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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정 - 하일즉사(夏日卽事)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서거정 - 하일즉사(夏日卽事)

건방진방랑자 2019. 2. 2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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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에 눈에 닿는 대로 쓰다

하일즉사(夏日卽事)

 

서거정(徐居正)

 

 

小晴簾幕日暉暉 短帽輕衫暑氣微

解籜有心因雨長 落花無力受風飛

久拚翰墨藏名姓 已厭簪纓惹是非

寶鴨香殘初睡覺 客曾來少燕頻歸 四佳詩集卷之三十一第十九

 

 

 

 

 

 

해석

小晴簾幕日暉暉

소청렴막일휘휘

조금 날씨가 개니 발에 햇살이 반짝반짝,

短帽輕衫暑氣微

단모경삼서기미

짧은 모자와 홑적삼에, 더운 기운이 가시네.

解籜有心因雨長

해탁유심인우장

해진 대쪽은 마음이 있어 비 때문에 자라고,

落花無力受風飛

낙화무력수풍비

떨어진 꽃은 힘이 없어 바람 맞아 날리네.

久拚翰墨藏名姓

구변한묵장명성

오래도록 중이와 붓을 놓고 명성을 숨겼으니,

已厭簪纓惹是非

이염잠영야시비

이미 시비를 야기 시키는 벼슬살이 싫어서지.

寶鴨香殘初睡覺

보압향잔초수각

보물 오리 향로엔 향불 사그라들고 잠에서 막 깨어 깨달았네,

客曾來少燕頻歸

객증래소연빈귀

손님은 일찍이 옴이 적고 제비만 자주 돌아온다는 것을. 四佳詩集卷之三十一第十九

 

 

해설

이 시는 초여름 잠이 들었다가 깨어나서 지은 작품이다.

 

초여름 비가 오다가 잠깐 날이 개자 주렴과 휘장에 햇살이 반짝거리고, 긴 관모(官帽)를 벗고 짧은 모자를 쓰고 무거운 관복을 벗고 홑적삼을 입고 있으니 여름인데도 시원하다. 자다 일어나 정원을 바라보니, 비가 온 뒤라 죽순이 부쩍 자라나 있고 초여름까지 떨어지지 않고 있던 꽃잎이 힘없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명성을 떨치던 글도 버린 지 오래고 시비를 일으키는 벼슬살이도 예전부터 싫었다. 무료하고 한가로워 낮잠을 자다 향이 다 타려 할 때 잠에서 깨니, 벗은 오지 않고 제비만 자주 날아갔다 날아온다.

 

권별(權鼈)해동잡록에는 다음과 같이 서거정(徐居正)의 간략한 생평(生平)이 실려 있다.

본관은 대구(大丘) 달성(達城)으로, 자는 강중(剛仲)이며 옛 자는 자원(子元)이고 호는 사가정(四佳亭)이다. 세종 갑자년에 급제하고 세조 때에 또 중시(重試)ㆍ발영시(拔英試)ㆍ등준시(登俊試) 등 세 과에서 발탁되었다. 시문에 아주 민첩하였으며 저술이 많았다.

다섯 임금을 섬겼으며 26년 동안 대제학을 맡았고, 경연에서 시종한 지 45년이었다.

중국 사신 기순(祈順)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서거정이 원접사(遠接使)로 나갔는데 기순이 그의 재능에 탄복하고 칭찬하였다. 벼슬은 찬성사(贊成事)에 이르렀으며 시호는 문충이다. 문집이 세상에 전하고 저서로는 대동시화(大東詩話)필원잡기(筆苑雜記)태평한화골계전(太平閑話滑稽傳)이 있다[大丘人, 字剛仲 舊字子元, 號四佳亭. 我英廟甲子登第, 光廟朝又擢重試拔英試登俊試三科, 爲詩文贍敏, 多所著述. 歷事五朝, 主文衡二十六年, 侍經幄四十五年. 詔使祁順東來, 居正爲遠接使, 順歎服稱能. 官至贊成事, 謚文忠, 有集行于世, 所著有大東詩話筆苑雜記太平閑話滑稽傳.].”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52~53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우리 한시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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