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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서거정 - 독좌(獨坐)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서거정 - 독좌(獨坐)

건방진방랑자 2019. 2. 25.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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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앉아

독좌(獨坐)

 

서거정(徐居正)

 

 

獨坐無來客 空庭雨氣昏

독좌무래객 공정우기혼

魚搖荷葉動 鵲踏樹梢翻

어요하엽동 작답수초번

琴潤絃猶響 爐寒火尙存

금윤현유향 노한화상존

泥途妨出入 終日可關門

니도방출입 종일가관문 四佳詩集補遺一

 

 

 

 

 

 

해석

獨坐無來客 空庭雨氣昏

홀로 앉아 있으니 오는 손님 없고 빈 뜰엔 비 기운에 어두침침.

魚搖荷葉動 鵲踏樹梢翻

물고기가 흔들었는지 연잎 움직이고, 까마귀 밟았는지 나무 가지 흔들려.

琴潤絃猶響 爐寒火尙存

거문고 젖었지만 줄은 오히려 울리고 화로 차가운데 불꽃 여전히 있네.

泥途妨出入 終日可關門

진흙길이 출입을 방해하니, 종일토록 문 닫고 있네. 四佳詩集補遺一

 

 

해설

이 시는 가을에 가랑비가 내리는 어느 날 홀로 마루에 앉아서 지은 것이다.

 

가을날 찾아오는 손님이 없기에 혼자 마루에 앉아 있자니, 사람이 보이지 않는 텅 빈 뜰에는 어둑어둑 비가 내릴 기미다. 연못을 보니 고기가 요동을 쳤는지 연잎이 움직이고, 시선을 돌려 나무를 보니 까치가 금방 날아갔는지 나무 끝이 출렁댄다. 비가 온 탓으로 거문고 줄이 눅눅하여 소리가 날 것 같지 않은데 퉁겨 보니 아직 소리가 나고, 화로의 불을 손으로 만져 보니 식었어도 헤집어 보니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가을비가 내려 진흙길이 되었으니(진흙길은 자신의 포부를 펼 수 없게 제한하는 현실을 뜻함), 손님이 출입하기에 방해가 되어 찾아올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오늘은 하루 종일 문을 닫아 두는 것도 괜찮겠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64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한시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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