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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영 - 답인논고문(答人論古文) 본문

산문놀이터/편지글

김택영 - 답인논고문(答人論古文)

건방진방랑자 2019. 11. 1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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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을 짓는 법에 대해 논하다

답인논고문(答人論古文)

 

김택영(金澤榮)

 

 

글을 짓는 법을 묻다

自識足下以來, 知足下好文有至心. 茲者又辱致所著文, 而請詳示爲文之法, 其辭甚恭, 其意甚勤, 此僕生平所不幾遇者也.

雖僕之知識不逮古人, 而重以衰昏, 其何敢不竭其愚以奉助一二乎.

 

체법묘기(體法妙氣)에 대해

盖凡曰理曰氣曰心曰性, 聖人未嘗言之於道, 而後世儒者言之以明聖人之道; 曰體曰法曰妙曰氣 古人未嘗言之於文, 而後世文人言之以明古人之文.

體者, 或典雅或雄渾, 或簡嚴或和夷, 或幽奇之類之名也; 法者, 於章篇之間, 起之承之, 轉之合之之名也; 妙者, 就起承轉合之中, 爲或出或入, 或縱或橫, 或起或伏, 或呑或吐, 或直或曲, 或豐或羸, 或長或短, 或高或下, 千萬變化之名也; 氣者鼓之盪之, 躍之驟之, 臭之味之, 神之韵之之名也

 

문장은 변하는 가운데에 생명력을 지닌다

然則體之典雅雄渾幽奇之類, 隨時變易, 靡有一定. 禹謨, 未可以非周誥; 韓愈, 未可以非蘇軾. 至於起承轉合, 乃爲文者萬世不易之定法. 非是則言無其序, 辭不得達, 而無所謂文者矣.

然法雖萬世不易, 而不易之中, 又必有大變易然後, 其法也活而文至於工. 此所以有出入縱橫長短高下之類之運用之妙. 而彼出入縱橫長短高下之類之妙, 旣皆得其必當之位, 則氣於是乎自然而鼓盪, 自然而躍驟, 自然而臭味, 自然而神韵. 如雷之動, 如岳之聳, 如浪之奔, 如酒之醲, 如牛肉之在烹, 如異花之初放, 如盖世之名公鉅人, 盛服而坐, 雖無一嚬一呵, 而左右之人, 已不能仰視.

 

한계가 없는 지식을 한계가 있는 말로 알리기는 쉽지 않다

凡自古以來, 以最能文名者, 卽其氣之最盛者也. 然氣有正有戾, 有淸有濁. 故善用法妙, 則其氣正淸而爲前之所云, 反之則其氣戾濁而爲窘澀擁腫勾棘一切狂惑之類, 此其不可不深思而急辨之者也.

嗚呼! 韓愈氏生於後世人才寢微之時, 不得不詳言以告人. 故其與李翊書, 始論爲文之妙, 然其言能引而抗之, 含蓄淵厚.

而今余也距之時又下矣, 故不得不畢露盡洩, 而爲淺薄之歸, 豈不可愧可歎哉. 然僕之此言, 足下其皆知之耶? 抑未也? 言者有限者也, 知者無方者也, 以有限之言, 而啓無方之知, 雖聖人亦有所不能盡. 故天下之學術, 雖曰資乎師友, 而其實皆出於自知, 足下其將如之何哉. 雖然抑有一言

 

체법묘기(體法妙氣)로 문장을 지어라

夫所謂文章者, 簡而言之則不過曰文理. 理也者, 學問之源本, 是非之準繩, 趣味之所生, 解悟之所機括也. 故凡彼體法妙氣之屬, 皆不能不資乎理. 如魚之不能不資乎水.

故僕閱歷於半世之間, 多見爲文者, 理順則其成也易, 理滯則徒用力而無所成. 今足下之文, 雖似有所未至者, 而其理則頗順, 循是而往, 思之弗措, 藉令今日不知, 必有知之之一日.

苟知之則安有僕言, 亦安有所謂體法妙氣乎. 若所致之文之置議止於數篇者, 欲其因一隅而推三隅之自知也, 足下其亦以此亮之而已 韶濩堂文集定本卷一

 

 

 

 

 

 

해석

 

글을 짓는 법을 묻다

 

自識足下以來, 知足下好文有至心.

족하를 알게 된 이래로 족하께서 문장을 좋아함에 지극한 마음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茲者又辱致所著文,

이에 또한 외람되이 저술한 문장을 보내오고

 

而請詳示爲文之法,

문장 짓는 방법을 자세히 보여주길 청하며

 

其辭甚恭, 其意甚勤,

그 말이 매우 공손하고 의지가 매우 부지런하니

 

此僕生平所不幾遇者也.

이것은 재가 평생 거의 만나보지 못한 것입니다.

 

雖僕之知識不逮古人, 而重以衰昏,

비록 저의 지식이 고인에 미치지 못하고 쇠한 데다 혼미함까지 겹쳐

 

其何敢不竭其愚以奉助一二乎.

어찌 감히 어리석음을 다하여 한두 가지를 받들어 돕지 않겠습니까.

