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하고도 대단한 예술가, 최북
최북(崔北)
조희룡(趙熙龍)
崔北, 字七七, 字亦奇矣. 善畵山水屋木, 筆意蒼鬱, 辦香大癡, 終以己意, 成一家者也, 自號毫生館. 爲人, 激仰排兀, 不以小節自束.
嘗於某家逢達官, 達官指北向主人曰: “彼坐者姓誰?” 北仰面向達官曰: “先問君姓誰何?” 其傲慢如是也.
遊金剛至九龍淵, 忽大叫曰: “天下名士, 死於天下名山, 足矣.” 墜淵幾至不救.
一貴人, 要畵於北, 而不能致, 將脅之. 北怒曰: “人不負吾, 吾目負吾.” 乃刺一目而眇, 老挂靉靆一圈而已.
年四十九而卒, 人以爲七七之讖.
壺山居士曰: “北風烈也, 不作王門伶人, 足矣. 何乃自苦如此.” 『壺山外記』
▲ 영화 [취화선]은 장승업의 이야기지만 마치 최북의 얘기인 것도 같다.
해석
崔北, 字七七, 字亦奇矣.
최복의 자는 칠칠이니 자 또한 기이하다.
善畵山水屋木, 筆意蒼鬱, 辦香大癡,
산수화 집, 나무를 잘 그렸고 붓 놀림새는 짙고 울창했고【瓣香: 한 묶음의 香. 禪僧이 남을 축복할 때에 이 향을 피운다고 하는데, 의미가 바뀌어 남을 존경하고 사모함을 일컫는 말로도 쓰임】 대치(大癡)도인【元代 화가인 黃公望(1269~1354)으로 자는 子久이고 호는 一峯 또는 大痴道人.】을 흠모하여
終以己意, 成一家者也, 自號毫生館.
마침내 자기의 뜻으로 일가를 이루어, 자호를 ‘호생관(毫生館)’이라 했다.
爲人, 激仰排兀, 不以小節自束.
사람됨은 감정이 격양되어 있고 거리끼는 게 없어 작은 예절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았다.
嘗於某家逢達官,
일찍이 아무개 집에서 고관대작을 만났는데
達官指北向主人曰: “彼坐者姓誰?”
고관대작이 최북을 가리키며 주인에게 말했다. “저기 앉은 자의 이름은 뭔가?”
北仰面向達官曰: “先問君姓誰何?”
최북은 얼굴을 치켜들고 고관대작을 향해 말했다. “먼저 묻겠으니 그대 이름은 뭔가?”
其傲慢如是也.
오만함이 이와 같았다.
遊金剛至九龍淵, 忽大叫曰:
금강산을 유람할 적에 구룡연에 이르자 갑자기 소리 지르며 말했다.
“天下名士, 死於天下名山, 足矣.”
“천하의 명사는 천하의 명산에서 죽는 게 낫다.”
墜淵幾至不救.
연못에 떨어지려 하자 거의 구하지 못할 지경이었다.
一貴人, 要畵於北, 而不能致, 將脅之.
한 고관대작이 최북에게 그림을 요구했지만 얻질 못하자 장차 그를 위협했다.
北怒曰: “人不負吾, 吾目負吾.”
최북은 화내며 말했다. “남들이 나를 저버리지 않는데 내 눈이 나를 저버리는 구나.”
乃刺一目而眇, 老挂靉靆一圈而已.
곧 한쪽 눈을 찔러 애꾸눈이 되었고 늙어선 안경을 한쪽 눈에 걸 뿐이었다.
年四十九而卒, 人以爲七七之讖.
나이 49세에 죽으니 사람들은 칠칠(7X7)이 참서(讖書)가 되었다고 여겼다.
壺山居士曰: “北風烈也, 不作王門伶人, 足矣.
호산거사가 평했다. “북풍의 매서움으로 고관의 사람으로 부려지지 않으면 괜찮다.
何乃自苦如此.” 『壺山外記』
그런데 어째서 스스로 괴롭게 하길 이와 같이 하는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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