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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득공 - 세모음(歲暮吟)①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유득공 - 세모음(歲暮吟)①

건방진방랑자 2020. 2. 1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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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에 읊조리며

세모음(歲暮吟)

 

유득공(柳得恭)

 

 

歲暮山中客 孤褱托桂枝

세모산중객 고회탁계지

峯靑雨黑際 漁白樵紅時

봉청우흑제 어백초홍시

痛飮田間酒 微吟馬上詩

통음전간주 미음마상시

獨行荒野外 端的我爲誰

독행황야외 단적아위수

 

東峰碧未已 閒日燕居情

동봉벽미이 한일연거정

烟屋淡詩意 雨樓沈讀聲

연옥담시의 우루침독성

暗泉吹壤出 微磴冒苔橫

암천취양출 미등모태횡

前路徘徊罷 難逢一友生

전로배회파 난봉일우생

 

 

 

 

해석

歲暮山中客 孤褱托桂枝 세밑 산 속의 나그네의 외로운 회포를 계수나무 가지에 의탁하네.
峯靑雨黑際 漁白樵紅時 봉우리 푸르고 비 검게 내릴 즈음이고 물고기 희고 땔나무 붉을 때라네.
痛飮田間酒 微吟馬上詩 시골의 술을 취하도록 마셔 나직이 말 타고 시를 읊조리네.
獨行荒野外 端的我爲誰 홀로 황야의 바깥을 가고 있으니 단정한 나는 누구란 말인가?

 

東峰碧未已 閒日燕居情 동쪽 봉우리 푸름이 가시지 않았고 한가로운 날 한가롭게 거처하는[燕居] 정이라네.
烟屋淡詩意 雨樓沈讀聲 밥불 연기 낀 집에선 담백한 시의 뜻 생기고 비 오는 누각에선 깊이 읽는 소리 나오네.
暗泉吹壤出 微磴冒苔橫 짙은 샘물이 흙이 뱉어내 나오고 잔잔한 등불이 이끼를 무릎쓰고 비끼네.
前路徘徊罷 難逢一友生 앞 길에서의 배회함이 끝나도록 한 벗도 만나기 어렵구나.

 

 

해설

이 시는 세모에 자신의 고독한 심정을 노래한 시이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산속에서 나그네는 고결한 인격체의 상징인 계수나무에 자신의 외로운 회포를 의탁하고 있다. 산봉우리가 푸르게 변하는 봄, 더위 끝에 쏟아지는 여름비, 눈이 하얗게 내린 강에서 낚시하는 겨울, 붉은 나무를 땔나무 하는 가을. 이 네 계절에 밭 사이에서 거나하게 취했고, 말을 타고 가면서 조용히 시를 읊조리며 산중에서의 삶을 마음껏 누렸다. 이렇듯 산속에서 고독도 모르고 즐겼는데, 지금 세모에 거친 들판 밖으로 홀로 가자니, 나는 누구인가? 고독이 실감난다(이 고독은 서얼출신으로서 겪어야 하는 신분적 한계에서 오는 것일 것이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294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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