 

 

 

체법묘기(體法妙氣)에 대해

 

盖凡曰理曰氣曰心曰性, 聖人未嘗言之於道,

대체로 리()ㆍ기()ㆍ심()ㆍ성()은 성인이 일찍이 도에 말한 것이 아닌데도

 

而後世儒者言之以明聖人之道;

후대의 유학자들이 그것을 말해 성인의 도를 밝혔으며,

 

曰體曰法曰妙曰氣 古人未嘗言之於文,

()ㆍ법()ㆍ묘()ㆍ기()는 옛 사람이 일찍이 문장에 말한 것이 아닌데도

 

而後世文人言之以明古人之文.

후대의 문인들이 그것을 말해 고인의 문장을 밝혔습니다.

 

體者, 或典雅或雄渾,

()라는 것은 혹 전아하고 혹 웅혼하며

 

或簡嚴或和夷, 或幽奇之類之名也;

혹 간단하고 엄하며 혹 화합하고 평이하며 혹은 그윽하고 기이한 종류의 이름이고,

 

法者, 於章篇之間,

()이라는 것은 장편의 사이에서

 

起之承之, 轉之合之之名也;

일으키고 이으며 전환하고 합하는 것의 이름이며,

 

妙者, 就起承轉合之中,

()라는 것은 기승전합(起承轉合)의 가운데에 나가

 

爲或出或入, 或縱或橫,

혹 나아가고 혹 들어가며 혹 세로로 혹 가로로

 

或起或伏, 或呑或吐,

혹은 일으키고 혹은 누르며 혹은 삼키고 혹은 뱉으며,

 

或直或曲, 或豐或羸,

혹은 곧게 하고 혹은 굽게 하며 혹은 풍성하게 하고 혹은 가냘프게 하며

 

或長或短, 或高或下, 千萬變化之名也;

혹은 길게 하고 혹은 짧게 하며 혹은 높이고 혹은 낮춰 천만 번 변화시킴의 이름이고,

 

氣者鼓之盪之, 躍之驟之,

()라는 것은 고무시키고 동탕시키며 뛰게 하고 달리게 하며

 

臭之味之, 神之韵之之名也

냄새 맡게 하고 맛보게 하며 신이하게 하고 운치 있게 하는 것의 이름입니다.

 

 

 

문장은 변하는 가운데에 생명력을 지닌다

 

然則體之典雅雄渾幽奇之類,

그러하다면 체()는 전아하고 웅혼하고 그윽하고 기이한 종류로

 

隨時變易, 靡有一定.

때에 따라 변화되어 일정함이 있지 않습니다.

 

禹謨, 未可以非周誥;

서경대우모를 읽은 사람은 주고를 비난할 수 없고서경』 「주서(周書)에 있는 대고(大誥), 강고(康誥), 주고(酒誥), 소고(召誥), 낙고(洛誥)를 말함.,

 

韓愈, 未可以非蘇軾.

한유의 글을 읽은 사람은 소식을 비난할 수 없습니다.

 

至於起承轉合, 乃爲文者萬世不易之定法.

기승전합(起承轉合)에 이르러 곧 문장을 짓는 만세의 변하지 않는 정해진 방법입니다.

 

非是則言無其序, 辭不得達,

이것이 아니면 말이 두서가 없고 말이 도달될 수 없어

 

而無所謂文者矣.

문장이라 할 것이 없습니다.

 

然法雖萬世不易, 而不易之中,

그러나 방법은 비록 만세에 변하지 않지만 변하지 않는 중에

 

又必有大變易然後, 其法也活而文至於工.

또한 반드시 큰 변화가 있은 후에야 방법은 살아나고 문장은 정교함에 이르게 됩니다.

 

此所以有出入縱橫長短高下之類之運用之妙.

이것이 出入縱橫長短高下의 종류가 있어 운용의 오묘함인 까닭입니다.

 

而彼出入縱橫長短高下之類之妙, 旣皆得其必當之位,

出入縱橫長短高下라는 종류의 오묘함이 이미 모두 그 반드시 마땅한 지위를 얻으면

 

則氣於是乎自然而鼓盪,

기는 이에 자연히 고무되고 동탕되며

 

自然而躍驟, 自然而臭味, 自然而神韵.

자연히 뛰고 달리며 자연히 냄새 맡고 맛보며 자연히 신이하고 운치가 있어집니다.

 

如雷之動, 如岳之聳,

우레의 움직임이나 산악의 우뚝 솟음이나

 

如浪之奔, 如酒之醲,

물결의 달림이나 술의 익음이나

 

如牛肉之在烹, 如異花之初放,

소와 양이 익혀짐이나 기이한 꽃이 처음 핌이나

 

如盖世之名公鉅人, 盛服而坐,

대체로 세상의 이름난 우뚝한 사람이 성대한 복장으로 앉아

 

雖無一嚬一呵, 而左右之人,

비록 한 번 찡그리고 한 화냄이 없어도 좌우의 사람들이

 

已不能仰視.

