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맹한 뒤에 교서를 반포하시고 물품과 잔치를 두 공신에게 하사한 것에 대한 전문
회맹후반교석물사연양공신사전(會盟後頒敎錫物賜宴兩功臣謝箋)
장유(張維)
주상의 도움으로 공을 이루다
託鱗翼以成事, 猥霑記功之恩. 申帶礪之盟書, 更承錫宴之寵, 禮數優異, 慙懼彌深. 伏念臣等, 品在下中, 能乏尺寸. 忘身殉國, 雖素得於秉執之常. 藏器待時, 本不急於功名之際.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는데 주상께서 맘 써주시네
屬丁彝倫之墜地 繼有兇孼之滔天. 蓋事出非常 大策悉稟於 慈殿 而師慙無戰 捷書僅報於行宮. 默祐賴, 宗社之靈, 成算奉廟堂之授. 設令奔走有效, 皆是職分當爲, 豈料懋賞之典, 偏加罔功之身? 宣德音於絲綸, 像形容以繪素. 父子弟姪, 擧蒙被於疏榮, 天地神祗, 實鑑臨於昭告, 旣頒便蕃之賚, 因賜燕衎之懽.
모든 영화로움은 신하의 노고이기보다 임금의 능력이다
千載風雲, 自幸遭逢之盛, 一堂魚水, 何啻徵角之和? 浹髓而淪肌 醉酒而飽德, 龍光至此, 駑劣何堪? 茲蓋伏遇, 主上殿下克享天心, 誕修人紀. 奮大義而定內難, 重光祖宗, 殲巨猾而撫中興. 再安方域, 推功歸下, 與國咸休. 遂令無狀之微臣, 獲覩不世之盛事.
지금처럼 영영히 무궁하소서
臣等敢不銜恩圖報, 盡己爲忠? 元首股肱, 永念一體相須之分義, 多男壽富, 共祝萬世無疆之吉祥. 『谿谷先生集』 卷之二
해석
주상의 도움으로 공을 이루다
託鱗翼以成事, 猥霑記功之恩.
용린(龍鱗)과 봉익(鳳翼)에 의탁하여 성사되었지만 외람되이 공(功)이 기록되는 은혜를 입었고
申帶礪之盟書, 更承錫宴之寵,
공신을 보호해주겠다【帶礪: 황하가 허리띠처럼 좁아지고 태산이 숯돌처럼 작게 되도록 공신의 집안을 영원히 보호해주겠다는 맹세로서 山礪河帶의 준말임.】는 맹세를 거듭하셨으며 다시 하사한 잔치의 총애를 받드노라니,
禮數優異, 慙懼彌深.
예우함이 자주 넉넉하고 특이해서 부끄럽고 두려움이 더욱 심합니다.
伏念臣等, 品在下中, 能乏尺寸.
엎드려 생각건대 신하들의 등급은 중ㆍ하급이며 능력은 한 척, 한 촌에도 못 미칩니다.
忘身殉國, 雖素得於秉執之常.
그러나 몸을 잊고 나라에 순국하고자 하는 건 비록 평소부터 굳은 뜻의 떳떳함이 있었습니다.
藏器待時, 本不急於功名之際.
그러나 기량을 숨기고 때를 기다렸던 것이니, 본래 공명에는 급히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는데 주상께서 맘 써주시네
屬丁彝倫之墜地, 繼有兇孼之滔天.
인륜이 땅에 떨어졌고 이어서 흉악하고 요사한 게 하늘을 덮었습니다.
蓋事出非常, 大策悉稟於慈殿,
대저 일이 비슷한 데서 나왔으니 대책을 모두 자전(慈殿)에서 내려주셨고
而師慙無戰, 捷書僅報於行宮.
전사들은 전투가 없음을 부끄러워하여 첩서(捷書)【捷書: 싸움에서 이긴 것을 보고하는 글.】를 겨우 행궁에서 보고했습니다.
默祐賴, 宗社之靈, 成算奉廟堂之授.
말없이 돕는 종묘사직의 영령에 의지했고 일이 이루어질 가능성【成算: 일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묘당에서 주는 것을 받들었습니다.
設令奔走有效, 皆是職分當爲,
설령 분주히 하여 공휴가 있더라도 다 직분대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니,
豈料懋賞之典, 偏加罔功之身?
어찌 상 받기에 힘쓴 노고를 헤아려 치우쳐 공로를 잊은 몸에 더하려 하십니까?
宣德音於絲綸, 像形容以繪素.
그러한데도 덕스런 음성을 조칙에 베풀어 형용하기를 그림 그리듯 본뜨셨습니다.
父子弟姪, 擧蒙被於疏榮,
부자와 제질(弟姪)이 온전히 영화를 나누어 누리게 하시고【疏榮: 영화를 나누어 누림.】
天地神祗, 實鑑臨於昭告,
천지신지께 살펴 임하셔서 밝게 고하여 주시고
旣頒便蕃之賚, 因賜燕衎之懽.
이미 자주 내린 하사품을 나눠주시며 잔치의 즐거움을 하사해주셨습니다.
모든 영화로움은 신하의 노고이기보다 임금의 능력이다
千載風雲, 自幸遭逢之盛,
천년에 한 번 있을 풍운(風雲)【風雲: 호랑이와 용이 바람과 구름을 만나 형세를 얻듯 영웅호걸이 명군을 만나 부귀공명을 얻는 것을 말한다.】을 스스로 성대히 만나게 되었음을 다행이라 여기며,
한 당에서 魚水의 관계를 맺게 되었으니, 어찌 徵韶와 角韶의 화음뿐이겠습니까?
浹髓而淪肌 醉酒而飽德,
골수에 젖어들고 피부에 촉촉해져 술에 취하고 덕에 배불러,
龍光至此, 駑劣何堪?
임금의 영화로움이 이에 지극해졌으니, 노둔하고 졸렬한 제가 어찌 감당하겠습니까?
茲蓋伏遇, 主上殿下克享天心,
이것은 대저 엎드려 알현하기로 주상전하께서 능히 천심(天心)을 흠향하시고
誕修人紀.
진실로 인기(人紀)를 닦으셨기 때문입니다.
奮大義而定內難, 重光祖宗,
대의를 떨쳐 내란을 평정하여 왕실의 계통을 환히 빛내시고
殲巨猾而撫中興.
잔뜩 교활한 이를 섬멸하고서 중흥의 기반을 닦으셨습니다.
再安方域, 推功歸下,
그리고 다시 방역(邦域)을 편안하게 하시고 공을 확충하여 아래까지 돌아가도록 하여
與國咸休.
나라와 함께 아름다움을 두루 미치게 하셨습니다.
遂令無狀之微臣,
마침내 무상하여 하잘 것 없는 신하로 하여금
獲覩不世之盛事.
세상에 보기 드문【不世: 세상에 보기 드문】 성대한 일을 보도록 하셨습니다.
지금처럼 영영히 무궁하소서
臣等敢不銜恩圖報, 盡己爲忠?
그러니 신하들이 감히 은혜를 머금어 보답을 도모함에 자기를 다함으로 충성하지 않겠습니까?
元首股肱,
머리와 팔과 다리가
永念一體相須之分義,
영원히 한 몸으로 서로 연관 지어진 관계【相須: 서로 연관지어】로 분수에 맞게 지켜야 할 도리【分義: 분수에 맞게 지키는 도리.】를 영원히 생각하며,
多男壽富, 共祝萬世無疆之吉祥. 『谿谷先生集』 卷之二
아들이 많길, 장수하길, 부유하길 함께 만세토록 무궁히 길하며 상서롭길 빕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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