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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한문임용 후기 - 2. 어려웠지만 그래도 여유로웠던 교육학 시험 본문

건빵/일상의 삶

2020학년도 한문임용 후기 - 2. 어려웠지만 그래도 여유로웠던 교육학 시험

건방진방랑자 2019. 12. 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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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려웠지만 그래도 여유로웠던 교육학 시험

   

드디어 임용고사일이 밝았다. 어제 1030분에 침대에 누워 김세정의 영상을 보며 뒤척이다가 11시쯤 잠이 든 것 같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 정신이 돌아왔을 때 너무 늦게까지 잔 거 아냐?’라는 생각으로 잠에서 깼을 때가 430분이었다. 지금 일어나 준비한다면 너무 이른 시간이기에 B형 시험문제를 풀땐 작년처럼 잠이 쏟아질 게 뻔했다. 그래서 1시간 정도 좀 더 자려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더라.

 

 

 

작년보다 훨씬 많은 잠을 자서 몸 상태가 최상이다

 

작년 임용시험 전날엔 경수 누나를 만나서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눴었다. 시험을 코앞에 두고 있었지만 전주에서 시험을 보는 것이고 오랜만에 보는 시험이니만치 그렇게 긴장하지는 말자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2시간 정도를 대화하고 집에 들어와 자려고 했지만 잠이 쉬이 올 것 같지가 않더라. 그래서 못 봤던 교육학을 보고 12시쯤 자려고 누웠는데 자는 둥 마는 둥 뒤척이다가 2시쯤에 다시 눈이 떠졌다. 그 상태로 시험 당일 새벽의 기분을 글로 쓰고 다시 자려 했지만 잠은 오지 않더라. 그렇게 뒤척이다가 아침을 맞이했고 작년 임용고사를 본 것이니 B형 시험문제를 풀 때 잠이 와 비몽사몽했다는 말이 십분 이해가 될 것이다.

그런 경험이 있었던 까닭에 어제 잠을 자려 누웠을 때도 또 새벽 일찍 일어나지면 어쩌지?’하고 걱정을 했던 건데, 피곤했던 건지, 만반의 준비는 끝났다고 생각했던 건지 무려 5시간이나 푹 자고 눈이 떠진 것이다. 530분쯤 눈이 떠졌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그보다 한 시간이나 빠른 시간에 잠이 깨버렸다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침은 커피와 싸온 토스트, 그리고 과일들로 간단하게 해결했고 파이팅을 다지며 여관에서 짐을 정리하고 나왔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이곳 여관은 특이하게 바나나를 준다.

 

 

 

초승달과 함께한 고사일의 아침

 

여관에서 도보로 30분 정도 걸으면 고사장인 천안오성중학교가 나온다. 어제 학교에 미리 가봤기 때문에 길을 훤히 알고 있다. 여관에서 나오니 아직은 어둠이 가시지 않아 달이 수줍게 얼굴을 내밀고 있더라. 예전에 임용을 볼 때가 모두 생각나는 건 아니지만 마지막 시험을 봤던 2010년도와 작년엔 보름달이 하늘에 드리워져 있었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을 보며 희망에 가득 찬 미래를 꿈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니 말이다. 그런데 올핸 조각달이 하늘에 떠 있었다. 무언가 색다른 분위기를 느끼며 천안의 새벽 거리를 걷고 있으니 말로는 할 수 없는 행복과 불안, 그리고 설렘이 함께 어우러지며 미묘한 감정이 느껴지더라. 과연 나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 그리고 무얼 할 수 있는 걸까?

 

 

작년에 뜬 보름달과 올해 뜬 초승달. 

 

고사장 공고문엔 학교 입실 시간은 730~830분까지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 말은 곧 730분 이전에 학교에 와봐야 들어갈 수는 없다는 말일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 730분에 맞도록 천천히 걸었는데 글쎄 학교엔 720분쯤에 도착하고 말았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교문과 학교 건물은 활짝 열려 있었고 교문 앞엔 수험생 가족들과 응원하려는 후배들이 잔뜩 있었다. 이런 광경을 보고 있으니 그제야 실감이 나더라. 맞다, 나 오늘 1년을 준비해온 임용시험을 보기 위해 이곳에 온 거지.

 

 

737: 20분쯤 도착하니 교문 앞엔 사람들이 많다. 30분에나 열어주는 줄 알았는데 열려 있더라. 드디어 본선문대에 올랐다. 지금부턴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믿고 나가야 한다. 욕심내지 말고 나가려는 마음은 단속한 채, 탁월함에 투신하자.

 

 

들어와 자리에 앉고서 집중적으로 봐야 할 교육학 자료집을 꺼냈다. 그리고 위와 같이 짧게 고사장에 들어온 소감문을 남겼다. 지금의 이 순간은 다시는 오지 않을 순간이자, 합격 여부에 따라 늘 기억하고 싶은, 아예 지워버리고 싶은 순간들이 될 테니 말이다. 하지만 결과야 어찌 되었든 나에겐 둘도 없는 시간이기 때문에 이렇게 짧게 의미를 남겨놓은 것이다.