이미 우러러 보지 않을 수 없음과 같습니다.

 

 

 

한계가 없는 지식을 한계가 있는 말로 알리기는 쉽지 않다

 

凡自古以來, 以最能文名者,

일반적으로 예로부터 가장 문장을 잘 짓는 것으로 이름난 사람은

 

卽其氣之最盛者也.

곧 기가 가장 성대한 사람이었습니다.

 

然氣有正有戾, 有淸有濁.

그러나 기는 바르기도 어긋나기도 맑기도 혼탁하기도 합니다.

 

故善用法妙, 則其氣正淸而爲前之所云,

그러므로 잘 방법의 오묘함을 운용하면 기는 바르고 맑아져 전에 말한 것대로 되지만,

 

反之則其氣戾濁而爲窘澀擁腫勾棘一切狂惑之類,

그것에 반대로 하면 기는 어긋나고 혼탁해져 막히고 떫어지며 울퉁불퉁 굽고 까칠해 일체가 미치고 미혹한 부류가 되니,

 

此其不可不深思而急辨之者也.

이것이 깊이 생각하고 급히 판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嗚呼! 韓愈氏生於後世人才寢微之時,

! 옛날에 한유는 후세 사람들의 재주가 점점 쇠미할 때에 태어나

 

不得不詳言以告人.

부득불 자세한 말로 사람에게 알려줬습니다.

 

故其與李翊書, 始論爲文之妙,

그러므로 답이익서(答李翊書)에서 처음으로 문장을 짓는 오묘함을 논했지만,

 

然其言能引而抗之, 含蓄淵厚.

그 말이 끌고 올려 함축되어 연원이 있었습니다.

 

而今余也距之時又下矣,

이제 나는 한유 시대와의 거리가 또한 아래이기 때문에

 

故不得不畢露盡洩, 而爲淺薄之歸,

부득불 다 드러내고 다 세게 하여 천박한 데로 돌아가야 하니,

 

豈不可愧可歎哉.

어찌 부끄럽고 한탄스럽지 않겠습니까.

 

然僕之此言, 足下其皆知之耶? 抑未也?

그러나 저의 이 말이 족하께서는 모두 알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言者有限者也, 知者無方者也,

말이란 한계가 있고 앎이란 방향이 없어

 

以有限之言, 而啓無方之知,

한계가 있는 말로 방향이 없는 앎을 계발한다면,

 

雖聖人亦有所不能盡.

비록 성인이라도 또한 다할 수가 없는 게 있습니다.

 

故天下之學術, 雖曰資乎師友,

그러므로 천하의 학술은 비록 스승과 벗에게 도움 받더라도

 

而其實皆出於自知, 足下其將如之何哉.

그 실제는 모두 스스로 아는 데서 나오니, 족하께서는 장차 어쩌시렵니까.

 

雖然抑有一言

비록 그러나 한 마디가 있습니다.

 

 

 

체법묘기(體法妙氣)로 문장을 지어라

 

夫所謂文章者, 簡而言之則不過曰文理.

무릇 소위 문장이란 것은 간단히 그걸 말하면 문리라는 말에 지나지 않습니다.

 

理也者, 學問之源本, 是非之準繩,

이라는 것은 학문의 근본이고 시비의 표준이며,

 

趣味之所生, 解悟之所機括也.

취미가 생기는 것이고 깨달음의 기틀입니다.

 

故凡彼體法妙氣之屬, 皆不能不資乎理.

그러므로 저 체()ㆍ법()ㆍ묘()ㆍ기()의 부류는 모두 리()에 바탕하지 않을 수 없으니,

 

如魚之不能不資乎水.

물고기가 물에 살지 않을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故僕閱歷於半世之間, 多見爲文者,

그러므로 제가 반 백년 사이를 지내며 많이 문장을 짓는 사람을 보니,

 

理順則其成也易, 理滯則徒用力而無所成.

이치에 순응하면 이루어짐은 쉽지만 이치가 막히면 다만 힘만 쓰고 이루어지는 건 없습니다.

 

今足下之文, 雖似有所未至者,

이제 족하의 문장은 비록 이르지 못한 게 있는 것 같지만,

 

而其理則頗順, 循是而往, 思之弗措,

이치는 매우 순응해 이를 따라 가며 생각을 그만두지 않는다면

 

藉令今日不知, 必有知之之一日.

가령 오늘은 모르더라도 반드시 그것을 알게 되는 어느날이 있을 것입니다.

 

苟知之則安有僕言, 亦安有所謂體法妙氣乎.

진실로 그걸 알게 된다면 어디에 저의 말이 있겠으며 또한 어디에 말했던 란 게 있겠습니까.

 

若所致之文之置議止於數篇者,

당신께서 보내온 문장에서 의론한 것이 몇 편에 그친 것은

 

欲其因一隅而推三隅之自知也,

한 모퉁이로 인해 세 모퉁이를 미루어 스스로 알게 하고자 한 것이니,

 

足下其亦以此亮之而已 韶濩堂文集定本卷一

족하께서는 또한 이것으로 그걸 밝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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