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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한문임용 후기 - 3.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버린 전공 A형 시험 본문

건빵/일상의 삶

2020학년도 한문임용 후기 - 3.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버린 전공 A형 시험

건방진방랑자 2019. 12. 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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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버린 전공 A형 시험

 

교육학이 끝내고 2교시 전공을 준비할 땐 한문 교육과정의 내용 체계 부분을 열심히 봤다. 2주 전부터 세부사항까지 외우자 외우자 노래를 불렀지만 시간이 여유가 있을 땐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라고 안도하며 외우지 않았고 닥쳐서는 볼 게 너무 많고 할 게 너무 많아라는 생각으로 우왕좌왕하느라 외우질 못했다. 그러니 이 순간에라도 잠시 봐두면 도움이 되겠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임용시험일에 날씨도 화창하고 이렇게 포근할 수가.

 

 

 

작년과는 달리 왜 이리 걱정이 앞설까

 

1026: 아직 내지 않고 보고 있다. 작년 A형을 볼 땐 뭐가 나왔을까 궁금했는데 지금은 잘 보고 싶다, 작년처럼 안겨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만 하게 된다. 눌리지 않고 성심성의껏 해보자. 교육학이란 전초전을 치루고 이제 본 게임의 시작이다.

 

 

위의 글은 시험을 보기 소지품을 앞에 내기 전에 써놓은 글이다. 작년엔 A형 시험 문제지를 받고 펴보기 전까지 도대체 어떤 문제들이 어떤 유형으로 나왔을까?’ 엄청 기대가 됐다. 겨우 7개월 바짝 공부했으니 한문실력이 제대로 갖춰지진 않았겠지만 그럼에도 고사장에서 느끼는 적절한 긴장감과 설마 아는 문제가 있으려나 하는 설렘이 묘한 두근거림을 자아냈던 것이다. 이런 기대감으로 문제지를 펼쳐들고 풀고 있으니 지금껏 임용시험을 볼 땐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문제가 날 좀 풀어주세요.’라는 느낌으로 두 팔 벌리고 달려드는 듯한 포근함이 물씬 느껴지더라. 이런 경험은 정말이지 처음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시험을 보는 내내 절로 신이 났던 것이다.

그에 비하면 올핸 마음가짐부터가 달랐다. 1년 더 공부했다는 게 부담으로 느껴졌던 것인지, 작년에 생각 이상의 좋은 점수를 받았기에 올핸 그 점수조차도 맞지 못하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앞서 느껴졌던 것인지 긴장ㆍ불안ㆍ초조의 감정 과잉 삼박자에 휘둘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분명한 건 작년엔 그래 이번엔 예행연습 삼아 편안하게 보자는 마음이 앞섰던 데 반해, ‘올핸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깊게 작용했다는 사실이다. 설렘보단 두려움으로, 기대보단 걱정으로 A형 시험지를 받았고 수험번호를 마킹했다.

 

 

이 자리에 앉아서 올해 재밌게 공부했다. 그만큼 실력이 좋아졌겠지?  

 

 

 

안겨오지 않는, 남남 같던 A형 문제

 

드디어 시험지를 펼쳐들고 풀기 시작했다. 1번 문제는 문제의 길이 자체는 길어도 요구하는 답이 쉬웠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었다. ‘그래 이대로만 쭉 나가면 된다고 약간 안심을 하고 2번 문제를 풀게 됐다. 늘 나오던 설문해자 문제로 한자를 적는 문제인데 작년과는 달리 올핸 아무리 봐도 뭘 써야하는지 모르겠더라.

작년 A형 시험을 기준으로 얘기하자만 1~8번 문제까지는 머뭇거림도 없이 뭔지 몰라 헤맴도 없이 한달음에 풀 수 있는 정도였다. 단답형의 문제들로 복잡하게 꼬여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핸 2번 문제부터 막히기 시작하더니 3번 문제로 넘어간다 해도, 4번 문제로 넘어간다 해도 답답함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그만큼 어느 문제 하나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없을 정도로 하나하나가 난이도가 있었고 문제 유형 또한 생소하기 그지없었다.

올핸 어느 해에 비하더라도 스스로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한문공부를 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 편으론 올해 시험은 작년보다도 훨씬 수월하게 풀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매우 거만한 생각까지 했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시험지를 보며 느껴진 건 예전에 5년 간 공부할 때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때도 시험을 보며 시험의 중압감에 한껏 짓눌렸고 문제를 제대로 직면하여 풀기보다 도망가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데 작년과는 달리 올해도 그런 모습은 재현되고 있었으니 스스로도 실망스러웠다.

 

 

임용고사장엔 현수막이 걸린다. 이 현수막을볼 때마다 감정이 새롭다.   

 

 

 

할 수 있는 만큼은 최선을 다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2년 간 맹렬히 준비해왔으니 그걸 저버릴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전혀 쉽지는 않지만 하나하나 해석을 해보며 답을 써나가기 시작했다. A형 시험은 총 12문제에 90분의 시간이 배정되어 있다. 한 문제 당 8분 정도의 시간에 풀 수 있어야 한다는 건데, 그건 작년처럼 쉽게 풀어지는 문제가 나올 때나 충분한 시간이지 지금처럼 하나하나가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상황에선 결코 넉넉한 시간은 아니다.

그래서 한 문제, 한 문제 심혈을 기울여 풀었다. 모든 문제를 빈 칸 없이 모두 풀긴 했지만 과연 그게 어느 정도 정답에 근접한지는 도무지 모르겠더라. 지금까지 전공 시험 기준으로 보자면 A형은 단답형과 서술형의 문제로 구성되어 있어 좀 난이도가 쉬운 편이고 B형은 서술형과 논술형으로 나와 난이도가 높은 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A형 시험 문제 자체가 이렇게 어렵다고 한다면, 과연 B형의 문제 난이도는 어떠할지 감히 생각할 수도 없는 정도였고 상상은 더더욱 하기도 싫었다. 지금도 이렇게 한 문제 한 문제를 풀며 숨이 턱턱 막히는데 과연 B형 문제를 풀다간 숨이 넘어가지나 않을까.

 

 

1220: 1교시 시험이 끝났다. 작년과는 달리 1점 당 하나씩 써야 하는 그래서 많은 걸 요구하는 시험이었고 기가 눌리고 질리더라. 여전히 한문 앞에서 주눅 드는 나를 느낄 수 있었고 작년과 다른 점은 그땐 쉽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왔는데 올핸 그러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다들 어려웠다는 말이겠지. 마치 이 문제는 2018년도 B형 문제 같달까. 두리뭉실하게 써선 안 되고, 배점 당 하나씩 쓸 수 있어야 하니 말이다.

이제 작년에 거의 못 썼던 B형 문제다. 과연 올핸 좀 나을까, 오는 잠을 참아가며 내 실력 발휘를 할 수 있을까.

 

 

A형 시험이 끝나고 남겨놓은 단상에서도 그때 느꼈던 당황스러움과 힘겨움이 그대로 담겨 있다. 원랜 A형 시험 문제가 끝나고 한문과 교육과정을 자세히 보며 보충하려 했는데 너무나 머리를 쓴 나머지 머리가 지끈거려 공부를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복도로 나가 창문을 보면서 심호흡을 하며 다음 시험을 위해 긴장을 풀었다.

 

 

내가 시험 보고 있는 천안의 오성중학교. 건물이 최신식이다. 

 

 

인용

목차

지도

임용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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