 

 

드디어 고사장에 왔다. 이곳에 오면 절로 긴장이 된다. 다들 이심전심~ 

 

 

계속 교육학을 공부하며 순간순간 남길 말이 있을 때 짧게 짧게 소감을 남겼다. 아래는 그 당시 나의 감정을 훑고 간 순간들이자, 나에게 글을 쓰도록 만든 순간들이다.

 

 

758: 24명이 앉은 이 교실에 4명을 빼고 모두 왔다.

815: 감독관 투입. 이제 시작인가. 비염 때문에 걱정하긴 했는데 다행히도 지금 코상태는 좋다. 이대로 220분까지만 쭉 가보자. 그리고 심리적인 상태도 매우 안정적이고 무엇이든 맘껏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835: 소지품을 모두 내라고 한다. 가방도 앞에 내야하고. 태블릿을 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긴 했는데 나중에 괜히 문제가 될 바에야 그냥 내고 맘 편안하게 있자는 생각이 들어 태블릿과 핸드폰을 냈다.

 

 

모두 자리에 앉아 마지막으로 교육학 내용을 정리하느라 여념이 없다. 나 또한 이런 순간들을 좋아한다. 나에게도 그렇지만 이들에게도 이 순간은 일생일대의 순간일 테니 말이다.

 

 

나의 자리에서 본 고사장 풍경. 이른 시간에 왔는데 벌써 두 명이나 와 있었다.   

 

 

 

논술 교육학?

 

드디어 950분부터 1교시 시험인 교육학 답안지를 배포하였고 55분엔 교육학 시험지를 나눠줬다. 예전엔 객관식으로 출제되었지만 2013년에 본 시험부터 시험 체제가 완전히 바뀌어 교육학은 논술시험으로 방식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시험 방식이 바뀐다는 건 수험생에겐 여간 스트레스가 아닐 수가 없다. 그에 따라 어떤 식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그리고 답안 구성을 어찌해야 하는지 모든 게 바뀔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작년엔 답안지를 써보는 연습을 전혀 하지 않았다. 늘 글을 써왔으니 소재만 주어진다면 어떤 글이든 쓸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임용시험장에서 교육학 시험지를 펼쳐드니 이런 자신감이 반절은 맞고 반절은 틀린 말이라는 걸 알게 됐다. 글을 쭉 써보는 연습은 안 했어도 글을 쓰는 데엔 문제가 없었으니 반절은 맞은 셈이지만 주어진 항목별로 개요도를 작성하는 연습이 되어 있지 않아 문제를 받고 5분 정도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몰라 멍 때리고 있었다는 데서 반절은 틀린 셈이다. 그래서 올핸 교육학을 공부하면서 주어진 문제에 따라 개요도를 작성하는 방법을 계속 연습했던 것이다.

역시 연습했던 도움이 됐다. 교육학 시험지를 펼쳤을 때 전혀 긴장하거나 어리둥절해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저 주어진 문제를 잘 읽고 개요도를 작성하기 시작했으며 전혀 모르는 개념이 나오더라도 내가 알고 있는 내용들에 통합시키며 하나하나 풀어갔다. 개요도만 완성된다면 이걸 하나로 묶어 내용을 풀어쓰는 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교육학 기출문제를 풀면서, 그리고 이번 교육학 문제를 대하면서 더 더욱 확신이 굳어진다. 교육학 시험은 논술이 결코 아니다. 논술 형태를 띠고 있다 할지라도 기본은 주어진 문제들을 정확한 내용으로 서술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갈수록 더욱 세분화되어 각 배당된 점수에 맞게 써야 할 항목들이 주어진다는 점이다. 이를 테면 이번 문제처럼 ‘A 교사가 언급한 비고츠키 지식론의 명칭이라는 내용이 주어졌으면 그 명칭을 제대로 쓰면 1점을 받게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0점을 맞게 되는 식이다. 그러니 서술해야 할 내용이 총 15개가 주어졌으니 그걸 제대로 쓴 개수에 따라 1점씩 채점이 되어 결과가 주어지는 것이다.

 

 

105: 교육학을 작년보단 체계적으로 봤다. 물론 아는 게 거의 없어 지어서 쓰는 수준이었는데 좀 자신감을 갖고 쓴 건 7개 정도 되니 12점 정도 나오려나. 그래 전초전을 끝났다. 이제 전공으로 본격담은 시작된다. 화장실에서 동기를 만났다. 작년엔 전북에서 봤던데 올핸 이 녀석도 충남에서 보나 보다. 재밌는 인연이다.

 

 

시험이 끝나고 난 후 짧게 소감을 적었다. 교육학은 어찌 되었든 전초전이다. 임용고사의 총 점수는 100점인데 교육학 점수는 이중 20점만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학의 실력발휘 이상으로 전공에서 얼마나 실력발휘할 수 있느냐가 당락을 좌우한다. 교육학아 1년 내내 반갑고도 지겨웠다. 어찌 되었든 이제 당분간은 교육학은 공부하지 않아도 되니 그것만으로도 기쁘다.

 

 

내 자리는 창가 자리다. 밖에 아파트가 보인다. 작년엔 비가 추적추적 내렸었는데 오늘은 날씨가 좋고 포근하다. 

 

 

인용

목차

지도

임용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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