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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020학년도 한문임용 후기 - 4. 전공 B형 문제가 선사한 반전 본문

건빵/일상의 삶

2020학년도 한문임용 후기 - 4. 전공 B형 문제가 선사한 반전

건방진방랑자 2019. 12. 8.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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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전공 B형 문제가 선사한 반전

 

전공 A형 문제는 작년과는 너무도 판이하게 나왔다.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앞에 배치되고 뒷 부분의 서술형으로 답안을 써야 하는 문제들은 난이도가 있는 법인데, 단답형으로 써야 하는 문제들도 복잡하게 꼬아놓아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에 따라 A형 문제를 풀면서 예전에 임용시험을 봤을 때 느꼈던 아찔한 느낌이 절로 들었다.

 

 

임용 시험을 봤던 내 자리. 의자도 책상도 맘에 들었다.  

 

 

 

작년 B형 문제에서 느낀 낭패감

 

작년엔 B형 문제는 거의 손을 대지 못했다. A형 문제는 편안하게 볼 수 있었던 것과 완전히 반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문장의 해석도 쉽게 되지 않았을 뿐더러 답을 구성할 때에도 어떻게 써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니 시간은 자꾸만 흘러가는데 빈칸으로 남겨 놓은 문제들이 많았었고 그만큼 초조해지고 있었다. 시험이 끝났을 때 제대로 답을 쓰지 못한 문제가 여러 개가 될 정도였으니 B형 문제에선 낭패감을 맛봤다고 해도 전혀 과언은 아니다.

이처럼 A형 문제보다 B형 문제가 어려운 법인데, 올핸 A형조차 쉽게 접근하지 못할 정도로 어렵다는 느낌이 확 들었으니, B형은 과연 손이나 댈 수 있을까?

그래서 잔뜩 주눅이 든 상태였기 때문에 어떻게든 심리적인 안정을 찾는 게 급선무였다. 그래서 A형 시험이 끝나고 나서 공부를 좀 더 하자는 마음은 접었고 복도로 나와 창문 밖에 펼쳐진 풍경을 보며 마음을 달랬다. 지금은 어떻게든 자신을 북돋우며 할 수 있다고 되뇌기보다 앞서 가려는 마음을 억누르며 한 걸음씩 뚜벅뚜벅 나가자고 나를 보듬어줄 때이니 말이다.

 

 

 

잔뜩 긴장했던 B형 시험이 안겨준 반전

 

그렇게 B형 시험이 시작됐다. 올핸 작년과는 달리 변화가 생겼다. B형은 7개의 서술형 문제와 1개의 논술형 문제로 구성된다. 그러니 시간 안배를 잘해야 문제도 풀 수 있고 논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작년엔 논술형 문제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해서 다른 문제를 풀 수 있는 시간이 많지가 않았었다. 그에 반해 올해부터는 논술형 문제는 사라지고 모두 서술형 문제로 바뀌게 된다. 그에 따라 문항수가 늘어나는 건 당연한 이치였다. 과연 바뀐 시험체제로 인해 문제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막상 시험지를 펼쳐드니 생각보다 늘어난 문항수에 비해 문제지가 많지는 않은 편이었다. A형과 동일하게 5장으로 구성된 문제지였으니 말이다. 이미 그 사실에 안도한 채 문제를 풀고 있는데 이상하게 문제들이 어렵지는 않더라. A형이 너무 어려웠던 까닭에 잔뜩 긴장했던 건데, 막상 풀고 있는 B형 문제는 작년 A형 수준으로 평이한 난이도를 자랑하는 문제였으니 말이다.

더욱이 B형 문제에선 본 문장들이 여러 개가 나왔다. 3번 문제로 제시된 이황의 일화2004학년도에 출제된 적이 있어 이미 봤던 문장이었고, 7번 문제로 제시된 李君山房記11월에 그동안 보지 못한 古文眞寶를 보면서 조금 정리해놓자라는 심정으로 최근에 봤던 문장이었으며, 9번 문제로 제시된 雲英傳은 작년에 동화책을 보며 한문소설을 정리할 때 봤던 문장이었다. B형에서 제시된 11개의 문장 중에 이미 본 문장이 3개를 넘어가는 상황이니 A형 문제와는 달리 좀 더 수월하게 풀 수 있었고 그에 따라 작년 A형 문제를 풀 때처럼 다 풀고 나선 30분 정도 시간이 남은 상황이었다.

 

 

집에 가는 길에 발걸음이 가볍다는 건, 그래도 오늘 하루최선을 다했다는 거겠지. 

 

 

 

그래, 지금 내 실력으로 이 정도 풀었으면 그걸로 만족한다

 

그런 부분에서 문제에 접근하여 풀기는 편했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발목이 잡혔다. 그건 다름 아닌 한문과 교육과정에서의 교수학습 방법을 써야 하는 문제가 2문제나 출제됐다는 점이다. 이건 단순히 암기가 되어 있으면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는 문제지만, 난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다. A형 시험 후기에서도 밝혔다시피 2주 전부터 교육과정을 외우자고 맘먹고 있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결국 교수학습 방법은 제대로 외우지 못한 채 시험을 보게 됐고 그에 따라 두 문제를 풀 수는 없었다는 점이다. 마치 사람에게 병이란 자신의 가장 약한 고리를 파고든다는 말처럼, 임용시험도 마치 나를 무척이나 잘 아는 사람이 너 교수학습방법은 제대로 볼 생각을 하지 않더라라고 간파했다는 듯이 그렇게 문제로 나왔고 나는 그 문제 앞에서 잔머리를 아무리 굴려 봐도 생각나는 게 전혀 없었기에 제대로 답을 쓸 수가 없었다.

하지만 A형 시험 문제와는 달리 B형은 나에겐 안성맞춤인 시험이었다는 건 명확하다. 봤던 문장들이 많이 나온 것도 나온 것이고 문제 난이도도 A형처럼 높다고 느껴지진 않았으니 말이다. 그러니 B형 시험지를 풀고 있을 땐 절로 행복하다는 사실이 느껴지더라. 시험이 곧 있으면 끝난다는 사실이 즐거웠고 작년엔 거의 손도 대지 못한 채 마무리했던 시험을 올핸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답을 달았으며, 더욱이 마무리 짓는 B형 시험지를 신나게 풀 수 있었다. 이쯤이면 모두 다 만족스럽진 않았다 할지라도 그래도 충분히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할 수 있지 않을까.

 

 

기다리는 사람들도, 그리고 시험을 봤던 사람들도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해피.   

 

 

 

17개월 공부의 결실

 

드디어 끝났다. 정말 끝났다. 올 한해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정말 흘렀고 그에 따라 한 해의 마지막이라 할 수 있는 임용고사도 잘 마무리 지었다. 올 한해를 떠올려보면 상처를 받으며 공부를 시작했던 2월의 서글픈 이야기가슴 아팠던 4월 어느 날의 아련한 추억과 앞날이 하나도 보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희망을 품으며 공부에 매진한 나날들의 설렘이 알알이 박혀 있다.

그래 과정은 좌충우돌하며 헤맸다 할지라도 그 과정 속에서 결코 매순간 소홀하진 않았다고 자부할 수 있으리라. 그렇다면 됐다. 어쨌든 임용고사 1차 시험은 끝났으니,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간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것들을 맘껏 해보자. 이 순간의 순간을 위해.

 

 

수고했어도 올 한해도.   

 

 

인용

목차

지도

임용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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