리스 메리코글리아노 교장 선생님의 열강이 이어지고 있다. 우린 귀에 번역기를 달고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교육은 힘을 북돋는 것
다음은 어떤 학생이 졸업을 증명하기 위해 쓴 글이다. 참고하여 보자.
아버지가 알콜 중독으로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 당시 성적은 형편없었고, 모든 과목에서 낙제를 했고, 학교에 적극적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자신감도 없었다.
하지만 선생님을 만나서 이 학교가 어떤 곳이고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알게 되자, 걱정이 사라졌다. 교육이란 게 내 속도대로, 내 목표에 따라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학교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학교에 들어가선 마음이 달라졌고, 학교를 다니게 되니 이전보다 더 행복해졌고, 제 자신이 될 수 있는 시간이 즐거웠다. 그리고 화가 나는 일도 줄어든 것이다. 바로 이 학교 덕분에 잠재력을 알게 되었고 가르친다는 게 뭔지, 토론이 뭔지를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이 학교에서 내가 어떻게 배우는지, 동기부여를 어떻게 하는지 알게 되었다. 이 학교가 없었으면 지금의 만분의 일도 안 됐을 거라 생각한다. 이 학교의 지식을 성인으로 살 때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아직 내가 왜 사는지, 미래에 뭘 해야 하는지 알진 못하지만, 무엇을 할까 결정할 때 학교에서 배운 것이 도움이 될 것이고, 난관을 넘어서는데 버팀목이 될 것이다.
코디는 처음엔 삶이란 배가 기울기 시작했고,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학교에 들어오자마자 변화가 시작되었다. 자기 자신을 통제하고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4년이 지나고 나니 더 이상 물에 빠져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여전히 목표가 뚜렷해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믿음이 생겨 다른 사람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지금 이와 같은 청년들에게 힘을 주자는 것이다. 그 속에 우리의 희망이 있고, 그럴 때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 정부에서는 대안학교를 통제하려 하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정부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막으려 하는 것이다.
▲ 자유를 갈구하는 게 사람의 본성일 텐데, 그걸 잊는 순간부터는 자유로부터 달아나고자 하는 노예근성에 빠지게 된다.
하위욕구부터 하나씩 충족시켜 나가야 상위 욕구로 나갈 수 있다
코디와 같은 학생들이 굉장히 많은 고통을 겪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면에서부터 치유가 필요하다. 매슬로우A.H. Maslow(1908~1970)는 “스스로의 현세화”라는 말을 했다. 이 말은 곧 자기실현. 높은 수준의 목표를 말하는 것이다. 잠재능력을 최대한 표출하여 살아가면서 어떤 순간에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을 말한다. 그게 바로 우리 모든 학교(미국 대안학교)들의 목표와 같은 것이다. 대학 가거나, 높은 점수 받는 게 목표가 아닌 거다. 자기가 자신이 되는 것이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자아실현이 가능하려면 아동의 다른 욕구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인간의 하위욕구들이 충족되어야 상위 단계로 갈 수 있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의 욕구는 단계적으로 선취되어야 하며 건너뛸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제일 위에 있는 욕구까지 올라가야 한다. 코디는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욕구의 첫 번째 단계부터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가야만 했던 것이다. 이게 학교들의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하위 단계가 충족된 학생의 경우, 이 사회에 나가서 ‘무엇을 바꾸어야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반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경우는 다음 단계까지 늘 정해져있기에 조급해하고 큰 그림을 그리기보다 현 상황에 머무는 반면, 민주교육을 받는 학생의 경우 큰 그림을 그리며 나아가는 것이다.
▲ 매슬로우의 욕구위계설. 위대한 사람인 경우 안전의 욕구가 없음에도 자아실현을 추구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 위계에 따라 삶을 살아간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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