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간성군의 삼일포에서
삼일포(三日浦)①
최립(崔岦)
晴峯六六歛螺蛾 白鳥雙雙弄鏡波
三日仙遊猶不再 十洲佳處始知多
해석
晴峯六六歛螺蛾 청봉육육감라아 |
36개 갠 봉우리는 고동과 나방을 거두고 |
白鳥雙雙弄鏡波 백조쌍쌍롱경파 |
백조는 쌍쌍이 거울 같은 물결에 장난치네. |
三日仙遊猶不再 삼일선유유부재 |
사흘 놀던 신선이 오히려 두 번 오지 않으니 |
十洲佳處始知多 십주가처시지다 |
십주의 좋은 곳이 비로소 많다는 걸 알았네. |
해설
이 시는 간성군수로 부임하여 유람하던 도중 삼일포에 들러 지은 시이다.
삼일포는 밖에는 중첩한 봉우리가 둘러싸여 있고 안에는 서른여섯 좋은 경관의 봉우리가 있으며, 쌍쌍의 흰 새인 갈매기는 맑은 물결 위에 놀고 있다. 사선(四仙)이 삼 일 동안 놀다 아직도 다시 찾지 않은 것은 십주에 멋진 곳 많다는 걸 비로소 알았기 때문이다.
정조(正祖)는 『홍재전서(弘齋全書)』 「일득록(日得錄)」에서 우리나라의 문장가에 대한 논의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일찍이 신 등에게 하교하기를, ‘당(唐)ㆍ송(宋)에 팔가(八家)니 십가(十家)니 하는 명목이 있고, 명(明)나라에도 십가(十家)니 십삼가(十三家)니 하는 선발이 있다. 만약 우리나라의 문장가 중에서 그 선발에 들 만한 사람을 뽑는다면 누구를 가장 먼저 꼽겠는가?’ 하므로, 신들이 대답하기를, ‘괴애(乖崖)ㆍ점필재(佔畢齋)의 호준(豪俊)함과 기위(奇偉)함, 간이(簡易)ㆍ계곡(谿谷)의 고아(古雅)함과 풍부함, 농암(農巖)ㆍ삼연(三淵) 형제의 점잖음과 노련함이 모두 선발에 들 만합니다.’ 하였다. 하교하기를, ‘훌륭한 문장가가 되기도 어렵지만 좋은 문장을 뽑는 것도 어렵다. 호곡(壺谷) 남용익(南龍翼)이 『기아(箕雅)』를 편찬한 당시에도 시끄럽게 많이들 다투었다고 한다. 남겨 두고 빼고 쓰고 삭제하는 것도 또한 우열(優劣)과 장단(長短)을 따지는 일에 관계되니, 내가 일찍이 정무를 보는 틈틈이 여기에 마음을 두었으면서도 오래도록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하였다[嘗下敎于臣等曰 唐宋有八家十家之目 明亦有十家十三家之選 若欲以東人文字 選入家數 則誰當居先 臣等對曰 乖崖ㆍ佔畢之豪俊奇偉 𥳑易ㆍ谿谷之古雅贍博 農淵兄弟之典重蒼茂 俱可入選 敎曰 作家難 選家亦難 南壺谷箕雅 當時亦多有爭閙云 槩存拔筆削之際 亦係是軒輊長短 予嘗於萬幾之餘 留意於此 而久猶未果者以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하, 이담, 2010년, 66~67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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